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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30. 학생이 갑자기 선생이 된다면 ? -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 이야기 (7)

꿈꾸는 차고 2024. 6.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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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30. 학생이 갑자기 선생이 된다면? –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 이야기 (7)
 
근대 자동차 산업의 발상지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태생이 모터시티인 (Motor City) 이곳에서도 디어본 (Dearborn) 지역이야말로 자동차 관련 명소들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인근에 위치한 포드 자동차 개발 센터를 지나다보면 한켠에 피라미드 형태의 특이한 건물을 볼 수가 있는데요, 여기는 바로 "자동차 명예의 전당" (Automotive Hall of Fame) 기념관입니다.
 
메이저리그도 최고의 선수들을 기리기 위한 명예의 전당이 존재하듯, 이곳은 세계 자동차 산업 역사 속에서 뛰어난 성과나 영향력이 있었던 인물들을 매년 엄선하여 헌액합니다. 1939년에 설립된 이래 자동차 관련 위인 800여명의 대리석 명판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산업 최고 권위의 전당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출처 : fordmuscle)

 
 
 
 
그러니 이들의 역사가 곧! 자동차 산업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전세계 자동차 발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대 주요 수상자들을 살펴봐도 이 점을 잘 알 수 있지요. 그 면면이 매우 화려합니다.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를 비롯하여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벤츠 창립자 칼 벤츠, 그리고 르노 자동차, 오펠 자동차 등 유럽의 자동차 명가 출신 경영자들도 있고, 아시안으로써는 1989년 혼다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 2018년 토요타 창립자 도요다 기이치로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내부에는 글로벌 자동차 발전의 발자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벽화 90여가지가 그려져 있는데 그 주위로 자동차 관련 위인들의 명판이 둘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명판에 적힌 수많은 이름들 중 눈에 익은 한국 이름이 하나 들어오네요. 이 한국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자동차 명예의 전당 내부 (출처 : automotivehalloffame.org)

 
 

 
그분은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전 회장입니다. 지금까지 헌액된 800여명이 대부분 미국과 유럽, 일본 출신 인물들이 대부분인 상황 속에서 그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지난 2020년에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몽구 회장의 수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는 서구와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 수상자가 나오기 시작한 상징적인 출발점이 된 것이죠. 2015년에 인도 자동차기업 타타그룹의 회장 라탄이 헌액되기는 했으나, 타타 자동차의 입지가 아직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레벨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최근의 성장세나 유명세는 인수합병한 재규어나 랜드로버 브랜드 덕분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이미 2001년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으로부터 "자동차산업 공헌상" 명목으로 표창장 (Distinguished Service Citation Award)을 받았습니다. 정몽구 회장의 재직 기간, 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무려 1억857만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자동차 명예의전당 측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글로벌 업계의 리더라고 인정한 셈입니다. 그리고 정몽구 회장이 2020년에 헌액된지 2년 후에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완샹그룹의 루 광지우 회장이 수상하게 됩니다. 이로서 기존의 일본인 수상자 11명 이외에 다양한 아시아 국적의 수상자들이 배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둘째로는 한국도 이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메인스트림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업계에 현저하게 인식된 계기이기도 하구요.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동차 산업 불황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으로 불과 10년 만에 5계단을 올라 글로벌 자동차 생산 순위 5위권에 진입을 했습니다. 이 시기에 기아자동차를 성공적 회생시켰고, 글로벌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고효율 사업 구조 구축 등 정몽구 회장의 성과는 자동차 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단지 생산량의 증대 뿐만아니라 아울러 품질 및 디자인 등에서 큰 개선을 이루었기에 기존 메인스트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이처럼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가능케한 정몽구 회장의 리더쉽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20년 정몽구 회장과 함께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들 (출처 : 오토모티브 뉴스)

 
 


 
헌액 당시 정몽구 회장 건강 상태 때문인지 그의 아들 정의선 회장이 대신 시상식에 참여하여 수상하게 되었습니다만, 정몽구 회장의 서명을 음각한 대리석 명판은 이 기념관에 영구 전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명예의전당 홈페이지의 아래 링크를 보면 정몽구 회장의 성과와 노력에 대해서 잘 기술되어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https://www.automotivehalloffame.org/honoree/chung-mong-koo/
 

