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01. 타이거 우즈는 우리 편?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대자동차

HYUNDAI 01. 타이거 우즈는 우리 편?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대자동차 

 

세계적인 골프선수인 타이거 우즈...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는 탁월한 실력 덕분에 현재까지 유일무이하게 누적 상금이 1억 달러를 돌파한 천상계의 스포츠 스타입니다. 한창때는 거칠 것 없는 우승 제조기로서, 타이거 우즈의 라이벌은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 자신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을 정도였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각종 사고와 구설수로도 전세계 미디어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골프 황제 우즈입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출처 : golf.com)

 

 

그나저나 2021년 2월, 타이거 우즈의 대형 교통사고를 다들 기억하시나요? 당시 속보로 전해진 그 소식에 여러분들 많이놀라셨었죠? 사실 저는 더 깜작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사고 낸 지역이 당시 저희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거든요.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 주최 골프대회의 호스트로서 GV80 SUV를 협찬받아 운전 중이었고, 랜초 팔로스버디스 시 (미국 캘리포니아)의 내리막길에서 도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경사로 굴렀습니다. 얼마나 심한 사고였던지 전복 이후에도 중앙분리대와 나무를 여러 차례 들이받았다고 하네요. 현지 경찰들이 급파되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차량 외부는 완전히 파괴되었으나 내부는 온전하였고 그래서 타이거 우즈는 다행히 다리 골절상만 입은 채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타이거 우즈의 제네시스 차량 전복 사고 (출처 : cnbc.com)

 

 

이후 제네시스 브랜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타이거 우즈의 교통 사고 직후 제네시스 임직원들은 초 비상 상태였으리라 짐작됩니다. 2015년 런칭한 이후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신생 브랜드 제네시스 앞에 난데없는 큰 도전거리가 놓였던 셈입니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너무나 중요한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자칫 잘못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골프선수의 생명을 단축했다는 어이없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었으니까요. 처음에는 사고가 차량 결함 때문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찰의 면밀한 최종 조사 결과, 사고의 주요 원인이 과속을 한 운전자 본인의 실수였음이 밝혀지자 여론은 급 반전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생 브랜드 제네시스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고, 이후로는 그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돈으로 셀 수 없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제네시스 골프대회에 전시 중인 GV80 (출처 : next.voxcreative.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개인으로서는 매우 불행했던 사고였겠지만, 결과적으로 제네시스를 위해 큰 홍보대사를 해준 셈이 되었습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가 살아난 것은 정말 큰 기적이었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지역은 급한 내리막 길인데, 저도 평소에 그 길을 운전할 때는 매우 조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타이거 우즈는 그 곳을 규정속도인 시속 45마일의 (약 72km)  두 배가 넘는 시속 87마일 (140km)로 과속했다고 하네요. 다행히 GV80 차량의 내부가 마치 쿠션의 역할을 해준 덕분에 차량이 나무에 부딪힌 뒤 여러 차례 굴렀음에도 타이거 우즈는 멀쩡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그는 석달간 누워서 생활해야 했지만, 이후에 이어진 몇 달 간의 재활 훈련 후에는 기량을 회복했습니다. 사고 후 10개월 뒤엔 가족 골프대회인 PNC챔피언쉽 대회에 아들과 함께 참가하여 준우승할 수가 있었죠. 아래에 동영상을 한번 보세요. 대형 교통사고 이후 큰 부상 때문에 그가 앞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을 했을텐데, 그런 마음 고생이 절절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https://twitter.com/i/status/1472679609581903880

트위터에서 즐기는 PGA TOUR

2021년 12월 PNC챔피언쉽 골프대회에서 준우승한 타이거 우즈 부자 (출처 : golf365.com)

 

 

타이거 우즈의 드라마틱한 선수생활 재기 덕분에 제네시스는 미국 소비자들의 뇌리에 더욱 각인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제네시스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칫 잘못하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의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타이거 우즈의 말 한 마디에 브랜드의 입지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사고 이후 제네시스 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은 일절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가 회복하기 전까지 현대 측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현대 자동차 미국 현지 법인뿐만 아니라 한국의 본사와 연계하여 타이거 우즈가 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일사불란하고도 발 빠른 대처를 했겠죠. 그렇게 파악되는 이유는 타이거 우즈가 건강을 되찾은 후에,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회장을 고급 레스토랑에 초대하여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고마움을 표시하였다는 점입니다.  

 

 

 

정의선 회장과 타이거 우즈 (출처 : news.mtn.co.kr)

 

 

한편 현대자동차그룹과 타이거 우즈 사이의 지속적인 신뢰관계도 적지않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부터 타이거 우즈 재단과 10년 후원 계약을 맺은 터라 제네시스 골프대회 역시 단발성의 행사가 아니었고, 타이거 우즈는 그동안 매년 호스트로 함께 해왔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허리가 좋지 않은 타이거 우즈를 위해 현대 측에서는 제네시스 차량을 제공하여 편의를 도왔다고 해요.  또한 정의선 회장은 타이거 우즈와 평소에도 골프 라운딩을 하며 친밀감을 쌓아왔고, 일각에서는 타이거 우즈의 기적적인 회복을 가지고 회사의 홍보에 적극 이용하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정의선 회장은 그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이를 불허했다고 하죠.  

 

그리고 만약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평소에 형편없었다면 또 어떻게 상황이 흘러갔을 지 모를 일입니다. 신생 럭셔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제네시스는 그동안 많은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최근 미국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트랜드와 카엔드라이버로부터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하였고, 얼마 전에는 볼보를 제치고 세계 최고 안전한 자동차 브랜드 1위로 선정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21년 3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충돌 시험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IIHS) 테스트에서 GV80이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했다고 하죠.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 테스트는 매년 미국에서 출시되는 차량들을 모의 충돌시키고, 탑승객의 공간이 안전하게 유지되는지를 면밀히 확인하는데, 이때 운전석, 조수석, 전면, 측면, 지붕, 의자 등의 충돌 항목들에서 최고 점수를 패스해야만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GV80의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IIHS) 테스트 장면 (출처 : 매일경제)

 

 

런칭 된지 6년 밖에 안된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제네시스의 활약은 매우 준수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급차 브랜드가 넘쳐나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위기를 잘 대처해 왔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그들의 저력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의 도전 정신과 신속한 위기대처 능력 덕분이라고 평가합니다. 현대자동차가 과거에 거쳐온 역사를 보면, 수 많은 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한 그들의 정면 돌파 능력을 잘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들이 어떻게 극복해왔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러면 다음 시간에는 현대자동차의 초기 역사를 돌아보면서 그것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