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제게는 무척 힘든 시기였습니다.
모든 월급쟁이 다 자기 일이 고달플 것이고....
세계적으로도 많은 시간을 일하기로 유명한 한국 노동자라면 더욱 그렇겠죠.
아내가 헌신적으로 다 해주는 데도, 아이 하나 키우는 일도 늘 손이 부족하고... 몸도 요즘은 과거가 그리워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네요.
그렇게 늘 시간에 쫓기며 두 세 가지를 걱정하다 보니, 그리고 책상에 앉아서 스트레스를 풀 수단을 찾다 보니, 묘하게 자판기를 자주 찾게 됩니다.
대학교 졸업한 후 자주 이용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 왜 이렇게 자주 찾는지를 생각해봤는데.... 정말 잠깐의 시간도 미리미리 결정을 못하다 보니, 지하철을 놓치고 나서 멍하니 있다가 바로 앞에 있는 자판기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도 가끔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에 시달리다보면 뛰쳐나가다시피 나가서, 자판기 버튼을 누르게 되는데요. 정신 차리고 보면, 작지 않은 탄산음료 캔을 원샷하고 나서 후회하고 있죠..
그래도 힘들었던 시기, 맥주 한 캔 할 여유도 허용되지 않았던 지난 몇 주간, 자판기에서 던져주는 음료수 한 캔이 저한테는 청량감이 있었습니다. 커피의 쓴맛과도 갈증을 해소하는 생수와도 또 다른 편안함이랄까요.
건강에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있기에, 이제는 조금은 멀리해야겠죠. 그래도 사무실과 그 외 일상으로 이어지는 스트레스에 남다른 청량감을 주었던 자판기가 꽤 고마웠기에 한 장 남겨봅니다. 대학생 때 이용했던 자판기를 한 장 사진으로 남겨뒀더라면 훨씬 좋은 글이 되었을 텐데... 이런 아쉬움도 듭니다만, 그때는 동전 몇 개면 친구들한테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씩 돌릴 수도 있었고, 탄산음료는 정말 큰맘 먹고 누르는.. 비싼 것이었기에.. 지금이랑 너무 다른 시절이었다. 이렇게만 남겨봅니다. 아. 당연히 신용카드는 안되었고. ㅋㅋ 1000원 지폐를 안 받는 자판기도 꽤 많았습니다. 정말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해왔네요.
이제 2023년 마지막을 정리해야하는 12월, 자판기에 많이 기대지 않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며,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기원해 봅니다.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들도, 12월에는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 성과와 함께 새해 맞으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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