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의 모든 구단이 그렇겠지만, 창단 3년 차까지 형편없는 실력으로 꼴찌를 차지한 페퍼 배구단에게는 외국인 선발이 더욱 중요하다. 구슬 운이 따라줘서 1순위를 무난하게 획득한 페퍼는 괜찮다는 평이 돌던 자비치 선수를 지명했는데, 일단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는 안도감 며칠 지나 옅어지니... 과연 이 선수는 어느 정도 실력인지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듯하다. 라이트팬인 나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여서, 제한된 자료로나마 한 번 영상과 기사를 종합해서 짐작이나마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높이는 훌륭하다. 파워는 글쎄....
일단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영상을 통해 공격 모습을 확인해봤다. 신장 자체가 190cm이 넘는 선수답게 높이를 매우 잘 살린다. 어려운 공도 곧잘 이런저런 방식으로 때려서 득점을 잘 만들어내는데, 아마도 다양한 리그와 국가대표를 경험한 30살 프로선수이기에 좋은 신체조건을 잘 살리는 요령을 갖고 있는 듯하다.
길지 않은 하이라이트에서 파이프 공격도 곧잘 시도하고, 직선 대각선 가리지 않고 잘 성공시키는 모습을 봤을 때 특별히 부족한 스킬은 없어 보인다. 박사랑-이고은의 토스가 갑자기 일취월장 할 것 같지도 않고... 오지영 대신 한다헤가 오긴 했지만, 여전히 박정아의 리시브라는 두통거리를 안고 있는 페퍼에서 안 좋은 토스도 어떻게든 때려줄 수 있는 공격스킬은 필수다.
높이와 기본 스킬을 갖춘 선수를 장 감독이 잘 선택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 걱정되는 부분은 공에 강한 힘을 실어서 때리는 것 같지는 않다. 뭔가 애매한 활약을 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만 남기고 떠난 니아 리드도 1순위였고, 작년 헌신적인 모습으로 감동을 주었던 야스민도 1순위였는데... 야스민의 상징은 그야말로 힘이 실리는 강력한 스파이크였다. 높이만 제대로 맞춰 올려주면 웬만한 블로킹은 무시하듯이 강하게 때리는 모습이 그야말로 시원시원했는데, 자비치는 그런 파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짦은 영상은 잘된 공격 위주일텐데, 그렇다면, 파워로 승부하는 공격 스타일은 아니라고 짐작해도 되지 않을까.. 결국 야스민 정도의 파워는 갖추지 못한, 높이와 유연함과 배구지능을 가진 스타일이라는 건데... 그렇다면 결국 야스민과 니아 리드 사이 어디엔가 정도 능력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야스민 정도의 건강한 선수를 기대했다면 그 자체가 요행이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흉작이라는 평이 나오지도 않았을 거고... 부키리치가 스틸픽되는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지도... 리그 외국인 전체가 하향 평준화되는 추세에서 배구지능이 높고, 한국리그에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한 동기부여가 강한 선수가 왔다면 그 자체로 '중박' 이상을 기대해도 될 것이다.
사실 어느 프로스포츠든 간에, 외국인 선수는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작년 야스민의 헌신도 건강한 모습으로 풀타임 시즌 소화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해서 상위리그로 진출하려는 의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지금 자비치 선수는 누가 봐도 이탈리아 리그를 정점으로 하위리그로 내려온 상황에서 나이는 30살, 환경이 좋기로 소문난 아시아 리그에서 괜찮은 연봉을 받으며 수당까지 알뜰하게 챙기고 싶은 욕심도 건전한 동기부여로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뛰어난 미모와 열정은 보너스
이런저런 자료를 찾다보니, 미모로는 유럽 최고 선수라는 평가까지 있던데... 그 정도 미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팀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일부 기사에서 보도된 것처럼 트라이아웃 과정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진행방식을 설명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는 데, 이런 태도도 아직은 젊은 약팀인 페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주사위은 던져졌고, 페퍼는 이제 이 미모의 크로아티아 선수가 야스민 같은 구세주가 되어주길 기대해봐야 한다. 남은 비시즌동안 이 베테랑 외국인에게 맞는 공격전략을 잘 짜고, 특히 어린 선수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참고 동영상 링크
*참고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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