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본격 필리핀 관광 비추 영화 - 국제수사(김봉한 감독, 2020)

마셜 2023. 8. 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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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팅이 화려해도, 상영관을 찾을 만큼 관심을 끌지 못하는 영화는 많다. 

 그런 면에서, '국제수사'가 특별한 영화는 아니다. 잘 알려진 연기파 배우들을 앞세운 코미디 영화는 나름 자리 잡은 장르이고, 그간 한국영화계에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왜 이 영화는 특별해지지 못했을까?..

출처 : 다음 영화

 

 '국제수사'가 흥행에서 대실패하고, 악평을 듣게 된 원인은... 화려한 캐스팅만은 아니다. 물론 재미도 부족하고... 스토리도 비약이 심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끊임없이 '필리핀에 대한 악평'이다. 

 

 본격 필리핀 관광 비추 영화 

 귀여운 딸과 아내와 함께 아웅다웅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방 형사 홍병수(곽도원 분), 큰 걱정거리가 있으니, 절친 김용배(김상호 분) 때문에 큰 빚을 지게 되어, 집이 날아갈 판인데..... 필리핀에 갔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행방이 묘연한 것...

 이 와중에 귀여운 딸과 아내가 졸라대니... 속은 시끄럽지만, 어쩌다보니...  필리핀 관광에 나서게 된다. 

 거기서부터 비약에 비약이 이어져서... 대천 고향 후배를 대번에 길거리에서 만나질 않나... 사람은 척척 수배되고... 반사기꾼 후배가 섭외해 온 보디가드들은 무적 수준이다. ㅎㅎ 코미디 장르 특성상 이런 비약은 그렇다 치더라도... 

 외국인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셋업범죄에 대한 묘사가 지나칠 수준이다. 물론, 필리핀에서 이런 범죄가 자주 일어나기도 하고, 그 심각성이 자주 보도(아래 유튜브 방송 참조)되기도 하지만... 로케이션 촬영까지 해가면서 이렇게 공들여 특정 국가에 대해 악평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다니... 물론 작품성이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았다면 필요한 부분이었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자체가 졸작이다 보니... 이럴 거면 뭐 하러 필리핀을 이렇게까지 비하했는지... 더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출처 : 유튜브 채널 해보라

그나마 볼만했던 웃음 포인트

 일상이 피곤한 가장 홍병수, 아내 미연(신동비 분), 딸 지윤(이한서 분)과 함께 보여주는 가족 모습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쉽게쉽게 웃음 짓게 하는데, 때로는 셋 사이 대화가 어처구니없는 비약이어도 셋의 엄청난 연기력으로 커버하며 돌파해 버린다. 

출처 : 다음 영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현명한 꼬맹이 지윤은 놀라운 연기력과 함께 깜찍한 외모를 선보이는데,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몇 안 되는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초반부 해외관광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진정으로 아빠를 설득하는 꼬맹이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명장면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출처 : 다음 영화

 

 결국은 야마시타 골드

 하지만, 이렇게 잔잔한 가족 코미디 영화로 끝날것이었다면 굳이 필리핀에서 긴 시간 로케를 할 이유도 없었을 테고, 이런 화려한 캐스팅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영화는 그래서, 무리한 역사 속 미스테리를 끌어들인다. 바로 병수의 절친이자 필리핀 감옥에 수감 중이던 사기꾼 용배(김상호 분)가 야마시타 골드의 위치를 알고 있었던 것!!!!!

 야마시타 골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친절한 전문가의 설명(유튜브 역전다방)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용배 마음대로 150억 원 가치로 추정되어 버린 야마시타 골드. 그 가치 추정도 '응? 이 것 밖에 안되나' 싶은데,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전과자 용배는 그 위치를 너무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출처 : 유튜브 역전다방 ep.27 '야마시타 골드'의 진실은?

