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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02. BYD의 인천상륙작전은 과연? - BYD의 한국 시장 입성 (1)

꿈꾸는 차고 2025. 2. 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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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02. BYD의 인천상륙작전은 과연? - BYD의 한국 시장 입성 (1)
 
인천 내항 제 8부두에 위치한 "상상플랫폼".
상상플랫폼은 원래 1978년에 건립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곡물창고였습니다. 그런데 40여년의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고 점차 창고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자, 최근 인천시는 무려 1000억원을 투자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게 됩니다. 축구장보다 1.4배나 더 큰 어마어마한 크기의 폐창고. 워낙 큰 공간을 리모델링하였기에 실내에는 높은 지붕과 탁 트인 시야가 인상적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BTS, 뉴진스, 르세라핌 등 유명 아이돌 그룹들도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고 하네요. 
 
 
 

인천 상상플랫폼 외부 전경 (출처 : 이데일리)
인천 상상플랫폼 내부 전경 (출처 : 더 펄스 매거진)

 
 


 
저는 인천 항만지역에 이러한 복합문화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매우 반갑습니다. 시민들로서는 참 좋은 일이죠. 서울과 맞닿은 인천은 부산과 더불어 한국의 2대 항구 도시입니다. 부산이 규격화된 컨테이너 중심의 항만이라면, 인천은 비료, 원목, 광물 등의 벌크 원료들이 주로 수입되는 탓에...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특히 부두 인근으로 가게 되면 "원초적"인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항구 지역으로 갈수록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잘 구분되지 않은 혼돈스러운 세계가 펼쳐지죠. 

제가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할 당시 영업 관련 업무때문에 인천을 자주 방문했는데요, 항만 근처는 항상 코를 찌를 듯한 비료 냄새...에 머리가 아파오고, 원목이나 광물의 잔해물이 길거리 여기저기 널부러진다거나,  수십년간 부서진 채로 방치된 건물 등등... 그래서 부두 근처로 향하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한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밴댕이회무침! 팀장님이 인근 맛집에서 사주시는 밴댕이회무침, 밴댕이회덮밥 덕분에 매번의 인천 방문을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인천 항만 지도 (출처 : 한겨레)

 
 


 
현재 인천에는 북항, 남항, 송도 신항 등 여러 항만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특히 1883년 최초로 개항된 인천 내항 지역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심합니다. 지난 산업화 시절을 거쳐오면서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물동량에 비해 항만의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한계점이 나타났고, 결정적으로 인근의 신항 건설과 청사 건물들의 이전으로 인천 내항은 쇠락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심한 차이가 인천 내항이 항구로서의 기능을 점차 잃게 된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고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잘 알고 계시죠. 연합군은 내항 바로 서쪽 월미도 지역에서 상륙작전을 실시하면서 한국전쟁의 전세를 크게 뒤바꿀 수 있었지만, 이때 당시에도 조수간만의 심한 차이는 작전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큰 위험요소였다고 하네요. 더구나 선박의 규모가 날로 대형화되는 요즘 시대에서는 인천 내항의 얕은 수심이 대형 화물선의 접안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천 내항은 물동량을 다른 항만들에 빼앗기게 되었고, 점차 항만 공간도 비어가게 되는데요, 인천시로서는 어떻게든 지역을 활성화시키고자 상상플랫폼과 같이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재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하늘뷰 (출처 : 경기일보)


 

 

