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독립야구단경기도리그 홈페이지)
김동연 지사가 야구 발전을 위해 큰 결단을 한 모양이다.
내년부터 경기도 본예산에 4억원을 편성하여, 독립야구단경기도리그의 출전 선수에게 경기당 8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김동연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선수에 내년부터 출전수당 지급" (msn.com)
야구계에서는 당연히 환영할만한 뉴스이고, 야구팬들의 반응도 좋다. 어쨌든 가까운 일본과 비교했을 때, 독립야구단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이 선수 개인이 회비를 내면서 야구를 해야한다는 것이기도 했고.. 독립야구단이 리그를 잘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지자체가 경기도이기도 하니...
하지만, 과연 긍정적일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 본다.
물론 힘든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이고, 지자체가 어려운 여건의 스포츠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면에서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소요되는 예산이 연 4억으로 엄청나게 크지도 않다. 그렇다면 굳이 반대하는 이유는?
1. 잊지말자. 어쨌든 독립야구단도 프로구단을 지향해야 한다.
독립야구단의 운영목적은 그저 아카데미가 아니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여, 실적을 내고, 그로 인해 관중을 유인하는 프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농구나 배구와 같은 인기 프로스포츠도 모기업 지원이 시원찮은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독립야구단이 제대로된 기업 지원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작은 스폰서라도 받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런 구단이 더 인기를 누리면서 더 많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좋은 경기를 해서 더 많은 팬을 입장시켜서 더 많은 티켓을 팔아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혹시라도 독립야구단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한 노력을 희석시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2. 경기도가 독립야구를 세금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는 지역인가?
공식적으로 경기도에 프로야구팀은 KT위즈 하나 밖에 없지만, 다른 지자체에 비할 바는 아니다. 수도권에 총 5개 프로야구단이 있고, 고교-대학 야구팀 분포까지 생각하면 수도권 편중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프로야구단에 가장 많은 신인을 보내는 고교야구는 총 90개팀 중 46개팀이 서울-경기-인천에 편중되어 있다..
만약 지자체가 야구를 지원해서 프로야구 전단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면, 경기도 보다는 다른 지역이어야 진정한 활성화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히, 프로야구단이 없는 지자체 말이다.
일본 독립리그도 프로야구단이 없는 시코쿠 지역 중심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팀이 생겨나면서 독립야구단이 가장 융성한 지역이 되었다는 걸 잊지 말자. 경기도민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구를 즐기기 용이한 환경에 있다..
3. 제한된 예산으로 왜 굳이 '야구'를?
야구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이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e-sport나 김연경 열풍이 끝나지 않은 여자배구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프로스포츠는 결승전 관중석 1~2만명도 쉽게 매진시키지 못한다. 그나마 야구는 한국시리즈 매진을 기대해볼만한... 어찌보면 유일하게 프로답게 운영되는 스포츠이다. 실제로 100%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키움히어로즈는 모기업 지원 없이도 스폰서십 등을 통해 팀을 운영한지 꽤 되었다. 즉 자생화 가능성을 입증한 스포츠이다.
지자체가 세금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수익이 나는 사업을 해야하는 것만은 아니고, 꼭 의식주를 챙기기 위한 사업만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므로, 다양한 스포츠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왜 1등 프로스포츠인 야구를 지원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혹시라도... 그저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어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서 지원해보는 건 어떨까.. 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면, 그것이야말로 포퓰리즘의 다른 이름은 아닌가?
어쨌든 결정은 이루어진 것 같고, 경기도의회에서 이 예산을 반대하려면 야구팬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테니, 2023년부터 독립야구단 선수들은 시합당 8만원씩 받게 된다. 선수들 개인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터, 이렇게 된 이상, 기량향상에 큰 도움이 되길 빈다.
그리고, 고교-대학 야구팀은 있지만 프로야구단이 없는 강원도,제주도,전라북도 등에서 독립야구단이 생기면 좋겠다. 그야말로 지역연고를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볼거리를 만들어서, 사랑받는 야구단이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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