 물론, 용배가 그저 전과자가 아니라, 천재일수도 있고, 엄청난 조력자들과 더불어 필리핀 근해를 샅샅이 뒤졌을 수도 있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조직이 용배를 도와 이 보물을 찾았을 수도 있지만..... 2차 대전 종전 후, 수많은 트레저 헌터들이 찾아 해 메고, 이런저런 소송과 언론보도까지 있었던 야마시타 골드를 가져다 쓰기에는 영화 스케일과 완성도가 너무나 아담하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형사 병수, 하지만 그에게도 관우와 장비가 있었으니..

 삼국지를 보면, 도대체 관우와 장비 같은 엄청난 장수가 왜 유비에게 그렇게까지 충성을 바쳤는지 이해가 안되는 면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두 필리핀인 보디가드들이 그랬다. 뭐 하는지도 모르겠고 우당탕탕으로 일관하는 병수와 만철(김대명 분)을 위해 끝까지 헌신적으로 몸을 바치며 무쌍을 찍는데..

 둘이라도 있으니 목숨이라도 부지한 것이지.. 무모하면서도 좌충우돌인 병수는 이 일당백 보디가드들의 충성이 없었다면, 답답하고 무능한 캐릭터를 계속 이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출처 : 다음 영화

  어쨌든 만철 역의 김대명이 명연기로 두 보디가드를 부려먹는 장면들은 피식 웃음이라도 짓게 만들었으니, 영화의 코미디적 요소에 그나마 일조라도 했다고 하겠다. 

 

 

화려한 특별출연은 오히려 독으로....

출처 : 다음 영화

 도대체 이 두 배우는 왜 출연했을까? 특별출연이니... 아마 작품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재능기부하신 모양인데... 관객입장에서는 초반부 등장한 화려한 형사 라인업에 뭔가 기대하다가... 나중에 더 크게 실망하게 된다. 

 각각 주연급인 두 배우가, (더구나 가장 잘 어울리는 형사역으로) 출연했다면 뭔가 최소한의 떡밥회수에라도 기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결국 모든 것은 감독 탓

 

[인터뷰②]'국제수사' 김봉한 감독 "칭찬은 스태프와 배우가, 욕은 감독이 먹어야 해"

인터뷰②국제수사 김봉한 감독 칭찬은 스태프와 배우가, 욕은 감독이 먹어야 해

www.chosun.com

 방구석 영화팬인 내가 하는 비판이 아니다. 

 감독 스스로가 평한 것이다. 

 엄청난 흥행실패와 혹평을 예견이라도 했을까? 김봉한 감독은 욕은 감독이 먹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인터뷰를 남겼다. 뭔가 감독 또한 쉽지 않으리라는 느낌을 받았는지, 이런 저런 어려움만 나열한 인터뷰는 뒤늦게 살펴보니 더욱 의미심장해 보인다. 

 차기작은 범죄액션물인 모양인데, 배우 복은 계속되는지, 박성웅과 오대환 주연이라고 하니.. 다른 장르에서 권토중래하길 기대해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멍한 표정의 주인공 둘이 인상적인 포스터 ㅎㅎㅎㅎ

 혼란스럽게 웃기고 싸우다가 끝나버린 코미디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로도 애매하지만, 그래도 화려한 주연배우들(곽도원-김대명-김희원-김상호)의 연기력만큼은 진짜다. 

 

 

국제수사 | 넷플릭스

가족과 필리핀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난 시골 형사 병수. 거기서 빚을 떠안기고 도망갔던 친구 용배를 잡는데, 이 일이 화근이 될 줄이야. 무려 국제 범죄조직의 덫에 걸린 것. 이국땅에서 범죄자

www.netflix.com

 야마시타 골드가 뭔지 궁금한 분이 계시다면, 기대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 한 번 클릭해보시길~ 상영시간도 1시간 45분, 관객이 본격적으로 지겨워지기 전에 영화는 눈치껏 끝난다. 다만, 절대로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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