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동물학자, 지금은 환경운동가로서 유명한 제인 구달. 최근 한국에 방문하셔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대석학에 대한 뉴스를 보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되면, 스스로의 무식함에 민망할 때가 있는데, 궁금증에 제인 구달 일대기를 다룬 책을 읽고자 도서관을 찾았을 때도, 이런저런 책을 보면서.. 어떤 면에서 대단한 분인지, 왜 이 분의 발언이 전 세계인들에게 울림이 있는지 그저 감탄하게 되었다.
이제 90이 다 된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영민했거나 천재성을 보인 것이 아니라, 유아 시절부터 침팬치 인형을 가장 사랑하고, 어린 시절 애완견 러스티 감정을 읽어내는 수준으로 동물을 이해했다. 닭이 알을 낳는 것을 보고 싶어 닭장에서 몇 시간을 잠입해서 지켜보거나, 지렁이가 귀엽다며 침실에 들여놓는 것도 사람들이 흔히 듣는 천재성과는 완전히 다른 에피소드 들이다.
그 후 부유하지 않은 가정환경 때문에, 고교 졸업 후 비서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우여곡절 끝에 침팬지를 관찰할 수 있는 아프리카 곰베에서 연구에 돌입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구달 박사 인생의 공통점은 한 가지, 동물을 지켜보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겠다는 열망을 한 번도 꺾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평생에 걸친 일관된 연구에의 헌신 앞에서, 대학에서 학석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박사학위를 받은 것, 그리고 박사공부를 하는 중, 연구대상인 동물들을 일련번호(001, 002....)로 명명할 것을 거부한 것 등은 그저 지나가는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일생에 걸친 확신과 애정 속에 이런저런 일화나 미담은 재미를 줄 뿐 큰 무게를 더하지는 못한다.
그런 확신과 애정에 있기에, 지금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구달 박사의 환경운동(동물보호운동)에 있어서의 메시지는 잠시나마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숙연하게 만든다.
1. Rejoice that we are part of animal kingdom.
2. Respect all life.
3. Open our minds, in humility, to animals and learn from them.
4. Teach our children respect and love nature.
5. Be wise stewards of life on earth.
6. Value and help preserve the sounds of nature.
7. Refrain from harming life in order to learn about it.
8. Have the courage of our convictions.
9. Praise and help rhose who work for animals and natural world.
10. Act knowing we are not alone and live with hope.
- 출처 : '생명사랑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 제인 구달 이야기'(명진출판)
어찌 보면 뻔해 보이지만, 평생에 걸쳐 연구와 행동에 헌신한 석학이 말하기에 무게가 실리는 10가지이다.
한국 대학생을 위한 연설에서도 구달 박사는 왜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가지라 이야기한다.
It was about, I know six or seven years ago, that our mutual friend, E. O. Wilson, worked our statistically that if everybody in the planet back then at the same standard of living as the average American, we would need three new planets to provide the non-renewable natural resources.
There are people now saying "Oh, no, we would need five new planets at least, maybe six." But it doesn't matter, does it Whether we need three or six? Because we've only ogt one poor old battered mother Earth and somehow we are going to have to find the solutions.
- 출처 : '생명사랑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제인 구달 이야기'(명진출판)
지구라는 우리가 사는 곳이 이제 정말 한계에 다다랐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 사태의 원인이 전 인류의 욕망 때문임을 우회적으로 꼬집는 연설문에서, 평생을 연구자로서, 운동가로서 살아온 고뇌가 느껴진다. 진정 앞으로의 인류를 걱정하기에 '뭐라도 해야 한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라'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 활동을 노년에도 쉬지 않고 있다.
이제 슬슬 다음 세대 걱정이 드는 나이가 되다 보니, 이런 위대한 석학의 메시지를 접하면,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게 된다. 현재 한국에 머물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 구달 박사, 가능하다면 한국의 어떤 대학이든, 명예박사라도 수여하면서 보다 많은 재학생들에게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싶다. 이제 90을 바라보는 고령의 나이, 아무리 지금 건강하시더라도 지금 젊은이들은 구달 박사를 볼 날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사실 구달 박사가 명예박사를 굳이 원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명예박사 하면 유력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가 떠오르는 현실에서, 전 인류를 걱정한 석학에게 수여되는 명예박사는 개인에게는 영예로운 일이고, 그녀의 신념을 널리 알릴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한국의 왜곡된 명예방사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는 선택일 것이다.
한국에서 언제까지 머무를지, 그녀의 활동이 얼만큼 더 너무나 바쁜 한국 언론에 조명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우리 젊은이들이 구달 박사에게서 많이 배우고 느끼기를 바란다.
'사람 보기 - 다른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단시대를 살아낸 역사학자 세상을 떠나다 - 강만길 교수 별세 (20) | 2023.06.24 |
---|---|
정몽규 회장을 바라보는 한국축구협회 노동조합 - 사측은 누구인가? (22) | 2023.06.19 |
대학이 등록금을 올릴 수 없는 이유 -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4) | 2023.01.12 |
영원히 남을 명언 - 디트리히 본회퍼 (8) | 2023.01.06 |
2022년 마지막은 한나 아렌트와 함께 (16) | 2022.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