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한국 일상 26] 사무실 책상 틈으로 굴러가버린 건전지 하나

마셜 2024. 12. 9. 10:20
728x90
반응형

 

 

 매사 짜증이 늘어난다.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건전지를 떨어트렸는데, 또르르 굴러가서

 저쪽 책상 밑바닥 구석에 멈췄다. 

 

 그냥 놔두려 했는데, 

 위치가 콘센트 바로 앞이기도 하고, 

 쓸 수 있는 건전지 같아서

 주워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문득 허리를 굽히기가 싫었다. 

 쪼그리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다가 

 어디라도 삐끗하려나 싶기도 하고, 

 그냥 주우려고 뭘 해야 하는 게 싫기도 했다. 

 

 30cm 자를 빼들고, 쓱 집어넣어봤다. 

 대충 눈대중으로 이 정도 넣고, 이 정도 긁어내면 걸리겠지.. 싶었는데, 

 걸리는 느낌만 날 뿐 잘 안되었다. 

 자가 약간 휘어질 정도로 

 깊숙히 해봤지만, 역시 허탕이었다. 

 

 "에잇"

 

 머리를 숙여 제대로 걸렸는지 보려다가

 그러느니 그냥 꺼내고 말자 싶어서, 

 그냥 허리를 숙이고 머리를 책상 밑으로

 집어넣어 건전지를 꺼냈다. 

 

 한가한 가운데 쫓기는 마음으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나는, 건전지를 집어 들며 

 나도 모르게 욕을 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에이 XX"

 

 스스로 흠칫 놀라며...

 정말 방향 없는 화, 짜증만 느는구나

 생각이 들어 한숨과 함께 반성하게 되었다. 

 

 주워들은 건전지를 연필꽂이에 던져넣고, 

 글을 쓰다가 문득 마우스를 만져보니 

 건전지가 떨어졌는지 작동이 안된다. 

 건전지가 필요할 거다... 이거 써라... 하는 하늘의 계시인가

 피식 웃으며 건전지를 갈려고 

 마우스를 뜯어보니 젠장... 트리플A가 아니라

 더블A가 필요하다. 

 

 결국 사무용품함에 가서 더블 A 건전지를 찾아들고

 돌아오면서, 한편의 개꿈 같은 요 몇 분 간

 해프닝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까 반성덕인지 욕은 나오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의 교훈

 

 "매사 짜증 내지 말자"

 "혼자서라도 욕하면 기분만 안 좋아진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