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홈페이지
이런저런 사정으로 바쁜 탓에 배구를 통 챙겨보지 못했다.
사실 애초에 외국인 선수가 출격하지 않고, 많은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로 세미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컵대회에 흥미가 조금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비시즌 동안 여러 난리(?)를 겪은 페퍼저축은행이 강해졌는지는 매우 궁금했다.
뒤늦게라도 게임을 본 팬들의 평이라도 들어볼까 싶어, 구단 인스타그램을 접속해고는 깜짝 놀랐다. 3패로 대회를 마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선수들에 대한 비판(혹은 비난)이 가득한 건.. 매우 생경한 풍경이었다.
기나긴 연패에도 늘 선수들을 응원했던 팬들이 아니었나... 무슨 일인가 싶어 3패를 기록한 세 경기 하이라이트를 찾아보았다. 이미 3연패로 대회를 마친 걸 알고 있었기에, 큰 실망은 없었지만... 세 경기 패배를 연달아 지켜보고 난 심정... 문득 슬램덩크의 안 감독님이 생각났다.
설명이 필요 없는... 안 감독님의 명장면..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
애제자의 기량 정체에 당황해하던 표정....
아직은 여전히 시작하는 팀 페퍼의 3패는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고, 더구나 여러 가지 변수가 더 많은 컵대회긴 하지만... 선수들의 모습에서 '성장'을 찾기는 어려웠다.
거액을 들여 박정아, 채선아 두 FA 선수를 영입하고, 훌륭한 커리어의 외국인 감독까지 모셨음에도 말이다.
세 경기를 통해, 몇 가지 느낀 문제점만 적어보고자 한다.
1. 공수의 축을 빼고 다른 팀에 비벼볼 수준이 전혀 아니다. 즉, 박정아/오지영이 정상출전하지 않으면, 작년보다 딱히 나을게 없는 전력이다.
2. 오지영이 결장했을 경우, 리베로 포지션은 심각한 구멍이다. 문슬기 선수는 객관적으로 리시브 기량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브의 난이도가 올라가면, 안정적인 리시브가 문제가 아니라. 아예 리시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을 다른 선수도 느껴서, 리시브 시 포지션을 무리하게 잡다가 겹치거나 엉키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3. 박은서 선수의 공격 잠재력은 풍부하다. 하지만, 수비가 늘지 않으면, 외국인선수와 공존하기 어렵다.. 특히, 박정아/채선아 선수가 영입된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4. 새로이 영입된 채선아 선수는 디그와 리시브 모두 훌륭하다. 2명이 리시브를 전담하는 극단적인 체제도 경험한 선수이이니 일면 당연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수비가 좋지 않은 팀 사정을 생각해 보면, 수비 안정화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s. 공격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
5. 보고싶다 최가은. 물론 최가은 선수가 국가대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학생 때 제대로 센터를 해보지도 않았던, 하혜진/서채원 선수가 고군분투하는 센터진은 참 횅해 보였고... 상대팀으로 만난 최가은 선수는 페퍼 팀 중앙을 편하게 공격했다.
6. 보고싶다. 염어르헝, 엠제이필립스... 이제 둘이 큰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페퍼 센터진은 최약 중의 최약이다...
체력이 부족해보이고, 끈기도 없어 보이지만... 그리고 2군이 없기에 치열한 경쟁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가진 것에 비해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원래 못했던 팀이고.. 큰 발전이 없었을 뿐이다.
시즌이 시작되면, 국대 공수 에이스 박정아, 오지영도 정상 가동될 거고, 염어르헝도 회복되어 정상출천한다면, 상대팀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훌륭한 커리어를 가진 트린지 감독에게 많이 배워서... 다시는 열성팬들이 단체로 분노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일이 없기를 빈다. 그래서 올해는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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