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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꼴찌 마인드 - KOVO 2024-25 시즌 22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마셜 2025. 1.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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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 배구단 인스타그램)

 
 

 아직은 약체팀을 상대하는 마인드 혹은 여유가 부족한 페퍼

 
 작년까지 리그에서 꼴치를 도맡아 하고, 승점자판기 노릇이나 했던 팀이었다. 올해 3연승을 기록하며 상위권 팀도 잡아내고, 팀 역사상 최다 승, 최다 연승, 최초 트리플 크라운 등 여러 기록을 줄줄이 달성하고 있지만, 아직 마인드 자체는 꼴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확대해석은 하지 말자. 여전히 형편 없다 그런 단편적인 의미는 아니다. 이제 중위권 팀으로 상위권 팀과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전력을 갖추었지만,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페퍼를 상대로 업셋을 노리는 약체팀을 상대하는 강팀으로서 마인드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페퍼에게 지금 순위표와 리그 분위기 자체는 모두 낯설다. 그래서인지 이제 GS칼텍스 상대로는 실바를 빼고는 전 포지션에서 앞서고 있고 승점에서도 격차가 있음에도 오히려 경기 내내 페퍼는 조급합을 보이며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1~3 세트 모두 20점을 넘기지 못하며 그야말로 완패를 당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제는 언더독을 어떻게 상대할 지 새로운 도전과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바로 GS전에서 꼴찌 마인드 혹은 약체로서의 패배의식이 경기력에 어떤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지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가장 경험이 부족한 염어르헝도 그간의 무난했던 경기와 달리 이날 무려 4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또한 이겨도 본전인데 지고 있는 상황의 조급함에 적잖이 쫓긴 탓은 아닐까 싶다. 
 반면 GS는 이것저것 잴 것 없이, 그냥 1승 만을 위해 뛰는 언더독의 간절함을 잘 보여줬다. 그런 언더독을 요리하기에는 여유가 부족했고, 포지션별 우위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언더독의 간절함과 초반 실바 공격을 어떻게든 아끼는 현실적 전략이 잘 먹힌 경기였고, 사실 이런 전략은 올 시즌 변화가 없을 테니, 다시 GS를 만날 페퍼는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테일러와 실바의 기량 차이? 문제는 결국 서브리시브

 
 일각에서는 결국 테일러와 실바의 기량 차이가 완패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실바는 테일러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다. 페퍼 팬들 중 외국인이 실바나 빅토리아 수준이었다면 지금 우승 경쟁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어쨌든 공격력이 부족한 테일러를 데리고도 페퍼는 3연승도 하고, 최다승도 기록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또한, OP를 제외한 OH, MB, S 모든 포지션에서 페퍼는 기록상으로 우위에 있다. 물론 12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범실 6개를 만들고, 공격성공률은 29.7%에 불과했던 OP에 비하면 실바는 그야말로 '킹 실바' 같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히려 패인은 상대편 목적타에 속절 없이 무너진 서브리시브지, 테일러의 부진은 아니었다. 당연히 테일러도 어떻게든 범실을 줄여야하겠지만, 앞으로도 테일러는 다른 OH, 그리고 장위가 공격에 열심히 가세해 주지 않으면 공격력이 급갑할 것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이자 현실이고, 그럼에도 남은 시즌을 끌고 가야하기에... 과제는 분명하다. 어떻게든 리시브에서 버티면서 삼각편대(테일러, 박정아, 이한비)와 장위가 고루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줘야 이길 수 있다. 
 
