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통틀어 가장 한심한 패배
시즌 전 경기를 챙겨보고 있지만, 시즌 통틀어 가장 한심한 패배였다. 아무리 충분한 휴식을 취한 정관장이 경기감각을 살리기 위해 다시 정예멤버로 나왔다 할 지라도 어쨌든 상대는 주전 OH와 주전 MB를 부상으로 잃은 팀이다.
그런 상대를 승리하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셧아웃 패배였고, 게다가 1세트 7점차 리드를 역전당했다. 그 와중에 3세트 경기에서 메가에게 35점을 두들겨 맞은 건 별로 뇌리에 남지도 않을 정도로 실력도 파이팅도 경기운영도 모두 한심했던 그런 경기였다.
정신 나간 테일러, 프로의식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테일러는 갓 프로세계에 뛰어든 신인이 아니다. 아니 신인이어도 프로라면, 아니 설사 학생스포츠에서도 이런 한심한 해프닝은 없어야 한다. 14일 화요일 경기에서 테일러는 싸인된 유니폼을 경기장에 들고 와서, 2세트 중반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팀 공식 워밍업에도 참여를 못했다고 하니, 경기 투입 후 경기력이 엉망진창이었던 것도 이해가 된다.)
올해 초반 자비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여러 조롱을 받았지만, 그래도 테일러가 최선을 다하며 장위와 더불어 외국인으로서 주전 두 자리를 잡음없이 잘 메워줬다 생각했는데... 막판에 이 정도 사고로 또다른 흑역사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구단에서 벌금이라도 물릴지 다른 징계를 할 지 모르겠지만, 글쎄다. 사실상 시즌이 끝난 마당에 징계가 뭔 의미가 있으며, 벌금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저 1승을 추가할 기회였던 경기 첫 세트에서 압승을 눈앞에 뒀다가 기세가 넘어감에도 외국인을 출격시키지 못했던 장 감독이 블쌍할 따름이다.
기량이 현저히 퇴보한 세터진
이제 확실히 보인다. 이원정은 전혀 발전하지 않았고, 박사랑은 시즌 초중반에 비해 기량이 퇴보했다. 이원정의 답보도 아쉽지만, 박사랑의 퇴보는 여러모로 의아하면서도 답답한 부분이 있다. 한창 나이... 국대도 다녀오고, 팀 공격도 괞찮아졌고, 특히 미들블로커는 장위라는 걸출한 외국인이 왔는데.. 왜 토스 정확도가 나날이 떨어질까.
체력 이슈일 가능성은 적다.올해 박수빈까지 선을 보였던 세터 자리이기에 그나마 출장은 분담이 되었다. 팀 분위기? 작년 내홍을 겪으며 온갖 손가락질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그래도 조용했는데?? 서브 리시브? 물론 지금 리시브효율이 한심한 수준이지만, 작년은 뭐 좋았나.. 그나마 방전되었어도 한다혜가 버티는 올해가 낫다. 결국 현재 상황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면, 중앙 공격에 대한 입스 증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 날 경기에서도 박정아가 리시브 후 쓰러졌는데도, 텅빈 중앙에 공을 올리는 범실을 저지르며 한유미 해설의 한숨이 나오게 만들었는데.... 곧 시즌이 끝나는게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로 한 경기 한 경기가 힘든 걸 넘어 위태로워 보인다.
결국 다시 꼴찌로
이 날 경기에서 승점을 따지 못하면서, 결국 페퍼는 GS 실바에게 밀려 다시 꼴찌가 되었다. 아무리 실바가 리그를 박살낵고 있다지만 줄부상으로 배구팬들에게 동정을 받았던 GS에게 밀린 건, 충격이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한다혜와 박정아 좀 쉬게 해주며 내년 드래프트에서 이지윤이나 노려볼 것이지.. (물론 구슬 확률 차이는 크지 않다) 남들 다하는 3연승이니.. 시즌 10승이니.. 자화자찬을 했지만, 그러한 뉴스나 성과의 의미는 어디까지나 팀이 프로다운 배구를 할 때 얘기지... 또다시 꼴찌를 하며 그런 의미를 찾는 건 처연한 자기위로 밖에 안된다.
자력 탈꼴찌는 어렵지만, 그래도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기에 기회는 있다. 상대가 봄배구 전 경기감각을 올리기위해 주전을 풀가동할 현대건설이라 부담스럽지만, 어차피 꼴지팀에 만만한 상대가 있을까. 며칠 전 주전 둘이 빠진 팀에도 기록적인 셧아웃 역전패를 기록했던 팀이다. 길었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승리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어렵게 느꼈던 플레이도 더 시도해보고, 더 적극적으로 붙어봤으먄 싶다. 그 결과가 또다시 패배와 꼴지 확정으로 이어지더라도 어차피 탱킹해봤자 메리트도 별로 없는 리그,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그저 지난 14일 정관장전 같은 얼빠진 경기만 없었으면 한다.
'영원한 친구 -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전히 꼴찌와 2점차- KOVO 2024-25 시즌 34차전 페퍼저축은행 3:2 승리 (2) | 2025.03.14 |
---|---|
세터진 개편 필요성 - KOVO 2024-25 시즌 33차전 페퍼저축은행 2:3 패배 (6) | 2025.03.11 |
이원정과 김다은의 차이- KOVO 2024-25 시즌 32차전 페퍼저축은행 2:3 패배 (6) | 2025.03.06 |
보조공격수의 역할 - KOVO 2024-25 시즌 31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5) | 2025.03.05 |
이제는 진흙탕 싸움 - KOVO 2024-25 시즌 30차전 페퍼저축은행 2:3 승리 (2) | 202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