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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28. 이렇게는 못 팔아!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 이야기 (5)

꿈꾸는 차고 2024. 5. 22.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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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28. 이렇게는 못 팔아!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 –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 이야기 (5)
 
분노한 정몽구 회장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렇게는 못 팔아 !! ”
 
정몽구 회장의 불호령에 오피러스의 선적은 즉시 중단되었고... 그는 미세한 소음의 원인 규명을 지시합니다. 이를 위해 구성된 프로젝트팀은 바쁘게 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갑니다. 결국 오피러스의 수출 일정은 예정보다 40여 일이나 늦어졌습니다. 보통 차량 운반선 한 척에 들어가는 자동차는 6천여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기준으로 선박의 하루 유지비용도 1억원이 훌쩍 넘어가구요. 유무형의 엄청난 손해가 예상됨에도 정몽구 회장이 결단을 내린 이유...! 그것은 바로 "품질경영" 때문이었습니다.

 

 

자동차 선적 대기중인 운반선 (출처 : 한국경제)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정몽구 회장은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품질경영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하네요.이외에도 정몽구 회장의 "품질 집착"과 관련한 일화가 많습니다. 

 

 

 

기아 오피러스 (출처 : 위키미디어)

 


때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직후인 1990년대 후반...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게 되면 둘이 같이 망할 것이라 모두가 예상했던 이 암울한 시기... 정몽구 회장은 사실 세간의 비난에 귀기울일 여력이 없었습니다. 오직 그의 관심사는  기아자동차의 회생과 품질개선이었던 것이죠. 기아자동차를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그는 임직원들에게 지시만 해서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시 인기 모델이었던 카니발 차량을 자신의 한남동 자택으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밤낮으로 고민해서 하나하나 문제점을 찾아가는데요, 그는 분필로 슬라이딩 도어 위쪽 창문부터 시트 밑, 바닥, 천장, 문틈 등에 동그라미를 쳐가면서 문제점을 체크합니다. 이렇게 한 달동안 셀프 체크가 끝나자 그는 그 결과를 관련 직원들에게 건내고 개선 지시를 합니다.
 
 

 

기아자동차의 초기 카니발 (출처 : 위키백과)

 
 
 
회사에서 상사가 부지런하면 팀원들은 고달퍼도 일의 수준도 올라가고, 매사에 정신이 바짝 들 수 밖에 없죠. 그는 스스로 솔선수범을 통해서 그동안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앞편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2002년 3월에 정몽구 회장은 직속으로 품질총괄본부를 신설하였죠. 이 본부의 역할은 지대하고 명확했습니다. 자동차 개발은 연구, 구매, 생산, 애프터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하는데... 자동차의 개발, 생산, 판매에 관련한 모든 과정을 품질경영의 시각에서 지휘하고 조정하여 각 단계가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였기 때문입니다.

 

품질총괄본부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현재 차량들을 전부 모아 비교분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몽구 회장이 품질 및 연구개발, 생산담당 임원들을 수시로 소집해 월 평균 2회 이상 회의를 직접 주재하였습니다. 품질에 있어서는 한눈을 팔 수 없도록 기강이 확 잡힌 것이죠. 이렇게 하자 24시간 가동되는 품질상황실에는 전세계 현대기아자동차의 품질관련 이슈들이 24시간 보고되기 시작합니다.

 

그중에 골치 아팠던 문제 중 하나는... 현대 차량 중 일부가 주행중 엔진 꺼짐이 발생한다는 보고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원인과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해지자 정몽구 회장은 당시 이현순 남양연구소장을 불러 직접 조사를 명합니다. 
 
 


정몽구 회장과 이현순 전 현대기아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출처 : 뉴스와이어)

 
 
 


4개월간 결함원인을 조사한 이현순 소장은 전기장치 부품쪽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립니다. 이에 대한 정몽구 회장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부터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관련 센서들과 컴퓨터 부품들을 엔진에 달기 전에 낱낱이 새로 검사하라는 것입니다. 즉 납품업체를 통해 생산과정에서 이미 검사를 마친 부품들도 전수검사를 통해 다시 일일이 새로 검사하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원칙보다 더한 원칙"을 적용했을 때 얼마나 드나? 회사에서 관련 비용을 조사해보니 약 1000억원의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몽구 회장의 답변은 꿈적없이 간결했습니다.

 

"자동차도 결국 부품의 조합이어서 최고 수준의 자동차는 일류 부품에서 출발한다"

“품질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

 

그러고는 각국에 산재한 현대 기아 자동차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시합니다. 품질에 있어서는 이제 예산에 신경쓰지 말라는 오너다운 발상이었죠. 임기 걱정에 돌다리도 반드시 두드려 보고 가는 월급 사장들에게서는 이런 패기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 아무튼 정몽구 회장의 엄명으로부터 갖추게 된 이러한 부품 전수조사 시스템은 현대자동차의 사업장 곳곳에 전파되었고, 이러한 수준의 시스템은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하네요.
 
