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배구를 못하는 이유 - 결국은 리시브

 대표이미지 출처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인스타그램

 

 11월 5일, 1세트 혈전을 끝으로 모든 것을 불태운 듯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완패한 페퍼저축은행.

 사실, 시즌 겨우 1승. 이제 1라운드가 끝났다지만.... 3:0 셧아웃 패배가 놀라울 것 없는 신세인데, 그래도 2~4세트 경기력은 정말 팬 입장에서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마지막에는 정말 농구 가비지타임처럼, 상대 정관장이 대놓고 중앙공격을 하며, 연습하듯 맹폭하는 것도 전혀 견제를 못했는데...  

 헛웃음과 함께 중계를 끄고, 나중에 기사를 보니 페퍼가 정관장에 13전 전패인 모양이다. 

 

13전 13패에 승점 따기도 힘들다, 고작 1점 획득이라니…정관장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는 페퍼,

 

 모든 것에서 압도당했기에 상성이니, 선수단 구성 같은 것을 따지는 것도 우습고...

 

 경기 중 작전타임에 조 트린지 감독의 분노한 질타(짧게 이어지는 통역이 정말 예술이었다)도 볼만했지만, 정작 기사를 보고 떠오른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바로 스포츠 특히 야구팬들에게 만능짤로 통하는 스토브리그의 한 장면..

 

 페퍼 버전으로 제목을 붙여보자면..

 

 우리는 리시브를 못해요. 

 

출처 : 유튜브 오분요약

 꼴찌팀의 악당 구단주 (조카) 권경민이 단장 백승수에게 연봉을 깎으라고 찍어 누르는 장면

 

 이유를 말해줄까요?

 

 우리는 야구를 못 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야구를 드럽게 못 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몇년째 야구를 드럽게 못 해요.

 

  다시 봐도 공감되면서도 웃긴 장면인데, 페퍼 버전이 떠올랐다. 

 

 우리는 리시브를 못 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리시브를 드럽게 못 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몇년째 리시브를 드럽게 못 해요. 

 

 지난 5일(일) 경기에서 리시브 정확 개수는 페퍼가 오히려 25:14로 앞섰으며, 이한비의 리시브효율은 52.9%로 나쁘지 않았다고 반박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지영의 리시브효율은 20%라는 건 함정. 

 리시브 정확 개수에서 11개차로 앞선 팀이 외국인 선수 듀오에게 43점을 내주며, 완패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결국 정확한 리시브 이외에 나머지 리시브가 너무나 형편없다 혹은 부정확한 리시브에 대해 공격 능력이 너무나 떨어진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배알못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야스민-박정아로 이어진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엉망진창인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이리저러 뛰어다니며 묘기토스를 해야 하는 이고은 선수가 딱히 문제인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선수들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너무 별로일 뿐이다... 물론 공격도 시원치 않지만....

 

 이제 팬들 사이에서도 박정아를 리시브 라인에서 제외하고 2인 리시브를 가야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1라운드 마지막이었던 5일 경기에서도 결국 채선아 선수가 나오며, 리시브를 강화했는데.. 이미 대세는 기운 후여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고, 선수들도 텐션이 떨어진 후였다. 

 

 전망은 암울한 것이 리시브라는게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점... 7개 구단 중 서브가 가장 약한 페퍼가 리시브도 가장 별로라면 뭐.. 꼴찌는 당연하다. 그래도 팬으로서 좀 나아졌으면 하는 장면...

 

 2인 리시브를 할 거라면.. 1세트부터 한 번 제대로 해보자... 정말 박정아가 공격에서 활약하는 것이라도 보게..

 플로팅 서브를 넣을 거면, 제발 범실이라도 줄이자.. 어차피 페퍼 서브로 상대방을 괴롭히기 어렵다면, 목적타라도 제대로 넣었으면 한다.  안되면 이민서 선수라도 승부처에서 원포인트로 적절히 써보자. 

 

 그 외 전체 리시브에 대해서는.. 배알못이라 잘 알 지도 못하거니와... 오지영 중심 포메이션을 아직도 제대로 못 짜는 느낌이라..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것 외에.. 답이 없다. 트린지 감독 말대로 질 때 지더라도, 준비해 온 대로 제대로 팀플레이를 하는 그런 팀이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