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보기 - 다른 생각

정몽규 회장을 바라보는 한국축구협회 노동조합 - 사측은 누구인가?

마셜 2023. 6. 19. 23:59
728x90
반응형

 

 한국 스포츠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한국축구협회는 가장 예산규모가 크고 운영 또한 선진적이다. 

 실제로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이런저런 정보들을 검색해 보다가 들렸던 한국축구협회 홈페이지는 조직의 비전이나 참여대회 정보 등에서 여타 종목 협회들과 수준이 다름을 잘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선진적인 운영이 협회의 차별화된 노력 때문만이 아님을 잘 알지만, 어쨌든 칭찬받을 일은 칭찬받을 일... 다른 종목에 비해서 어쨌든 축구협회는 많이 앞서가고 있다. 

출처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이렇게 한국 내에서 선진적인 협회 모습을 보여줘야할 한국축구협회 관련으로 흥미로운 기사가 나와서 시간을 내어 정독해 보았다. 

 기사가 나온지 보름이 넘게 지났고, 추가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한 모양이다. 하긴 한국축구협회가 사업장으로서는 큰 규모라고는 하나, 한 노조원이 소식지에 올린 글이 언론에 기사화된 것도 어찌 보면 쉽지 않았던 결과이다. 

 게다가 해당 소식지 원문이 공개된 것도 아니니.... 더 큰 반향을 일으키키는 어려웠을 것이다. 날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노조원의 기고를 눈여겨보고 기사화해준 기자의 부지런함에 우선 박수를 보내야할 것 같다. 

 

“축구계 무너뜨린 죄, 평생 기억하며 살라” 정몽규 향해 고강도 '내부 비판'

“더 이상 대한민국 축구에 관여하지 말고, 이쯤에서 인연의 고리를 끊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향해 KFA 내부에서 강도 높은 비판의

isplus.com

 

 내용은 쉽게 읽힌다. 나같이 라이트한 축구팬도 분노했던, 전면적인 '사면->사면철회' 사태에 격분한 노조원이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쓴 글이다. 사실 분노한 노조원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한국 최대 규모 스포츠 협회인 한국축구협회라면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진다. 

 

 노조 소식지에 실린 글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회장사의 재정적 도움이 있으면 살림살이는 좀 나아는 지겠지만, 도움이 없더라도 우리가 아끼고 허리띠 졸라매면 버티고 이겨내어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축구협회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우리에게 맡기고 떠나시라. 

 안녕. "

 

 노조원의 일면 당당해 보이는 외침에 문득 궁금해졌다. 정몽규 회장의 재정적 도움은 도대체 얼마이길래, 격앙된 노조원조차도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는 한다'는 표현을 썼을까. 

 

 

대한축구협회 내년 예산은 1,581억원

 (비전21뉴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이날 이사회가 책정한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예산은 1,581억원이다. 이는

www.vision21.kr

 일단 대한축구협회의 1년 예산은 1,000억원이 넘는다. 

 작년 예산은 일시적 건축비용이 포함되었던 것이고, 그 전년도에 1,100억 원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대략 연간 예산 1,000억 원이 넘는다고 봐야 하겠다. 

 그리고 정몽규 회장은 2018년에 이어 최근 기부를 포함에 총 60억원을 기부했다. 그리고, 활동에 드는 각종 비용 등을 사비로 충당하고 있기에 그 외에도 적지 않은 비용을 협회를 위해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다. 

 

 여기서 뭔가 혼란스러워졌다. 

 물론 축구협회는 자체 수익으로 연간 예산의 70% 이상을 충당하는 꽤 건실한 스포츠협회이다. 하지만 연간 예산의 1~2% 이상을 사비로 기부할 수 있는 수장이라니... 무조건적인 퇴진이 정답일까. 

 승부조작 연루 인사들에 대한 사면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고, 축구인들이 분노할만한 일인지 잘 알고 공감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황을 살펴보니, 정몽규 회장을 사퇴하라고 할 명분도 약하다. 협회를 위해 이 정도 돈을 기부하고 오랜 시간 책임질 수 있는 다른 재벌 기업인이 물색되어 있지 않다면 말이다. 

 

 오히려 내가 궁금한 것은, 정몽규 회장 주도로 이런 황당한 자살골을 넣었는데도, 왜 협회는 회장을 경질하거나 축구인들의 여론을 대표하여 압박하지는 못하는 것일까? 회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기업도 아니고, 다른 어느 스포츠협회보다도 재정자립도도 높고, 스타급 축구인들도 많은데 말이다. 

 

 아무튼 용기있는 구성원이 있는 것은 조직에 힘이 되는 일이다. 특히나, 조직 수장에게 거침없이 비판의견을 낼 수 있는 소식지는 꼭 필요한 조직 내 언론일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소식지 '그린카드'에서는 협회장을 압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등을 이야기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그보다도 먼저 노조 소식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다양한 의견을 축구팬들이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앞으로는 이런 날선 비판의견이 나오지 않도록, 그런 충격적인 자살골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몽규 회장이나 협회는 조용히 주목받지 않고, 선수들과 팬들이 더 주목받는 그런 협회가 되길 바란다.   끝.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