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습 - 한국사

강동원이 조선제일검이었다면 -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마셜 2023. 3. 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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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2014년 7월 개봉한 '군도: 민란의 시대'

 당시는 2012년 4월 개봉한 어벤저스 영향이 실로 대단할 때였다. 대단한 슈퍼히어로들이 모여 엄청난 액션을 선사하는 영화는 관객들을 시선을 그야말로 사로잡았고, 많은 영화인들이 한국에서도 어벤저스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2년 3개월이라는 시간은 영화를 구상하고 제작하기에는 부족하다면 부족할 시간, 제작자가 그저 우리 역사 속의 의적이 곧 백성임을 다루고 싶어서 구상하기 시작한 것이었다면, 섣부른 추측을 한 관객으로서 사죄해야할 일이다. 

<출처 : 다음 영화>

 하지만, 영화는 조금은 닮아있다. 주인공 도치 역할을 맡은 하정우부터 이성민, 이경영, 마동석, 윤지혜, 김재영 모두가 각자 다른 무기를 선보이며, 뛰어난 무예를 선보이는 것도 비슷하게 느껴지고, 각 히어로(?)의 특기와 캐릭터를 잘 드러낸 영화포스터도 히어로물로서 영화를 잘 드러낸다. 

 

 특히, 호크아이에 버금가는 활솜씨를 선보이는 마향이나, 캡틴 아메리카가 울고갈 천보를 보면, 각자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는 한 명 한 명이 모두, 한국형 히어로물의 가능성을 보이기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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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하지만, 이 모든 히어로들도 영화에서 합심해서도 '조윤'을 당해내지 못했듯이, 실제로 영화는 오롯이 배우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을 위한 작품으로 남았다. 실제로 영화 제목을 '조윤전'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을 정도로 영화에서의 강동원은 그야말로 멋진 미모(아니 외모)로 당할 자가 없는 무예를 뽐낸다. 

 감독도 어느 정도 의도한 것일까.... 강동원이 칼솜씨를 뽐내는 장면에서만 벚꽃을 뿌려주며, 여성팬들의 몰입을 돕는다. 하지만, 어쨌든 강동원은 악역, 그것도 백성의 적이자, 아버지마저 죽인 냉혈한인데... 주인공을 상대로 미모(아니 외모)와 칼솜씨를 뽐내고 있으니... 남성팬들의 심기가 좀 불편하여, 관객평이 좀 안 좋아지기도 한 모양이다. 

 

 그 심정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나, 멋진 외모만큼이나 마치 조선제일검 같은 칼놀림으로 길이남을 결투신을 만들어낸 배우 강동원에게는 박수를 보낸다. 

 

 다시 본 영화에서도 역시 기억에 남은 한 장면은 강동원의 일갈이었다. 

 

 '너희들 중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위해 생을 걸어본 자가 있거든 나서거라.'

 

 배우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성해내면, 비록 악역이라도 그 심정에 몰입할 수 있구나.. 이 한 장면으로 죽음까지도 맞서보려 했던 진정한 악당 조윤에게 조금은 공감이 되었다.  

 어쨌든 장검을 휘날리며, 다수의 적도 손쉽게 쓸어버리고, 한 손에 아기를 안은 핸디캡 매치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뽐낸 조윤은 강동원의 미모(아니 외모)에 힘입어 한국영화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었다. (적어도 검투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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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역사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자.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것은 임술민란(1862), 그 시대적 배경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도치가 영화 말미에 들고나와 관병을 쓸어버리는 기관총은 쇼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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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병도 아닌 지리산 의적들이 개틀링기관총을?  한국 역사에 제대로 등장하는 것은 1894년 우금치 전투이고, 그나마도 일본군이 동학농민군을 학살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물론 1880년대에 조선군도 보유한 것을 목격했다는 기록이 있다지만, 의적이 그보다 이른 시기에 사용했다니.. 실제로 개틀링이 기관총을 개발한 것 자체가 1861년인데 말이다. ㅎㅎ 영화제작진의 위트인가 싶었는데, 영화 '장고'를 오마쥬 한 것이라고 하니... 더 이상 문제 삼지 말자. 

 

 1862년에 이런 백성들의 저항이 있었지만, 조선은 아무것도 달라지질 못했다. 하지만, 짧게 떠올려본 그 시점의 서양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이다. 이미 유럽은 산업혁명 시기를 지나, 식민지 쟁탈에 열을 올리고 있었고, 미국 또한 산업발전에 따른 후폭풍으로 남북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심지어 가까운 중국에서, 두 차례 걸친 아편전쟁으로 서양과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조선 지배층은 아무 관심도 없었다. 

 오히려 변화를 거부한 지배층의 부패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 영화에서의 조씨일가의 토지겸병..... 그런 면에서 토지겸병의 수법/실제를 스크린에서 리얼하게 보여준 것을 보면, 한국사 이해에 분명 도움은 주는 영화라 하겠다. 

 

 최근에는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다양한 소재에 도전하고 있는 윤종빈 감독, 언젠가는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선 전기나, 고려시대 배경의 역사물에 하나 도전했으면 한다. 뭔가 가볍지 않으면서도, 메시지가 강한 역사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윤 감독 정도 되면 사극의 만만찮은 펀딩도 쉽게 감당할 수 있을 테니...

 

 넷플릭스와 왓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군도, 강동원의 꽃잎 휘날리는 장검 솜씨를 감상하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도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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