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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원점 - KOVO 2024-25 시즌 23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마셜 2025. 1. 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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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 배구단 인스타그램)

 

 무섭다 도로공사

 

 여전히 하위권에 있지만, 타나차가 가세한 도로공사는 적어도 페퍼에게는 매우 무서운 팀이 되었다. 1월 23일(목) 벌어진 시즌 23차전 한국도로공사와의 시합에서 페퍼는 셧아웃 완패를 당했는데, 드러난 스코어보다도 갈수록 무너지는 경기내용과 선수들의 무거운 몸놀림이 더 문제였던 경기였다. 

 한심하다. 충격적이다. 아마 수준이다. 여러 비난을 쏟아낼 수 있겠지만, 팬으로서 시즌 36 게임 리뷰를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처지에... 왜 졌는지도 짚어보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는 그렇다. 그리고 이왕 할 거면, 좀 침착하게, 짧게나마 이것저것 되짚어보고자 한다.

 도로공사 플레이는 페퍼보다 훨씬 훌륭했다. 승점을 가져오기에는 두 팀의 플레이 수준 격차가 꽤 커보였는데, 분명 이겨본 적도 있는 팀인데... 어떻게 이렇게 완패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세부적으로 좀 살펴보자. 

 

패배요인 첫번째 타나차

(출처: 네이버 스포츠)

 

 신장 181cm의 아시아쿼터 OH, 이제 한국 2년차인 타나차 선수는 거의 혼자 힘으로 페퍼를 박살냈다. 22득점에 공격성공률은 55.3%, 그리고 범실은 두 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 순도가 높았고... 리시브효율도 50%가 넘을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크로스와 직선을 고루 공략하는 모습은 페퍼 MB진을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는데, 특히 장위는 시합 내내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이었고, 이는 평소만 못한 블로킹 수로 그대로 이어졌다. 이는 장위 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염어르헝은 뭐... 아직은 매 경기 정신이 없을테니 잘했네 못했네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느낌이었다. 경기종료 후 확인한 기록지에서 확인한 4득점이 의외로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앞으로도 왼쪽에서 타나차는 빠른 풋워크로 조금 더 빨리 들어오는 공격을 시도할텐데... 중앙을 지켜야 하는 장위에게는 이런 스타일이 가장 상성이 안 맞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장위는 차라리 좀 높이 떠서 강하게 때리는 공격이 막을만한데, 쉴새 없이 움직이는 타나차를 막으려면, 반대편 니콜로바를 좀 버리거나, 좀 더 그 쪽으로 먼저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왜 아시아 배구에서도 한국이 경쟁력을 상실했는 지... 타나차를 보면 이해가 된다. 엄청난 신장이나 탄력은 아니지만, 공수 양면에 있어서 탄탄한 기본기와 눈치(?)로 무장한 타나차는 반쪽 짜리 선수가 수두룩한 한국 여자배구 OH진에 많은 걸 시사한다. 이한비 선수도, 이예림 선수도 좀 더 성장하려면 타나차 선수를 보고 배우길... 

 

패배요인 두번째 체력고갈

 

 아무래도 시즌 초반 외국인을 대신해서 큰 공격을 맡았던 박정아, 이한비의 체력이 바닥난 느낌이다. 사실 지금도 S급은 아닌 테일러 공격력 때문에 페퍼 OH들은 다른 팀에 비해 더 많은 공격을 맡고 있다. 

 박미희 해설도 선수들 몸이 무겁다며, 조심스럽게 체력문제를 거론했는데... 다른 팀에 비해 뎁스도 얇고 외국인도 시원치 않은 라인업을 생각하면, 다른 팀에 비해 더 빨리 지친 것이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특히, 그래도 잠시라도 백업과 돌아가며 쉬는 다른 팀과 달리 페퍼 리베로 한다혜는 거의 풀 타임 출장을 하고 있는데, 오늘도 타나차의 영리한 공격에 한 두 걸음이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이게 정말 지친 탓이라면, 페퍼 수비진은 노란불 정도가 아니라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한 두 게임 불리한 레이스가 예상되더라도 오선예 선수라도 투입을 하며 한다혜 선수를 쉬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장소연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패배요인 세번째 목표의식 상실 

 

 페퍼 선수들의 간절함과 프로의식을 믿지만... 사실 시즌 최다승도 이루고, 3연승도 달성한 상황에서... 외국인 공격력은 부족하고... 뎁스도 약한 팀 상황을 생각하면, 선수들이 쉬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해도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4라운드 후반부로 향해 가는 지금.. 부상자도 많고, 백업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이룬 시즌을 팬들이 끝까지 좋은 기억과 함게 즐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봄배구는 불가능하겠지만, 전구단 상대 승리도... 그리고 시즌 최다승 갱신도 아직 팬들에게는 절실한 목표이자 희망이다. 아직은 가장 어린 페퍼 팀,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는 승리와 함께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2024-2025 시즌을 완성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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