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두 영화 '미션' 그리고 '사일런스' - 역사 속의 예수회 (4)

마셜 2024. 5. 1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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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예수회 한국관구)

 
 
 정확한 규모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에 걸쳐 손꼽히는 수도회인 예수회이기에, 은근히 대중들에게서 많은 관심을 받는다. 교황의 비밀부대다... 등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도 그런 관심의 산물이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보다도 꾸준히 개봉되는 예수회에 대한 영화이다. 
 많은 영화가 있지만, 특히나 많이 주목을 받은 영화 두 편만 먼저 살펴보자. 
 

『미션(The Mission)』, 롤랑 조페 감독, 1986
(출처: 네이버 영화)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는 유명한 엔리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에 빛나는 영화 '미션'이다. 여러 가지 평가가 있지만, 작고하기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꺾이지 않는 의지를 느꼈다고 소회 했던 한 정치인의 추천에서 진심이 느껴졌는데, 그 외에도 영화는 남미에서 활동했던 예수회 선교사들이 얼마나 험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는지, 자신들의 선교가 제국주의 이익과 충돌했을 때 어떻게까지 대응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OST 자체도 엔리오 모리꼬네 최고의 명작이라 평가받지만, 만약 영화 자체를 보지 않고 음악만 접했다면, 꼭 한 번 영화를 보길 권하고 싶다. 흥미진진하고 빠른 흐름의 영화는 아니지만, 마치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원주민의 모습과 그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선교사들은 지금 시각으로 보면, 마치 기록영화처럼 담담하기에 더 귀하고, 눈여겨볼만하다. 
 엔딩으로 치닫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그 어떤 슬픈 로맨스 영화보다도 눈물샘을 자극한다. 물론 개인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힘든 일상에서 지쳤을 때, 단순하게 선교라는 것만 생각하고 앞만 보고 살아갔던 선교사들의 삶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복잡한 생각 없이 정말 맑고 투명한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그러할 수는  없었겠지만, 예수회가 지향한 활동은 이들과 같았다. 
 
 
『사일런스(Silence)』, 마틴 스콜세지 감독, 2016

(출처: 다음 영화)

 
 남미의 선교사들이 어떻게 원주민과 함께 했는지를 '미션'이 잘 보여줬다면, '사일런스'는 일본에 최초 진출했던 예수회원들이 어떤 시련에 직면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배교'라는 민감하고도 예민한 소재를 다룬 것만으로도 도발적인 이 영화는 그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막상 흥행에는 실패했는데.. 그만큼 영화는 많은 것을 관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게 하지, 선명하게 직설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종교적 믿음을 위해 순교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마음 속으로 간직한 종교를 겉으로 부정하고 원주민과 자신의 목숨을 건지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합리적인가... 선교사로서도 쉽지 않은 의문이지만, 이 의문이 관객들 앞에 근원적 질문으로 펼쳐지게 되면, 관객들은 심도 있는 고민에 직면하게 된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앤드류 가필드와 리암 니슨이라는 대단한 캐스팅에 빛나는 작품이지만, 사실 '미션' 만큼 추천하기는 어렵다. 일단 상업적 실패에서 드러나듯이 대중의 평가가 냉정했기에.... 그래도, 다소 생소한 동아시아의 당시 현실을 이만큼 진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틴 스콜세지가 아닌가.. 이제 81세... 여전히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 노장이 예수회와 배교에 대해 다뤘다는 것 만으로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그 외에도 많은 영화가 있지만, 짧게 배경으로 언급되거나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영화도 많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예수회원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그들의 삶과 활동이 조명받고 평가받기를 기대해본다. 이 시리즈의 말미에서는 한 번 짧게 예수회가 등장한 영화들도 정리를 해봐야겠다. 자신들의 엄격한 원칙 하에서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해온 예수회원들을 조명한 영화라면, 사소한 것이라도 정리해 보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문득 떠오른 이 생각에 한 번 의미를 부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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