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던 하루하루.. 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과수원을 경영하시다 보니 늘 날씨에 예민한 것에 더해서, 비만 오면 이래저래 속 썩이는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답답할 때, 아무런 격의 없이 그저 툭 던지듯이 어떨땐 예의 따위 생략하고 속상한 일을 줄줄 읊을 수 있는 친구가 둘 있습니다. 태풍이라는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결국 상황에 따라, 위치에 따라 종속적인 존재.. 이 번에도 그랬습니다. 기나긴 장마 끝에 따라붙은 태풍 카눈은 제게 꽤 큰 피로감을 안겨주었고.. 전 두서없이 한반도 남단에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거기 날씨 괜찮아?" 바닷가 통영에 사는 친구는 예상과 달리 밝게 톡을 보내왔습니다. 와..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