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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와 47.6% 사이 - KOVO 2023~2024 남자 신인 드래프트 역대 최저 지명률

마셜 2023. 11. 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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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미지 출처 : KOVO 홈페이지 

 

 KB손해보험이 더 이상 케이타의 킹밥이 아니라 낯선 팀이 돼버린 이후, 전처럼은 즐겨보지 않는 남자배구. 

 하지만 흥미로운 기사가 눈길을 끌어, 클릭하게 되었다. 

 바로 내년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것. U-18 세계대회 3위를 이룬 주역들이 얼리로 참여하여 지명받은 것도 뉴스거리가 되었고, 삼성화재가 기적 같은 확률로 1순위를 거머쥔 것도 화제, 거기에 216cm 최장신 조진석의 드래프트 참가도 관심을 끌었지만, 한국배구를 걱정하는 이 기자는 낮은 지명률(취업률)을 걱정했다. 

 

 

프로배구 흥행의 짙은 그림자, 신인 드래프트 역대 최저 취업률

30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끝난 한국배구연맹(KOVO) V리그 2023~2024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프로행을 위해 드래프트 신청서를 접수한 선수들은 근사한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을 찾았다

v.daum.net

 

 생각해보면, U-18 대표팀의 쾌거가 오랜만에 낭보였을 뿐, 최근 배구계에는 좋은 소식이 없었다. 여자대표팀은 세계대회에서 기록적인 연패를 기록했고, 남자대표팀은 아예 세계대회에 나갈 실력이 안되었다. AVC챌린지컵에서 망신을 당한 것도 별로 놀랍지 않을 정도... 아시안게임에서는 개막식 전에 초스피드로 동반탈락했고, 협회는 남녀 대표팀 감독을 동시에 경질했다. 

 쓰고 보니 인기 겨울스포츠로 사랑받는게 민망할 정도 수준인데... 여기에 안 좋은 뉴스를 하나 더한 것이 드래프트에서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한 것이다. 

 

 사실 47.6% 도 그렇게 낮은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의 경우, 해마다 지명률은 20%가 안 되며, 10개의 실업팀이 있는 배구는 오히려 상황이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해보자. 냉정한 경쟁을 바탕으로 연봉제 프로스포츠로 운영되는 KOVO에서 완전고용이 나올 리도 없고, 더 높은 지명률을 보인다고, 배구 저변이 넓어지거나 인기가 올라갈 것도 아니다. 

 

 단순하게 배구 현실을 개탄하기 보다는 인터뷰에 임한 감독들 이야기를 들어보자. 

 

 "쓸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

 "아시아쿼터 영향도 있다"

 "얼리드래프트로 인해 대학배구도 위기라 걱정이다"

 

 다 옳은 이야기인데, 사실 뭔가 직설적으로 한 마디 해주는 감독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나마 코트의 명언 제조기 최태웅 감독이 일본과 비교하며 일침을 날렸는데... 

 

 “일본에서는 프로에 온 선수들을 가르칠게 없어 심리적인 부분만 관리해 주면 된다고 한다. 반대로 우리는 프로에서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

 

 물론 이제 일본은 우리와 비교도 안되는 배구 강국, 하이큐 인기가 보여주듯이 저변 비교 자체가 언감생심이다. 상위 5% 선수들만 선발되는 국대 기량 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기 자체가 왜 차이 나는가? 일본 선수들이 대학 졸업 시점에 기량이 그렇게 좋다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당장 중고배구연맹은 지도자들을 일본으로 연수 보내야 할 것이다. 스포츠라 하더라도 어쨌든 코칭의 영역... 가르치는 일에서 왜?라는 궁금증을 가지지 못한다면, 이것만큼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있을까? 왜 일본 대졸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한지 궁금한 사람은 나뿐인가? 한국의 엘리트체육이 운동시간에서 밀리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현직감독들인 만큼, 배구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을 언급하긴 어려웠겠지만, 당장 2군리그가 없어서, 지명된 신인들도 웜업존에서 몸만 풀고, 원포인트 서버로 얼굴을 비추다가 은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이 리그의 모순은 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까? 연봉 1억 원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당장 대거 주전을 차지할 정도로 뎁스는 얇지만 억대 연봉 선수는 즐비한 이 리그에서 말이다. 2군 리그를 통해 유망주들의 기본기를 좀 더 다듬으며 실전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건 나뿐인가?

 (지금이라도 연맹은 2군 운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참여하지 않는 팀은 샐러리캡을 삭감해야 한다..)

 

 당장 국대팀 경쟁력 향상에 신경쓰기도 바쁜 연맹과 협회겠지만, 낮은 취업률을 걱정하기 이전에, 그리고 김연경 선수가 은퇴하기 이전에 2군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빈다. 아마도 그게 중장기적으로는 취업률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선수들 기본기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현직 감독들이 말하기 어렵다면, 나 같은 배알못 보다 훨씬 배구를 잘 아는 배구전문기자 분들이 유도신문을 해서라도, 익명을 전제로 한 감독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호소해을 주시길 빈다. 그게 진정 어린 배구 선수들을 돕는 방법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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