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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상 33] 하드한 미션 수행, 결과는 실패 - 이대역과 서강대 인근 식당 추천

마셜 2025. 7. 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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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맛없어 보이게 찍힌 란쥬탕슉 짜장면)

 

 오랜만에 친한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둘 다 바쁘다 보니, 요즘은 연락을 자주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목소리를 들으면 늘 반가운 형님이죠. 

 

 이리저리 회사 일과 근황을 묻고 듣다가, 형님께서 부탁이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무슨 어려운 부탁이려나 싶었는데, 듣고 보니 제가 일하는 곳 근처 식당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별 것도 아니네" 라고 가벼운 목소리로 형님께 답했지만, 

 이어서 형님이 말하는 식당 스펙은 미션을 꽤 하드하게 만들었습니다. 

 

 1. 인원은 약 20명, 합석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꺼번에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

 2. 예산은 1인당 15,000~20,000원, 아주 싸구려 식당은 피해야 하지만, 또 비싼 곳은 어려운 예산

 3. 이대역과 서강대 후문 사이 중간 지점에서 걸어서 걸어서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

 4. 일시는 토요일 점심과 저녁 사이... 브레이크 타임도 피해야 할 시간

 5. 무엇보다도 예약을 받아주는 식당

 

 잠깐 궁리하다가 제가 추천한 식당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순위: 란주탕슉
 

네이버 지도

란주탕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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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캐주얼한 느낌의 중국집입니다. 이것저것 다 맛있고, 중국집답게 음식도 빨리 나오죠. 탕수육이 꽤 괜찮지만, 의외로 기본 식사메뉴를 추천하는 사람도 많은 좋은 식당입니다. 평일 점심에는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까요. 

 

2순위: 광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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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광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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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에 꼬막비빔밥을 먹으러 자주 갔던 곳입니다. 요즘은 매사 귀찮아진 탓인지... 통 가지 않았네요. 시그니처 메뉴로는 육회비빔밥을 이야기하긴 하지만, 전 육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 메뉴를 먹어본 기억은 없네요. 저녁에 술잔을 기울이기에도 괜찮은 메뉴에 분위기이지만, 요즘은 소소하게 두셋이 술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이곳에서 한 잔 한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어쨌든 근처 직장인들이 장부를 놓고 밥을 먹을 정도로 나름 식사 맛으로 인정받는 곳입니다. 

 

3순위: 밀리네해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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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네해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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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아직은 젊었을 때, 이곳을 찾았을 때 이미 노포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기억을 더듬다 보니, 여기 괜챃은데, 특히 해물칼국수가 일품이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 아직 문을 닫지 않았네요. 안 간지 몇 년이 넘은 것 같지만, 점심에 푸짐한 칼국수를 먹으러, 그리고 저녁에 찐한 해물탕에 소주 한 잔을 하러 갔던 기억이 좋게 남아 있습니다.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골목에 있지만,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맛이 괜찮은 곳입니다. 세월의 무게일까요. 코로나의 흔적일까요. 칼국수와 해물탕 만으로 만석이 어렵지 않았던 식당은 검색에서 도시락을 추천한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언제 다시 한번 가봐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 다시 찾아가서 앉아도 그때 젊었을 때 소주잔을 기울이던, 그리고 상사 욕을 하며 젓가락을 놀리던 기분을 느낄 수는 없을 거다... 이런 생각이 바로 드네요. 

 

 최종 선택은?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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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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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순위 나름 황금드래프트 후보를 배출했기에, 결과가 궁금했던 저는 월요일에 바로 최종 선택을 캐물었습니다. 결과는 예상 밖의 픽, '다다'였습니다. 이 식당도 오래된 곳입니다. 여러 대통령이 바뀌기 전에 이 거리에서도 다다를 봤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의외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형님은 맛은 별로였다는 냉정한 평가를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왜 거길 가셨어요?라고 되묻자... 가까운 란주탕슉을 먼저 컨택했는데, 예약을 거절했다고 하더군요. ㅎㅎ 결국 가까운 곳에서 예약이 되는 식당을 찾았는데, 어찌 보면 거리와 예약 편의와 맛을 맞바꾼 셈입니다. 물론 다다도 긴 시간 살아남은, 이대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입니다. 

 

 추천한 식당이 픽을 받지 못한 건 아쉽지만, 뭔가 재미없는 시트콤처럼, 하드한 미션은 끝이 났습니다. 픽을 받지 못할 식당만 추천했으니, 결국 미션 실패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혹시 이대역 쪽이나 서강대 후문 쪽에서 가볍게 식사할 식당을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웃으면서 쓸 수 있는 글감 하나를 안겨줬으니, 나름 좋은 미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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