 

할 거 다했던 유서연, 코트에서 볼 수 없었던 박정아

 
상대 팀이지만, 단신 OH 유서연의 활약이 대단했다. 16득점에 공격성공률은 46.7%, 범실은 2 개에 불과했고, 리시브효율은 63.6%를 기록했는데... 이 정도면, 하고 싶은 거 다했다..... 라고 평해도 되겠다. 게다가 섬뜩한게 이 팀의 OP는 실바인데, 한 게임 50점 득점도 할 수 있는 OP가 있는 팀  OH에게 이 정도로 당하면, 셧아웃 패배가 당연하다. 
 반면 페퍼 박정아는 다시 봐도 눈을 의심할만한 기록을 남겼다. 1득점, 공격성공률 10%, 범실은 3개, 리시브 효율은 -9.1%. 기록만 봐도 공격은 때리면 수비에 걸리고, 리시브는 손만 대면 실패했구나... 대번에 알 수 있는데... 실제로 그랬다. 결국 견디다 못한 장 감독은 2세트부터 아예 박정아를 벤치로 불러들였는데... 물론 박은서 선수가 애쓰긴 했지만, 높이를 포기하는 순간... 상대 권민지, 유서연에 비해서 페퍼 OH는 해볼만한 라인업이 된다. 외국인 대신 피니셔 역할을 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든 건 눈에 보이지만, 어쨌든 박정아가 코트에서 계속 버텨줘야, 이한비도 살고, 테일러도 살고, 페퍼 팀도 산다. 
 
 

양손 덩크? 한국 심판들은 국제경기 안 보나.....

 
 기록적 연패의 아이콘처럼 되버린 이영택 감독. 팀에 워낙 악재가 겹쳤기에 동정여론도 꽤 있는데, 특히 애매한 비디오판독 규정 때문에 긴 시간 항의했던 짤은 여러 배구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날은 여유있게 이기고 있었던 덕분인지 가볍게 웃으며 항의하는 형태로 넘어가긴 했는데, 이영택 감독이 장위 공격을 문제삼으며, 이 장면의 짤이 배구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갈수록 리그의  캐치볼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느낌인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배구에서 두 손 덩크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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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들은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적어도 올 시즌은 눈을 감기로 결정한 듯 한데... 이제 리그에 처음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캐치볼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고 있는 건 위험신호다. 물론, 국내리그에서 캐치볼을 근절한다고 해서 갑자기 국제경쟁력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리그에 만연한 캐치볼로 인해 MB포지션에서 강타를 때리려는 노력이나 타이밍을 살리려는 패턴 연습 등은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노력으로 전락할 가능성은 높다. 간단히 말해서, 페퍼도 MB 유망주 염어르헝이 이런 캐치볼성 플레이를 익히면 쉽게 점수 낼 수 있다. 어렵게 속공플레이에서 강타 연습을 할 필요도 없고, 세터도 대충 머리 위로 올려주면 캐치볼성으로 방향을 조절해서 위치에 맞춰 떨어트린다면 어렵게 빠르게 토스를 할 필요가 없으니 한결 편하다. 
 문제는 이런 플레이가 국제무대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고, 긴 리그 얇은 선수층의 KOVO에서 이런 반칙성 플레이가 양성화되면 어려운 플레이를 연마할 이유는 더 줄어든다는 점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그냥 힘들어도, 초반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어도, 심판들이 그냥 국제무대 수준으로 캐치볼 반칙을 잡으면 된다.
 물론 심판들도 힘들테고... 항의가 빗발치겠지만... 그게 미세하게나마 국제경쟁력을 올리고, 리그에서도 불필요한 경기지연을 없애는 방법임을, 그리고 MB유망주들이 좀 더 속공기술 연마에 집중하게 하는 방법임을 배구팬들은 누구나 안다. 
 
  페퍼 경기 포스팅을 하다가, 캐치볼논란으로 이야기가 샜는데... 이 번 주도 페퍼는 목-일 경기... 정말 타이트한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 경기 도로공사 전마저 패하면, 하위권 두 팀에게 연달아 잡히는 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운될 것 같은데, 이제 도로공사도 꾀돌이 타나차가 가세하고 겁없는 신인 세터 김다은의 기세가 오른 후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에너지레벨이 높은 팀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높이는 페퍼가 한 수 위. 언더독의 심정으로 강하게 부딪혀올 도로공사를 상대로 침착함을 잃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는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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