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빠르다.
한국농구의 미래이자 대표팀 막내였던 여준석 선수가 갑자기 대표팀을 떠나 미국을 향해 많은 농구팬을 당혹스럽게 한 지도 벌써 6개월이 넘게 지났다.
한국농구에서 보기 드문 도전이자 돌출행동에 당시 여론도 술렁였었고, 게시판 의견도 찬반으로 양반되어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대표적인 농구계 젠틀맨인 대표팀 추일승 감독도 좀 아닌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농구 현실에서 여준석 선수 레벨에서는 기량 향상에 별 도움이 안되는 대학리그를 소화하면서, 나이만 먹는 것도 안타까운 일... 개인적으로는 절차상 아쉬운 점이 있었어도, 도전정신을 봐서 박수쳐줘야 할 일이라고 포스팅도 했었다.
그리고 게시판에서도.. 미국에서 미아 된 거 아니냐.. 소속팀도 없이 긴 시간 개인운동만 하면 안될텐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잠시.... 그것도 조용해졌었다.
해가 바뀌어 2023년, 도전정신 충만한 이 젊은이는 다시 앞으로 한 걸음 움직였다.
바로 미국 NCAA 명문팀은 곤자가대학교에 편입한 것!!!!
하치무라 루이를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꾸준히 토너먼트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도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하는 이 대학농구팀에서 여준석을 닮은 동양인이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혹시... 라는 기대감에 많은 농구팬이 설레였었는데.. 며칠 지나 바로 오피셜이 뜨면서, 역시 여준석 잠재력은 아시아권을 넘어서서, NCAA에서도 인정받을 수준임이 확실해졌다.
아쉬운 건 굳이 곤자가대학의 사진을 고르는 안목... 우리 여준석 선수는 외모로도 월드클래스급인데 말이다...
편입형태라서, 2023-2024시즌부터 경기를 뛸 수 있다지만, 어쨌든 이제 소속팀의 케어를 받으며 팀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한 일. 아마도 하치무라 루이의 NBA 입성을 경험한 곤자가대학이 아시아권 선수 육성 가능성과 잠재력에 또 배팅을 한 듯 한데, 여준석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싶다.
물론 산적한 과제도 많다.
이제는 기억하는 팬도 별로 없지만, 최진수 선수가 NCAA 명문 메릴랜드대학에서 실패를 경험했을 때, 직접적인 원인은 영어실력으로 인한 성적미달이었다. 여준석 선수는 그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더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미국 대학에서 학업을 따라가긴 어려움이 많을 터, 경기 출전을 못하는 몇 개월 동안 더 신경써야 하는 문제는 영어와 학업기초일지도 모른다.
포지션은 이제 스몰포워드로 마음을 굳힌 듯 한데, 2m가 넘는 신장에 역대급 점프력을 가진 여 선수라지만, NCAA에서는 평범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대표팀에서는 의례히 골밑을 지켰던 여 선수지만, 호주캠프에서는 높이의 한계를 느낀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 결국 훌륭한 신체능력을 가진 엄청난 슈터가 되느냐, 아니면 훌륭한 신체능력을 가진 어중간한 트위너가 되느냐는 이제 본인이 얼마나 슛 정확도를 높이느냐에 달렸다.
어쨌든 당연하다는 듯 골밑을 유린할 수 있었던 국내무대보다는 치열한 팀내 경쟁을 뚫어서, 한 자리를 우선 차지해야하는 NCAA 상황이 21살 유망주가 기량을 키우기에는 훨씬 도움이 될 터, 이현중 선수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앞만 보고 걸어간다면, NCAA 3월의 광란에서 한국인 선수를 볼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꿈의 국가대표 라인업
재린 스티븐슨-이현중-여준석
이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될때면, 어느 선수가 가드라인업을 채워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골밑만은 라건아 선수의 공백에 대한 염려를 덜 해도 될 것 같다.
힘든 길이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어려운 길을 선택하여 가고 있는 여준석, 이현중 두 젊은이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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