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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녕 - LG트윈스 내야수 정주현 은퇴

마셜 2023. 11. 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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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LG 정주현 선수 페이스북>

 
 이제 우승팀으로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LG트윈스. 스토브리그를 관망하고, 프런트의 행보를 예측하는 팬들의 심정은 그 어느 때보다 관대하다. 사실 예년에 비해 뭘 할 수 있는 FA 상황이 아니기도 하고, (무엇보다 샐러리캡이 강한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의 대량 유출도 너무나 예상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렇게 관대한 팬심 기준으로도 다소 놀라운 뉴스가 전해졌으니, 보류선수 명단 발표와 동시에 내야수 정주현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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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고, 아주 작지만 어쨌든 우승에 일조한 정주현이지만, 선수로서 마지막 행보까지 이름을 단독으로 알리지 못하고...  서건창, 송은범과 함께 기사화되는 것을 보면, 어찌 보면 이 또한 냉정한 프로의 세계이다. 
 
 이제 겨우 33살, 동갑내기 내야수 오지환은 LG 29년 만의 우승이자 주역으로 그야말로 행복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은퇴하기엔 이른 나이.. 이래저래 LG팬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식이다. 
 
 2라운드 5순위로 LG입단. 물론 기대가 적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오지환처럼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내야 한 자리를 책임질 거라 평가받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반대로, 그런 적은 기대 때문에 기회를 받지 못했느냐 한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신민재가 나타날 때까지 근 10년간 두통거리였던 LG 2루에서 많은 테스트를 받았으나, 믿음을 주지 못했던 정주현 선수였고.... 그 와중에 3루, 유격수까지 이리저리 백업으로도 뛰어보고, 도저히 내야는 안된다는 판단 하에 빠른 발과 펀치력을 살리는 차원에서 외야수 전향까지 시도했던 것도 이제는 되돌아보면 추억일 뿐이다.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이장아찌'라는 신박한 별명으로도 팬들에게 웃음을 선수했던 정주현 선수는 그 돌글러브질과 본헤드 주루에 대한 수많은 비난을 했던 팬들의 '짠하다', '안타깝다'라는 평가와 응원을 받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은 많지 않은 포스팅 밖에 없는 스포츠 블로그이지만, 2023 정주현 선수의 마지막 시즌, 소중한 홈런 게임을 리뷰하는 글을 적었던 게,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다시 읽어보니, 정주현 선수에 관해서도 그리고 지난 13년간의 엘지 야구에 대해서도 많은 것이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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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한 무릎 부상 때문에 더 이상 선수 생활이 힘들다 하니, 이 연봉 6500만 원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 선수에게 올해 우승이 얼마나 큰 의미였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역시 프로스포츠는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몇 줄은 은퇴하는 정주현 선수에게 남겨본다. 
 
 To. 정주현 선수 
 13년 동안 늘 부실했던 LG 내야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정 선수가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을 때, 맹비난을 퍼부었던 팬 중에 저도 한 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비난할 수 있었던 에너지도 결국, 정 선수의 빠른 발과 펀치력, 남부럽지 않은 어깨에 대한 기대에서 나온 건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미안했던 마음을 전해봅니다. 
 올해 8월 있었던 SSG전 홈런 잊지 못할 겁니다. 그때 그라운드를 돌던, 밝지만은 않던 정 선수 표정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 혹은 팬으로서 앞으로도 LG가 강팀의 길을 가는데 힘을 보태주세요.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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