 

스마트 공장에서 아이오닉5 생산 장면 (출처 : 지디넷 코리아)

 
 
 
심지어 정몽구 회장은 파워트레인 연구에 있어서 예산 한도를 없애버립니다. 직원들이 돈 걱정하지 말고 오직 우수한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만들어내는데 전력을 기울이도록 주문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현대자동차는 전반적인 품질 개선의 토대 위에서  한국의 상황에 적합한 엔진과 파워트레인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몽구 회장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신기술을 과감히 적용하여 도요타, 혼다, BMW, 벤츠보다 더 좋은 엔진을 만들 것을 주문합니다. 정몽구 회장이 이처럼 품질경영을 강조한 결과, 엔진관련 결함이 이전보다  현격하게 줄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엔진 라인을 순시하는 정몽구 회장 (출처 : 카이즈유)

 
 



그가 2010년 7월 미국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았을 때의 일도 자주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는 조립라인을 순시하면서 공장장에게 YF소나타의 보닛을 열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공장장이 보닛을 여는 스위치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는 일이 벌어집니다.

 

여기서 정몽구 회장의 반응은?...  

 

그는 그 현장에서 공장장을 교체해버립니다. 물론 차량마다 보닛 여는 장치가 다를 수 있고, 이런 사소한 것 때문에 공개적인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이 너무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에게 당시 현장은 품질경영의 최전선이었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터라고 받아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상위 경영진의 안이한 근무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 전체 임직원들이 보다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충격을 주고자 함이었을 것입니다.  이후에 소문을 들은 임직원들이 심기일전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YF 소나타 보닛 오픈 장면 (출처 : wheelsage.org)

 
 
 
 
 
정몽구 회장은 아울러 품질합격제도 즉 "품질패스제"를 신설합니다. 이것은 차량 제조 과정 중에 확실한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제품 개발과 생산을 더 이상 추진하지 말라고 지시한 제도입니다. 정몽구 회장은 상품기획 단계부터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해야만 다음단계로의 진행을 허가한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생산라인을 멈추고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품질시스템은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적 베스트 셀링카인 "NF소나타" 기억 많이 나시죠? 이 모델은 현대자동차가 절치부심 끝에 마련한 엄격한 품질과정을 통과해서 출시한 차량모델입니다. 그와 같은 노력을 반기기라도 하듯 NF소나타는 무수히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국민차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NF 소나타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

 


 

 

이처럼 정몽구 회장은 불도저와 같은 추진력으로 자동차 불량을 점진적으로 줄여갔으며 기술혁신과 전사적인 협력사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몽구 회장 본인부터가 부품조달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기에 이미 현대그룹에서 분리되기 전인 1996년  현대기술의 날을 선언하고 현대기술상을 제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연구개발인재육성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소기업 기술개발을 확대 지원하기 위해 현대기술상수여 대상을 협력회사로까지 확대시켰습니다. 품질 개선을 위해 자동차 제조 과정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던 그는 부품 분야에 관심을 돌린 것입니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이러한 지론 하에 그는 자동차부품산업재단을 설립하고, 2002년에는 "5스타제도"를 도입하여 협력업체의 품질개선에 앞장섰습니다. 5스타제도란 부품에 대한 글로벌 톱 수준의 품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업체의 부품 품질을 높이고, 공신력 있는 품질 평가를 위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품질 인증 제도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부품기업 세원테크가 현대자동차로부터 받은 5스타 인증패와 현판 (출처 : 세원테크)

 

 



부품관련 협력업체가 품질 5스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생산공장의 품질경영 체계와 납품한 부품 불량률 등을 점수화하여 85점 이상이면 품질 5스타를 주는데 현대자동차는 2009년부터 90점 이상 점수를 받은 부품사에 품질 5스타보다 한 단계 높은 "그랜드 품질 5스타" 인증을 수여하고 있으며 이 평가는 매년 평가에서 한 해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인증을 취소한다고 합니다.

또한 고품질의 부품 공급은 협력업체들의 건실한 경영에서 온다 생각하고, 서플라이 체인 혁신을 매개로 협력업체의 글로벌 동반 성장도 추진합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해외공장을 건설하면 국내의 부품업체가 공동 진출하도록 이끌었는데 현재 미국 남부 지역의 현대와 기아 자동차 생산 공장 근처에만 한국의 부품업체들이 150여 개 이상 몰려있다고 합니다. 이는 정몽구 회장이 강조한 동반성장 의지의 결과물이었습니다.

 

 

 

미국 현대 기아 벨트웨이 지역 협력업체 현황 (출처 : joosarang.ca)

 

 

 

 

이를 통해 선순환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현대자동차는 2015년부터 품질 인증 제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품질 5스타와 별도로 "글로벌 품질 5스타"를 신설한 것입니다. 글로벌 품질 5스타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외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의 해외 공장을 대상으로 품질을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현대자동차의 품질 인증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보니, 협력업체의 경쟁력도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품질 인증을 충족하면 협력업체 공장의 품질이 조기에 안정을 이루고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품질 경영을 위해 숨가쁘게 노력했던 현대자동차그룹, 과연 그들은 품질 개선에 성공했을까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둘러보는 정몽구회장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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