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 OK 조재성 병역비리

<대표 이미지 출처 : OK금융그룹 읏맨 프로배구단 홈페이지>

 

 다이나믹한 배구판... 간만에 트레이드(그것도 양자간 서로 득이 되는 트레이드)로 뉴스를 장식하더니, 며칠도 되지 않아 이제는 폭탄이 터졌다. 그것도 스포츠 근간을 흔들만한... 현역 프로선수의 병역비리가... 

 OK 금융그룹 읏맨 프로배구단(이하 'OK')의 조재성 선수가 병역비리를 저질렀음이 밝혀졌다. 아래 보도를 보면, 선수 스스로가 자신신고해왔다는데... 이제는 근절되었으리라 생각했던 병역비리가 다시 터진 것도 안타깝고, 브로커를 끼고 큰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었음도 놀랍지만,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조재성' 선수라는 점이다. 

 

충격! 조재성 병역비리 연루…OK금융그룹 "경기-훈련 배제"[공식 발표]

 조재성 선수는 경희대 출신 전도유망한 프로배구선수이다. 괜찮은 신장에 점프력이 있고, 예리한 서브를 가지고 있어서,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임에도 신인 때부터 원포인트 서버로 곧잘 경기에 출장했다. 서브가 한 번 폭발하면 5점 정도는 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위력을 갖고 있어서, OK의 강점 중 하나였다. 

 

 이런 정성적인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아직 27이라는 젊은 나이, 연봉은 2억5천, 옵션 6천6백만원, 총 3억원이 넘는 연봉.. KOVO 남자부 선수 중 137명 중 31등 연봉랭킹에 빛나는 젊은 선수인데... 이제 병역비리로 사실 커리어가 끝났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3억원이 넘는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가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했을까. 그 결과 사회복무요원 4급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저 현역을 기피할 목적이었던 걸까? 야간훈련을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결국 선수로서 훈련과 경기출전을 못하는 건 같은데 말이지..  아마도 면제를 기대했으나 잘 안된 것이겠지만, 이 모든 부도덕함과 위법성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이런 짓을 한게 참 대단하다..

 

남자배구 조재성, 병역비리 관련 수사 자진신고

 더욱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건  '자진신고' 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나왔다는 건데.. 사실 이 건은 자신신고가 아니다. 착각하면 안되는게, 조재성은 수사가 좁혀와서 소환을 통지받자 구단에 자진신고했다. 이미 수사망에 올라서 프로선수로서 망신을 당할 건 확정인데 자진신고라니? 자백이라는 표현이면 모를까? 그럼 진짜 자진신고란 뭘까? 벌써 몇 년전이지만, 농구 김선형 선수가 프로입문 당시 신인선수 교육을 받고, 불법도박을 한 사실을 연맹에 밝힌 것 정도 되어야 자진신고지. 

 

'불법 스포츠도박' 김선형 "머리 숙여 사과"

 교육을 듣고 연맹 관계자에게 구두로 도박한 사실이 있음을 먼저 이야기했다면, 이는 진심으로 '자수'에 해당하겠지. 그래서 선처할 여지가 있겠지만.. 실제로 당시 팬심과 KBL 처벌도 그렇게 흘러갔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상황에서 똑같은 수위로 처벌한다면, 자진신고를 선처한다는 취지도 무색해지기에, 처벌수위는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재성 선수는 자진신고도 아닌 수사결과 밝혀진 병역비리 연루자일 뿐이고, 소환 전에 사실을 인정한 점은 법에 의한 처벌 과정에서는 선처를 호소할 수는 있겠으나, 프로선수로서 감안할 여지는 전혀 없어보인다. 

 OK구단도 이런 점을 냉정하게 판단했는지, 적절하게 엄중징계할 입장임을 밝히며, 홈페이지에서도 선수정보를 삭제했다. 3위를 달리며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OK입장에서는 훌륭한 라이트 백업 겸 서버를 잃었기에 타격이 크지만, 엄중 처벌의 적절한 선례를 남겨서 모범을 보이길 빈다. 

 

 그리고 연맹은 앞으로 신인선수 교육에서 교육 커리큘럼을 하나 추가해야겠네. 평생 운동만 한 선수들에게는 힘들겠지만 그렇기에 더더더더 알려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