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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인은 누구? - 캐롯 점퍼스 매각 협상 돌입

마셜 2023. 2. 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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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이미지 : 캐롯 점퍼스 제공>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든 것이 참 빨리 진행된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스를 인수했던 캐롯 점퍼스가 첫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구단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이미 얘기가 진행이 된 것 같고, 복수 언론매체에서도 기사가 나왔다. 

 

 아무리 프로스포츠가 비즈니스이고, 채산성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KBL 상황이 한국 농구현실이라지만, 이 건 정말 진도가 빠르다.

 그런데 기사를 보면,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매각에 나선 것 자체가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데이원스포츠, 캐롯 농구단 매각 협상 진행‥임금도 또 밀려

남자 프로농구 캐롯의 운영 주체인 데이원스포츠가 지난해 말부터 구단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데이원스포츠 관계자는 "모기업이 어려워져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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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형식적인 것 같지만) 모기업은 법정관리 수순이라고 하고, 그렇다면 더 버텨봤자 모기업 지원은 요원하고, 아직 캐롯은 가입비(잔금 10억원) 포함 내야할 돈이 많다. 

 문제는 인수할 기업이 있겠느냐인데... 묘수처럼 여겨졌던 네이밍스폰서가 이제 매각에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이번달도 또 임금 제때 못 준 데이원스포츠, 캐롯 농구단 판다

데이원스포츠가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를 인수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한 기업과...

m.khan.co.kr

 위 기사를 보면, 이런 멘트가 있는데, 

 "다만 데이원스포츠 측은 구단의 소유권 매각 협상은 인정하면서도 운영 주체는 유지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구단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을 찾는다는 게 더 정확하다. 캐롯과 계약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쉽게 풀어쓰면, 이렇게 들린다. 

 "돈이 없어서 구단을 팔아야 하는 건 맞는데, 이미 네이밍스폰서 계약을 해버려서 그걸 물어줄 수는 없으니, 네이밍은 포기하고 구단을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를 잘 모르지만, 피식 웃음이 나는 발상이다. 

 아마 가치가 폭락한 매물에 내야할 빚은 쌓여있는데, 그나마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네이밍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라니....결국 점퍼스라는 농구단의 매각에 핸디캡이 하나 추가된 셈이다.

 

 농구팀 인수 장점이라면, 야구 축구에서 비해서 운영비가 싸다는 점(2군도 없고... 숙소도 없다)과 긴 리그기간 동안 계속해서 모기업 이름이 스포츠뉴스에 나온다는 점 밖에 없다.

 농구팀 인수 단점은 셀 수 없이 많다. 축구처럼 아시아권을 제패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도 없고, 야구처럼 선수를 팔고 보상금이나 포스팅비를 받을 방법도 없고, 방송노출은 배구한테도 한참 뒤진다. 국가대표 경쟁력은.. 뭐 말하면 입 아프다. 

 

 이런저런 카더라를 들어보니, 카카오가 인수를 했으면 바램이 강하고, 실제로 큰 사고를 쳐서 이미지가 추락한 카카오도 검토한다는 풍문이 도는 모양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카카오는 전형적인 플랫폼 기업... 농구단 운영비 연 50억 정도야 기꺼이 투자할 수 있겠지만, 플랫폼 위에 놓여질 여러 판 중 하나인 농구에.. 한팀을 인수한다는게 그다지 매력적일리 없다. 지금 현재 농구 중계도 적극이지 않다. 그리고, MZ세대에 어필하려면 솔직히 e-스포츠 구단이 훨씬 싸고 효과적이다. 

 

 또한,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한국에서, 그나마 신흥강자들은 플랫폼 기업이고, 전통 강자들은 이미 야.축.농.배에 팀을 거의 가지고 있고... 프로팀이 없는 대기업 중 B2C기업도 눈에 띄는 곳이 없어서 광고효과를 노리고 이 복잡한 판에 뛰어들만한 기업도 없다. B2C분야가 상대적으로 큰 오리온 조차도 이 믿을 수 없는 상대에게 구단을 매각한 걸 보면.. 자명하다. 

 

  그리고 카카오 혹은 누군가가 이 팀을 사고 싶어도, 나라면 굳이 지금 사지 않을 거다. 현실적으로 데드라인은 가입비 잔금 납부기한인 3월말. 거기서 팀이 더 궁지에 몰리면, 가격은 더 내려갈 터, 그냥 사태를 관망하면서 가격을 깍는데만 집중해도 된다. 

 

  결국 파행의 피해는 열심히 뛰고 있는 점퍼스 선수들과 직원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팬들에게 갈 뿐이다. 애초에 요행을 바랬던 모기업이야... 잃을 것도 없었으니, 손해가 있다가 말할 수도 없다. 안타깝게도 올 시즌 성적도 꽤 괜찮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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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바램은, 점퍼스가 해체되는 한이 있어도, 이제는 연맹과 구단 간의 계약이 엄정하게 지켜지는 선례를 만들었으면 한다. 세상일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리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법... 여기서 무리해서 10구단 체제를 지킨다 해도 그게 과연 농구발전의 길인지 의문이다. 

 한국 농구현실이 10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면,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기 전에 인정하고, 9구단 혹은 8구단 체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쪼록 KBL에서 그리고 점퍼스 관계자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 새로운 기업이 점퍼스를 인수하길 빈다. 그래서 이 희대의 흑역사가 짧게 끝나길... KBL팬으로서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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