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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황금 밸런스 대형 트레이드 - 박병호-오재일 1:1 트레이드

마셜 2024. 6. 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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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라이온즈 및 KT위즈 홈페이지)

 
 KBO에서 흔치 않은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아주 예상 밖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병호가 KT구단에 방출을 요구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고, 이 나이 많은 고액연봉자를 KT에서 그냥 방출하거나 혹은 2군에 묶어두기는 어려울 거라는 야구팬들의 예측이 많이 나왔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황금 밸런스 트레이드로 결말이 날 지는 몰랐다. 그것도 동갑내기 사이 1:1이라니, 트레이드 개요만 보면, 자칫 긴 시간 골칫덩이가 될 만한 박병호 방출 요구 이슈를 잘 정리한 KT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볼 만하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뜯어보자. 두 팀은 도대체 이 트레이드를 왜 한 걸까? 그리고 이 트레이드 승자는 누가 될까?
 

[IS 포커스] 박병호-오재일 맞바꾼 대형 트레이드, 선수도 팀도 이해관계는 확실 - 일간스포츠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박병호와 오재일을 맞바꿨다. KT와 삼성은 28일 저녁 경기 직후, 두 선수의 일대일 트레이드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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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 삼성 이적 후 연이은 홈런포. 삼성 라이온즈는 대박?

 
 일단 삼성 입장에서 살펴보자. 트레이드 이유는 명확하다. 제안을 받은 입장에서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정확할 듯 싶다. 두 선수는 나이가 동갑이고 둘 다 고액FA에 해당하지만, 박병호는 우타, 오재일은 좌타이다. 현재 팀 타선 구성상, 그리고 앞으로 타선을 이끌 젊은 선수들의 구성에서도 좌타 비중이 높은 삼성은 오재일을 박병호로 바꿀 수 있다면, 나쁠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병호와 오재일의 커리어 하이는 비교불가다. 이미지 자체가 홈런왕인 박병호는 그 엄청난 장타력으로 KBO를 평정했음은 물론 MLB 진출까지 했던 대단한 선수다. 물론 전성기 때 연 30홈런을 기대하게 했던 오재일도 엄청난 거포임은 분명하나, 젊은 시절 52홈런을 기록했던 박병호와는 비교불가다. 이제는 두 선수에게 모두 과거 이야기라, 기약 없는 로또 같은 부활 가능성일 수도 있겠으나.. 생각해보자. 어차피 같은 값 로또를 사려면 최고 당첨액이 높은 걸 사면 더 기분 좋은 법... 커리어하이 약 50홈런 기록 선수와 약 30홈런 기록 선수는 부활 가능성이 둘다 낮다면 50홈런 기록 선수를 선택하는게 합리적이다. 
 암튼 박병호는 이적 후 첫 경기부터 장외홈런을 기록하며 대구팬들을 설레게 하더니, 주말 시리즈에서 연달아 장타력을 과시하며, 아직 본인 장타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시즌은 길고, 고액연봉자가 이 정도로 밥값 다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대형 트레이드 당사자들은 이적 직후 당분간은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법... 박병호의 화력 과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재일, KT 이적 후 첫 홈런포로 문상철과 경쟁 예고. KT위즈의 속쓰림은 언제까지?

 
 아마도 트레이드 블록에 올라있지는 않았을 오재일은 그야말로 박병호 이슈의 유탄으로 KT로 예상치 못한 이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딱히 나쁠게 없다. 물론 KT에 문상철이라는 젊은 1루수 경쟁자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삼성 타선이 오재일에게 자리를 계속 비워줄 정도로 약하지도 않을 뿐더러 좌타 유망주가 많은 삼성보다는 우타 거포가 필요한 KT가 출장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 
 이적 후 연일 홈런포를 날려댄 박병호와 달리 주말 시리즈에서 첫 홈런을 기록하며, 아직은 기대할 면이 있음을 증명한 오재일의 6월은 조금 힘겨울 것 같다. 아무리 베테랑이고 프로라지만, 본인이 원해서 이적한 박병호와 달리, 어느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KT행을 통지받은 오재일은 심경이 복잡할 것이고.. 박병호의 1루 경쟁자 맥키넌과 달리 문상철의 타격 페이스는 꾸준히 좋다. 물론 고액연봉자에 박병호 대신 온 오재일이기에 분명 기회는 섭섭치 않게 주어질 것이다. 라팍 만큼은 아니지만, 홈런 치기에 나쁘지 않은 위즈파크에서 장타력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해야하는 오재일의 나머지 시즌, 홈런 개수가 몇 개나 될지 궁금해진다. 
 
 

박병호, 참 예민하지만, 판이 자기 마음에 들면 참 무서운 타자

 
 그러고보면 박병호는 참 예민한 선수다. 작년까지 준수한 활약을 하며, KT 핵심선수로 인정받았지만, 단 1년만에 주전에서 밀려나자마자 바로 구단에 방출 요청을 했다. 그것도 37살 노장이... 예전 LG에서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하고, 아름다운 1주일과 2군행을 반복할 때도 그랬다. 물론 엉망인 성적에 자주 바뀌는 감독/코치진 탓에 박병호가 지나치게 많은 관심과 터치를 받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넥센으로 트레이드되자마자 대폭발하는 그를 보면서... LG팬으로서... 꽤 예민하고 여린 면이 있구나...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고 저렇게까지 잘할 줄이야....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 후 KBO에서 모든 것을 이루고, 메이저리그에서 도전했을 때도 비슷한 행보를 보여줬다. 뭔가 낯설고 불편한 환경 영향을 많이 받은 듯 뚜렷한 성과 없이 KBO로 유턴한 것... 이 번에도 후보(대타) 롤을 부여받자, 참지 못하고 잡음을 일으키면서까지 팀을 옮긴 것인데... 유니폼을 갈아입은 것 외에 환경 변화가 없었음에도 갑자기 버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홈런포가 어디까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일단 삼성에서 박병호에게 깔아준 판은 분명 마음에 든 듯 하고.. 당분간 마음 편한 박병호 방망이는 거침없이 돌아갈 것 같다. 
 
 이제 37살 동갑내기 거포의 이적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고, 삼성-KT 두 팀의 맞대결을 기다리는 야구팬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제 에이징커브를 부정할 수 없는 두 베테랑이 부디 부담 없이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둘다 LG에게는 좀 살살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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