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일단 반도체학과 흥행 성공 - 그리고 다음은?

마셜 2023. 1. 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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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미지 출처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홈페이지, 데일리뉴스>

 

 반도체 산업이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산업의 미래와 경쟁력 약화를 걱정한다. 그 걱정이 공염불로 그치지는 않아서, 기업주도로 대학 내 학과를 설치하여 맞춤형으로 인재교육을 할 수 있는 계약학과가 신설되고, 기업투자의 세액공제 한도도 올라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신설된 반도체학과 경쟁률이 좋게 나왔다는 점, 이미 운영중인 반도체 계약학과들이 높은 입결을 보이는 것과 더불어, 이제 후발주자까지 안정적으로 좋은 학생을 데려와 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아래 뉴스를 보면, 스카이서성한으로 대표되는 주요 대학에 어렵지 않게 시그니처 학과로 자리잡을 듯 하니, 일단 반도체학과의 미래는 밝다하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대학 또한 움직이는 조직, 많은 관심이 쏠리하는 학과에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도체학과 흥행하면 뭐하나… 정작 반도체 가르칠 교수 태부족

졸업 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취업이 100% 보장된 채용 조건형 반도체 계약학과가 정시모집에서 흥행했다. 그러나 반도체 전공 교수진은 태부족한 교육 현장의 '미스 매치' 현상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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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기자는 높은 경쟁률만으로는 글을 마무리하기가 아쉬웠는지, 교수가 부족하다는 전문가 지적을 인용하면서, "교수 임용에 필요한 논문 숫자를 채울 수 없는 지경이라 반도체 전공 교수가 서울대 내에서도 손에 꼽는다'는 주장을 폈다. 기자의 지적이 합당해보이지만, 아쉬운 점은 그 다음 대책이 뭔지 밝히지 않은 점인데.. 현직 교수가 논문 숫자를 채울 수 없다는 호소만 했을리는 없고, 만약 그랬다해도..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끌어내는 것 또한 기자의 능력.. 다소 아쉬운 기사임이 분명하다. 

 사실 신설전공(학과)이 생기게 되면 관련 분야의 교수 영입이 어려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를 교수로 영입하기가 쉬웠다면, 이미 많은 전문가가 육성되고 있는 분야... 학과 신설의 필요성도 덜 할테니 말이다. 결국 '어떻게' 영입하느냐의 문제인데.. 많은 연봉을 주면 영입가능성이 높을텐데.. 현재 대학 재정상황으로는 그 또한 어려워 보인다.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일부 대학이야 고위층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전세계에서 반도체 전공 박사 배출 수가 줄고 있지는 않을 터, 물론 인력 수요도 같이 늘고 있겠지만, 어떻게 고급인력이 원하는 바를 맞추어 교수로 영입할 지를 고민해봐야지, 필수 논문 실적도 달성하지 못하는 전문가를 교수로 영입하는 것은 오히려 조급한 판단은 아닐까. 

 

 그 다음으로 눈에 띈 동아일보 기사. 지방대 반도체 계약학과는 정말 환영할만한 시도이다. 많은 지방대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그 중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대학도 많을 터, 그들이 반도체에 특화하여 지역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지방대에도 ‘반도체 계약학과’… 경북대-삼성전자 신설 추진

서울 소재 대학과 이공계 특화 대학에만 설치된 ‘반도체 계약학과’가 2025학년도부터 지방의 일반대학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15만 명 양성 계획을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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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학과 기사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실험실습 장비(시설)에 대한 지적도 생생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학부 졸업 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할 터, 어떤 분야이든 간에 현장경험은 전문가 육성에 필수다. 

 

 다만, 이 기사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국 대학에서 운영 중인 반도체 실습 시설에 대한 통합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서울 B대학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고가의 반도체 기기를 마련하는 것은 무리”라며 “어느 대학에 어떤 기기가 있는지, 언제 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면 맞는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스템 도입은 반대한다... 물론 낭비가 있을 것이다. 늘 시간을 아껴 연구에 몰두하는 교수들에게 장비를 알아봐야하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이자 시간낭비이다. 

 하지만 잊지말자. 정부 주도로 무리하게 어떤 분야를 체계화하게 되면, 또다른 낭비와 보여주기식 비효율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분야는 극도의 자율과 혁신이 전제되어야 하는 연구, 그중에서도 '반도체 연구'에 관련된 분야이다. 어설프게 이런 체계화를 시도하며 국가예산을 배정하면, 결국 오랜 기간 예산낭비와 기능 중복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아주 마음에 안들더라도 이미 있는 시스템을 들여다보는게 좋을 때도 많은데.... 이미 많은 대학에 공동기기원이 설립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 '대학 공동기기원'  구글 검색 결과>

 그리고 이미 오랜 시간 정부에서는 이미 연구장비 관리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써왔다. 아래 자료를 한 번 보자. 근 20년전부터 정부 차원의 문제의식이 있었고, 다양한 연구장비 관련 지원사업(혹은 육성책)이 시행되어왔다. 이미 포털도 운영중, 일원화도 언급되는데... 어찌보면 위 검색결과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대학의 공동기기원이 이런 정부의 오랜 투자에 따른 결과라고도 하겠다.

<이미지 출처 : JTP 이슈페이퍼 제9호. 국가연구시설장비 정책 동향 및 공동활용 활성화 방안>

 

 여전히 현장 연구자 입장에서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답답하겠지만..  저런 일차원적인 지적을 바탕으로한 여론 조성은 장기적 정책 수립에 별 도움이 안된다. 좀 더 지적이 구체적이었다면 좋으련만, 정말 우려에서 나온 현장 목소리겠지만, 아쉽다. 

 반도체학과 흥행 성공 다음으로 신경써야할 부분에는 당연히 '우수 교수 영입', '시설 확충'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대학의 투자여력이 있어야 가능한 부문... 일부대학이야 재정상황에 상관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황폐해진 대학 재정현실에서 다음 스텝이 정상적으로 가능할지가 오히려 더 걱정이다. 앞으로도 현장 목소리가 계속 나오길 바라면서... 대학 재정현실에서도 이를 연결시켜서 분석해주는 기사가 나온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훌륭한 기자님 한 분이 꼭 도전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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