그런데 BYD는 지난 1월16일, 바로 이곳 상상플랫폼에서 대대적인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한국에서의 첫 전기 승용차를 출시했습니다. 왜 하필... 발표 장소가 굳이 인천, 거기다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항만 앞의 상상플랫폼이었을까요? 아무리 상상플랫폼이 새로 리모델링된지 얼마 안된 쾌적한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위 사진을 보면 하얀색 긴 건물이 상상플랫폼인데 주변은 아무래도 항만 지역이라 지역 자체가 접근에 용이하거나 그렇게 좋은 환경은 되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서울에는 인천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은 빵빵한 전시장도 많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지도를 보니 의문이 좀 풀리더군요. 위 사진에서 상상플랫폼과 얕은 산 사이 지역이 바로 한국 화교들의 본산이자 한국식 짜장면의 성지 인천 차이나타운입니다. 그리고 인천과 바로 인접한 안산시, 서울의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 지역은 한국에서도 중국인 비율이 집중적으로 매우 높은 곳들입니다. 혹시 아셨나요? 인천과 가까운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부동산을 가장 많이 매입한 지역이기도 하고요. 지난 2016년, BYD가 처음으로 한국에 BYD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시장에 전기 지게차, 전기 버스, 전기 트럭 등을 공급해온 이래 무려 9년 만에 전기모빌리티의 꽃인 전기 승용차를 출시하면서... 아무래도 그 첫 발표 장소를 아무곳에나 정하진 않았겠지요. 또한 상상플랫폼이 오랜기간 동안 버려졌던 폐창고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장소이다보니, 전기 자동차 산업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sustainablity)의 개념에도 맞다고 생각한 것 같구요. 더구나 인천 내항에는 이전부터 자동차 운반선을 접안하던 부두가 있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출처 : 전국별별시장)





작년 여름 벤츠 EQE 350의 지하주차장 화재 사건 때 밧데리가 중국산임이 밝혀지는 바람에 BYD도 얼떨결에 전기 승용차의 한국 출시를 미루고 숨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 되었었는데요, 반년의 시간을 지나 2025년 브랜드 출범식을 인천 내항에서 시작했던 것은 이렇게 그들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전기 자동차 생산 메이커로 등극하게 된 BYD이지만 그들은 화려한 장소에서 관람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인천의 오래된 항만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의 인천상륙작전은 일면 소박해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들은 인천을 근거지로 삼아 과연 무엇을 꿈꾸는 것일까요? 
 
 
 
 

BYD 한국 공식 진출 론칭 미디어 쇼케이스 (출처 : 서울경제)

 
 
 
 
이날 BYD는 한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모델 공개 뿐만아니라 BYD코리아의 사업전략 및 신차 출시 계획도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상 판매 대수 등의 포부를 밝히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BYD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천명했습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발언이 좀 무서운 것이... 2010년대 중반 중국산 전기버스가 한국에 처음 들어올 때 당시를 기억해봅시다. 그때 한국 매스컴에서는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시간이 흘러 중국산 전기버스는 막강한 가성비에 품질도 나쁘지 않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새 2025년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에 이제 한국 소비자들은 무감각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전국 방방곡곡에 중국 전기 버스들이 길거리를 누비고 있어도 이제는 별일이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죠.
 
위에 사진 차량 오른쪽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는 분이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인 류쉐량입니다. 그는 이날 당장의 판매량보다 안전성, 편의성, 성능 면에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작년 11월에도 한국의 기자들 뿐만아니라 자동차 리뷰 관련 유튜버들을 중국 선전의 BYD 본사로 초청하여 BYD 차량 시승과 함께 2시간에 걸친 질의응답을 실시하였는데 이렇게 BYD의 한국진출 관련 마케팅에 큰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서울 시내를 운행중인 비야디 전기버스 (출처 : 보다센터)

 
 


 
BYD코리아는 이날 브랜드 출범식날부터 소형 전기SUV인 아토3 모델의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아토3는 BYD가 2022년 출시하여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대 이상을 달성하는 등 특히 유럽과 중국에서 인기가 매우 좋은 글로벌 히트 모델입니다. 아토3는 BYD에서 자체 생산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40분 만에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에 42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BYD가 보유한 차종은 이외에도 다양하지만 아토3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검증된 모델이기에 한국시장에 진출하여 한국 브랜드들과 경쟁하는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상상플랫폼 내부 비야디 아토3 전시체험관 (출처 : 글로벌 이코노믹)

