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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차상현 감독, 도마 위에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오지영 출전 불가

마셜 2023. 1. 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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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홈페이지>

 

 프로배구에 오랜만에 생긴 신생팀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 첫해보다도 힘겨운 올 시즌, 홈 13연패(지난 시즌 포함)를 끊고, 감격의 올 시즌 첫 홈 승리를 기록했다. 바로 1월 23일 GS칼텍스(이하 'GS')를 홈 광주에서 3:1로 꺾고 승리한 것!! 하지만, 이 승리는 또다른 논란에 대한 뉴스로 뒤덮여버렸으니, 바로 '오지영 출전불가'이다. 

 지난 달 26일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으로 국대 리베로 오지영을 트레이드시키면서, 24-25시즌 신인 지명권을 받아왔다. 사실 페퍼 팬으로서 너무 좋은 조건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 사실 왠만한 초고교급 선수들도 즉전감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현실에서... 어느 팀보다도 상황이 급한 페퍼지만, 올해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넘기지 않고 완강히 버틴 모양이다. 이해도 되는게, 아무리 유망주가 즉전감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내년에는 연령별 대표팀을 월반하며 센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특급재능 한봄고 김세빈을 놓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페퍼가 내년 1순위 지명권을 내놓지 않자...... 자주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거상'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GS 차상현 감독이 에서 오지영 출전 금지 조항을 제안한 모양인데, 이를 페퍼가 받아들이며, 지금 이 사단을 만든 것이다. 

 

 

프로배구 오지영, 친정팀 경기 출전 불가 논란…"공정성 위배"(종합)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가 국가대표 출신 리베로 오지영(35)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전소속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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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상현 감독의 알뜰함에 경탄한다. 그리고 사실 페퍼 입장에서는 GS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 손해보는 건 3경기... 그리고 페퍼는 다른 리베로와의 격차가 커서, 오지영 체력소모가 심할 것임은 불보듯 뻔한 터, 5경기 텀으로 한 경기씩 휴뮤를 준다고 해서, 큰 타격이라 보긴 어렵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이고... 만약 GS와의 경기에서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오지영 선수 생각이 간절해진다면, 엄청난 논란을 낳을 수는 있겠지만... 페퍼는 어제 GS를 오지영 선수 없이 꺾었다.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까지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페퍼는 어쨌든 현재까지 트레이드 승자가 되었고, GS는 본전 지키려다가, 한국사회에서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될 '공정성 위배'라는 화두까지 건드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한 번 생각해보자. 프로 세계에서 트레이드는 어디까지나 거래... 언뜻 생각하면, '특정팀 출전제한'도 트레이드 조건으로 걸 수 있지 않나 싶지만, 이미 선수들의 출전권을 제한할 수 있고, 공정성 논란이 있기에 가장 트레이드 시장 규모가 크고 임대도 활발한 축구에서도 몇 년 전에 전면 금지된 사항이다. 

 KOVO 사무국에서도 이 번 기회에 규정을 손보겠다는 입장이어서, 곧 근절될 구습이긴 하지만, 한 가지만 짚어보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바로, 아직도 프로배구는 선수 몸값, 즉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오지영 선수의 올해 연봉은 2억6천만원, 올해 다소 부진하여, 많이 출장하지 못해서, 팀에서 생각한 잠정적인 몸값은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시켜야하는 상황... 그런데 상대팀에서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하면서도, 원하는 카드를 내놓지 않으면, 신인지명권을 받으면 된다. 그런데 신인지명권이 굳이 더 필요없다면, (빡빡한 샐러리캡에 2군도 없는 KOVO 현실에서 신인지명권을 많이 받아오는 것도 사실 답답한 것 맞다) 팀 운영에 도움이 될 '현금'을 받아오면 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야구,축구,농구에서도 선수가치가 다르다고 판단되면, 현금을 조건에 얹어서 건네고, 선수를 받아보는 방식의 트레이드는 흔하다.

 물론 여자배구도 그런 트레이드가 아예 없진 않았다. 하지만, 이 번 오지영 선수처럼, 비록 우리 팀에서 쓰기 어렵더라도 가치가 확실한 선수가 있다면, 그 가치를 현금으로 평가하기는 싫다(혹은 어렵다)는 정서가 이런 올드하고도 황당한 조건을 낳은 건 아닐까. 그냥 깔끔하게, 선수지명권 1장에 예를 들어 현금 1억원, 이렇게 합의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말이다. 

  (뭐 구단 프런트와 감독입장도 이해는 된다. 감독은 구단을 위해 성적을 내야하니 현금 받아오는 것에 관심 없을 테고, 프런트 입장에서도 대부분 한국 프로스포츠 현실이 회장님 행복하시라고 스포츠 팀 운영하는 거지, 돈 벌려고 운영하는게 아닌 이상... 몇 억원 벌어왔다는 게 엄청 칭찬받을 일도 아니다. 결국 야구 키움히어로즈나, K리그의 예외적 상황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은 자기 선수들의 가치를 현금으로 평가하는데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트레이드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시합이 임박해서야 어쩔수 없이 알리는 행태가 진정 한심한 것이다. 그것도 전 국가대표 스타가 간만에 이적을 하는 트레이드에서,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오지영 선수의 열혈팬이 23일 경기를 보기 위해 예매를 하고 광주를 찾았다면, 그 팬의 황당함은 누가 보상하나? 최근까지도 논란을 낳은 NBA 로드 매니지먼트도 결국 결장한 그 선수를 보러 온 팬이 피해를 보게된다는 것이 핵심 이슈이다. 로드 매니지먼트는 그나마 선수 건강과 직결되었기에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이런 황당한 팀 간 합의와 미숙한 일처리로 인해 응원하는 선수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사실 피해자는 구단이 아니라 팬이라고 봐야한다. 

 

 어쨌든 GS에서 커다란 우를 범하는 바람에 앞으로 이런 구습은 배구판에서 근절되겠지만, 앞으로도 연맹에서 해야할 일은 여전히 많다. 빨리 2군리그도 만들고, (안되면 '체이서매치'라도 전체 팀 참여시키고) 국대 출전 시 FA자격에 일정한 가점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시아쿼터 도입도 서두르고,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외국인 드래프트 방식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여러 일로 많이 바쁘겠지만, 그리고 직원 수도 20명 밖에 안되겠지만, 그리고 KOVO는 아직 팀 소유주 한 명 한 명을 상전처럼 모셔야하는 현실이겠지만, 그래도 산적한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스스로 리그의 운영 '주체'로서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소규모 조직인데도 최근 변호사 채용까지 하는 걸 보니,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사)한국배구연맹] 한국배구연맹 전문직원(변호사) 채용 공고(D-18) - 사람인

(사)한국배구연맹, 한국배구연맹 전문직원(변호사) 채용 공고, 경력:신입/경력, 학력:대학교졸업(4년)이상, 연봉:회사내규에 따름 , 마감일:2023-02-11, 홈페이지:http://www.kov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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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쪼록 오랜만에 신생팀이 생겨나고, 김연경 선수가 노장으로서 활약을 하며, 배구 인기가 드높은 요즘, 연맹이 이러한 팀의 사고를 수습하면서, 스스로 권위를 높여나가길 빈다. 

 그리고 오지영 선수. 벤치에서 한 경기 응원단장이자 준 코치 역할을 잘 수행했으니, 다음 기업은행 전에서는 멋진 수비로 시즌 3승을 이끌어주길 빈다. 그리고 남은 GS와의 두 경기에서도 응원단장이자 준 코치로서 모두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길 빈다. 화이팅 오지영! 화이팅 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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