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한국 일상 04] 카눈이 지나가던 날, 남쪽은? 그리고 미국은??

마셜 2023. 8. 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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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던 하루하루.. 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과수원을 경영하시다 보니 늘 날씨에 예민한 것에 더해서, 비만 오면 이래저래 속 썩이는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답답할 때, 아무런 격의 없이 그저 툭 던지듯이 어떨땐 예의 따위 생략하고 속상한 일을 줄줄 읊을 수 있는 친구가 둘 있습니다.
태풍이라는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국 상황에 따라, 위치에 따라 종속적인 존재..
이 번에도 그랬습니다. 기나긴 장마 끝에 따라붙은 태풍 카눈은 제게 꽤 큰 피로감을 안겨주었고.. 전 두서없이 한반도 남단에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거기 날씨 괜찮아?"
바닷가 통영에 사는 친구는 예상과 달리 밝게 톡을 보내왔습니다. 와..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진과 함께 말이죠.

분명 통영에 사는 친구인데 바다 풍경은 생략이 되었어요.
저처럼 바다내음도 맡기 어려운 도시에서 사는 사람과는 달리 흔한 사진 한 장에는 바다를 담지 않아도, 아쉬움 같은 건 느낄 이유가 없는 것이겠죠. ㅎㅎ

대한민국이 그렇게 큰 나라는 아닌데, 카눈이 적잖은 비를 뿌리고 있는 시점 남쪽 바닷가가 이렇게 상쾌하다니.. 충격 아닌 충격을 받은 저는 보다 멀리 있는 제 친구, 미국 LA지역에 있는 꿈차님께 비가 넘 많이 온다며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사실 꿈차님 거주지역은 그렇게 비가 자주 오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제 예상은 그저 속단... 꿈차님은 지금 집 근처에 반가운 비가 뿌린다며 참 오랫만이라는 톡과 함께 동영상까지 보내왔습니다.


결국 서울에 있는 제 날씨 한탄(?)을 받아줄 친구를 찾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두 친구에게 사진과 영상을 받은.. 나름 기억에 남은 날이었습니다.
이제 카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앞으로도 날씨 같은 다소 썰렁한 소재로, 통영에, 미국에 있는 내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봐야겠습니다.
친구들이 보내주는 사진과 영상이 이렇게 또 한 가지 추억을 만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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