 
 


 
BYD의 인천상륙작전은 그들의 공격적인 영업망 확충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를 위해 6개 공식 딜러사를 중심으로 한국 내 15곳에 전시장을, 12곳에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나 폴스타 등의 전기 자동차 브랜드들이 주로 온라인 자동차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BYD는 한국 뿐만 아니라 기존에 진출한 전세계 99개 국가에서 모두 딜러 체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네요. 표면상으로는 BYD가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한다는 명분아래 전기 자동차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 실물을 체험할 기회를 확대하려는 목표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BYD는 해외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장소에 인프라를 구축한다고합니다. 즉, 기존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영업하던 자리에 BYD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초반부터 인지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인 것이죠. 실제로 BYD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협력한 딜러사들도 이전까지 지프 전용 전시장이나 크라이슬러 서비스센터가 있던 곳에 BYD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개설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내 BYD 전시장 현황 (출처 : BYD코리아 홈페이지)

 
 
 
그러면 BYD의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제가 보기에 반응은 반반인 것 같습니다. 지난 2024년 9월 소비자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한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여기서 BYD는 ‘중국 전기 자동차가 국내에 출시됐을 때 구입을 고려할 브랜드’ 1위, ‘국내 전기 자동차에 위협이 되는 브랜드’ 1위에 선택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들은 안전과 성능면에서 확신을 가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나 기아자동차, 또는 테슬라 수준의 디자인, 품질 및 에프터서비스가 가능하겠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근원적인 불신인 정보 도용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요.

사실 디자인만을 봐서는 글로벌 업계수준보다는 확실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토3는 전기 자동차임에도 전기 자동차다운 미래지향적인 느낌보다는 2010년대 중반 정도에 유행하던 스타일링처럼 보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물결치는 듯한 패턴과 공기 송풍구의 디자인이 어쩐지 전체적으로 조화되보이지 않고 좀 올드해 보이기는 하네요. 


 
 

아토3 실내 디자인 (출처 : 다나와)

 
 
 


특히 요즘 기아자동차가 고급진 전기 자동차 디자인을 미친듯이 뽑아내고 이에따라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하늘을 날고 있기 때문에 ㅎㅎ 어지간한 디자인 가지고는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그리고 브랜드 출범식 당시 BYD 측에서는 정보 도용 관련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 시키기 위해서 한국내 서버를 통해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했으나 과연 앞으로 잘 지켜질지도 의문입니다. 
 
하지만 BYD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뭘까요? 바로 가성비입니다... 디자인이나 성능보다 차량의 활용가능성이 우선인 소비자들에게는 한푼이라도 저렴한 차량가격이 반가울 수 밖에 없겠지요. 사실 이러한 저가정책은 한국시장에서 테슬라도 사용한 방식입니다. 현재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로 한국 전기 자동차 시장을 25% 잠식했습니다. 실제로 아토3에 전기차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적용하면 2천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해지기에, 이러한 착한 가격은 3천만원 이하의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유혹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산 모델보다 최대 천만원이나 저렴해진다면 일단 현대나 기아자동차보다는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의 기업들이 먼저 타격을 받겠지요.

그리고 BYD가 저가정책으로 한동안 렌터카, 법인차, 택시 등의 시장에 집중한다면? BYD의 전기 자동차들이 길거리에 많이 돌아다니는 상황이 계속되고 소비자들이 점차 중국 전기 자동차에 적응하게 된다면? 그러한 미래는 과연 다가오게 될까요? 다가온다면 과연 몇년 뒤의 일일까요? 그런데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전기자동차 브랜드는 BYD뿐만이 아닙니다. 볼보, 폴스타 등을 소유한 중국 지리그룹의 전기자동차 회사 지커는 이미 한국지사를 설립했고, 샤오미코리아도 전기자동차 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BYD 아토3 (출처: BYD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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