 

» Mong-Koo Chung | Automotive Hall of Fame

Mong-Koo Chung is credited with growing Hyundai Motor Group into a leading global automotive group based on his strong leadership and dedication for quality.   Mong-Koo Chung has also contributed to the development of the Korean automotive indust

www.automotivehalloffame.org

 

아버지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아들 정의선 회장 (출처 : 한국일보)

 
 


 
한편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희대의 마케팅 전략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대성공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언뜻 생각하면 "10년 10만마일 보증"은 현대자동차에게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요, 엄청난 손해를 보았을 것 같지만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다고 하지요. 앞편의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다른 경쟁업체들의 수준으로 마케팅을 해본들 딱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현대자동차는 잘 알았던 것입니다. 후발주자로서 반드시 점프업을 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이러한 기상천외한 마케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마케팅을 실시 하기전 1% 미만이던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2년 2.2%로 상승합니다. 그러자 현대자동차의 마케팅에 비판을 가하던 경쟁업체들도 현대자동차의 선전을 보고서는 은근슬쩍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한 술 더 뜨는 역발상 마케팅은 계속 되었습니다. 전세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2008년 - 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를 강타하는 바람에 수많은 금융 회사들이 하루아침에 줄도산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들이 지출은 위축되었고 이에따라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게 됩니다. 어떤이들은 이때의 타격이 1929년의 경제 대공황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적 혼란이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바로 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또다른 과감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2008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낙담하는 거래소 직원 (출처 : 비즈니스 인사이더)

 

 



2009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마케팅은 바로 어슈어런스(assurance) 프로그램입니다. 이것은 소비자가 현대자동차를 구입한 후 1년 이내에 직장을 잃게 되면 현대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되사주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은 자동차 업계에서 정말 듣도보도 못한 너무 파격적인 것이어서 소비자들도 황당할 지경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마케팅을 악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해서 결국 현대자동차는 유동성 현금흐름 위기를 겪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하여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최악의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심합니다. 
 

 

 

 

현대자동차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광고 (출처 : winnhyundai.com)

 

 

 

 

역시 이 마케팅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11년까지 약 2년간 진행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의 신청자는 단지 350명 수준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정말 의외네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혹해서 현대 차량을 구매했는데 일단 타보니 품질 면에서 만족스러워서 굳이 반납하기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가 어쨌건 이렇게 연이은 파격적 마케팅은 현대자동차에게 엄청난 이미지 개선과 홍보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2010년은 특히 현대자동차에 있어서 중요한 한해였는데, 미국 시장 차량 판매 50만대를 넘어서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번번이 이 기록을 넘기지 못한 타이밍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덕분에 드디어 연간 차량 판매량 5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것은 2009년보다 23% 증가한 수치입니다. 2008년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5.4%였던데 반하여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시작되던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무색하게 7.0%가 되었으며 2010년에는 7.7%까지 오르게됩니다. 당시 현대 기아의 미국 차량 판매 대수는 닛산을 제치고 GM, 포드, 도요타, 혼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6위에 오르는 이변을 보여주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연간 판매량 추이 (출처 : 국민일보)

 

 

 

 

당시 현대자동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모델은 바로 6세대 소나타입니다. 당시 미국시장에 출시된 6세대 소나타는 이전해보다 판매량이 무려 50% 성장했다고 합니다. 디자인과 안전도, 핸들링, 주행 만족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2011년 북미 올해의 차 최종후보에도 선정되었습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 앤드 드라이버" 는 쏘나타를 "올해 최고의 차 Top 10"에 선정하며 “학생이 갑자기 선생님이 됐다”는 재밌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학생이 갑자기 선생이 된다면? (출처 : Quora)

 

 

 

 

 

2010년 8월 미국 "컨슈머 리포트"의 2011년형 자동차 특집호에서는 한국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소나타를 표지모델 차량으로 선정하기도 했지요. 당시 기사에서 컨슈머 리포트는 “현대차가 현존하는 패밀리 세단 가운데 가장 우수한 품질을 갖춘 신형 쏘나타를 앞세워 월드 클래스의 강자로 등극했다”는 찬사를 했습니다. 

 

 

 

6세대 소나타 (출처 : 탑라이더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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