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예전에 잠시 운영했던 블로그에 남겼던 글이 있다. 다소 생뚱맞은 버드 스트라이크에 관한 글이었는데, 그 드물게 일어나는 사고가 이렇게 한국 전체를 슬픔을 잠기게 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어제(29일) 있었던 사고는 충격적이었고, 사람들 모두에게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첨단 전투기 KF16도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버드 스트라이크는 비행기에게 큰 위험이었나보다. 한참 전 회사 입사동기에게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냥 신기한 일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런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니.. 문득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한참 전 썼던 글을 대참사 후에 읽어보니, 큰 위험요소를 그냥 그런 일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구나 싶어, 큰 사고가 사람들 생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글 일부만 옮겨본다.
역시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
전 직장에서 동기에게 들었던 흥미로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는 공군에서 복무하던 시절, 비행기 엔진에 새떼가 빨려 들어가면 부대 전체가 비상에 걸렸다고 한다. 그때 모든 사병이 동원되어 한참 동안 엔진 부위를 정비하고 청소해야 했던 고생담이었다. 젊은 시절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라 약간의 과장이 섞였겠거니 생각했지만, 이후 방송에서도 전투기 엔진과 새의 충돌이 매우 골치 아프고 위험한 사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여러 가능성을 떠올렸다. 사고로 인해 조종사의 안전이 위협받거나 기체가 파손될 가능성, 그리고 엄청난 노력 끝에 전투기 조종사가 된 누군가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 첨단 기술의 결정체인 전투기를 조종하는데, 그 모든 것이 새 몇 마리 때문에 추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모든 천재지변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문득 약간의 허무함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전문가들도 의견을 내고 있지만, 딱히 누구의 잘못이 지적되고 있지는 않다. 결국 당시 영상이나 밝혀지는 기록들이 말하듯 새가 비행기 엔진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사고라는 것인데... 정말 사소해 보이는 불운이 180여명이나 되는 수많은 사망자를 낳은 것이 허망하고 무서울 뿐이다.
뉴스를 함께 접한 아이는 학교에서 배웠는지 유튜브에서 봤는지... 교통수단 중 가장 사고가능성이 낮은게 비행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네라고 답하면서... 인공지능과 우주관광이 상용화되고 있는 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은 자연 앞에서 때때로 무기력하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블랙박스 등이 절차에 따라 공개될 것이고, 결국 원인은 명명백백 밝혀지겠지만, 어찌되었건 허망하게 죽음을 맞은 사람들은 살아돌아올 수 없고, 한국 2024년 마지막은 커다란 슬픔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하지 않고, 아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그저 떠난 분들의 명복을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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