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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언더독 - KOVO 페퍼 배구단 무적함대 흥국에 완패

마셜 2023. 10.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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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미지 출처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홈페이지)
 

10월 22일 인천에서 치러졌던 페퍼와 흥국의 1라운드 경기, 결국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페퍼의 3:0 완패로 끝났다. 

 오랜만에 풀타임 전부 중계를 보기도 했고... 또한, 경기의 재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승리했던 시즌 2차전보다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정말 오래간만에 중계전체를 본 게임이니 간략하게 좋았던 점과 고쳐야 할 점이나 써보려고 한다. 

 

좋았던 점

1. 야스민이 돌아왔다. 

 3세트 동안 총 28점, 공격성공률 55.8%, 범실은 4개. 2년간 최강팀 현대건설을 이끌었던 최강 OP 야스민이 돌아왔다. 2차전 승리 과정에서도 기록은 좋았지만, 현대건설 시절의 압도적인 공격력은 찾기 어려웠는데, 어제의 야스민은 달랐다. 

 몸이 풀리기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2세트부터 세트 승리가 눈 앞에 보여서 더 분발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 놓고 공격하기 시작한 야스민은 흥국의 높이로도 막기가 어려웠다. 공이 다소 짧아도 길어도, 높아도 낮아도 상관없이 상대 코트를 맹폭했는데, 눈에 띄게 빨라진 스윙으로 중계진에서도 '이래야 야스민이죠'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이제는 강한 서브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이렇게  공격수 한 자리를 든든하게 채워준다면, 팀 분위기 자체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야스민이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두 세트 연속 듀스 접전 끝에 패한 것은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이 더 침착하게 더 분발하기를 기다려보자. 

 

2. 대박인데?? MJ 필립스

 2차전 승리에 이어, 어제도 변함없이 활약한 MJ 필립스, 이제 서채원과 하혜진, 염어르헝을 모두 제치고 부동의 미들블로커 주전이 되었다. 어제도 9 득점에 공격성공률은 50%, 공격성공률이 다소 아쉽지만, 어제 박정아 선수도 9 득점에 그쳤을 정도로 공격이 잘 풀리질 않았던 걸 생각하면, 그나마 미들에서 필립스의 공격이 중간중간 숨통을 틔워줬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 배구에 대해 빨리 배우는 중인 필리스는 어제 두 가지 명장면을 만들었는데, 바로 트린지 감독의 작전타임 지시를 받아 깔끔하게 이동공격을 성공시킨 장면, 그리고 두번째는 본능적인 발디그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한 점을 가져왔던 장면이다. 

 

'이걸 넘기네...?' 분위기를 가져오는 필립스의 발 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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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포스팅에서 지적했듯이... 한국 배구에서는 이동공격이 곧잘 사용되고 있는데, 필립스는 그 패턴이 낯설었는지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트린지 감독이 이 부분을 지적하며, 이례적으로 직접 지시를 내렸고, 이고은 세터의 좋은 토스로 필립스는 깔끔하게 이동 공격을 성공시켰다. 한 점을 낼 수 있는 스킬이 하나 더 있음을 증명했고, 휑한 페퍼 미들블로커진으로도 그나마 상대 블록을 흔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니 정말 반가운 장면이다. 

 

 

 

‘아 박정아’ 페퍼저축은행, 흥국생명 못 넘고 첫 연승 실패

페퍼저축은행이 분명 달라지긴 했지만 ‘주포’ 박정아가 더 살아나야 한다.페퍼저축은행은 2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24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세트 스코어 0-3(1

www.dailian.co.kr

 

아쉬운 점

1. 더 노력해야 한다.. 염어르헝, 범실만 두 개

 트린지 감독의 배려 덕분인지.. 처참한 기록에도 어르헝 선수는 계속 한 세트를 뛰고 있다. 이 번 경기에서는 무득점에 범실만 2개를 기록했는데... 블로킹 리딩에 많이 떨어짐은 물론 속공에서는 타이밍 자체가 안 나왔다.. 결국 엄청난 신장에도 연타공격 밖에 못했고.. 그나마 범실만 기록하면서 다음 세트에 하혜진 선수로 교체되었는데....

 빠른 시일내에 적은 점수라도 속공에서 점수를 보태주지 못하면, 그나마 보장되고 있는 출장시간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엉망진창 리시브 때문에 공격수 부담이 큰 페퍼 현실에서 미들이 공격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다면, 신장이 작고 실링도 별로라도 다른 선수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2. 그렇다면 패배 이유는? 결국 리시브

 흥국이 이긴 이유? 고르게 리시브를 잘 한다. 리베로를 제외하더라도, 김연경, 김수지, 김채연 모두 페퍼 주전들보다 리시브는 나아 보인다. 

 페퍼가 패한 이유? 고르게 리시브를 못 한다. 리베로를 제외하더라도, 박정아, 박은서, 하혜진 모두 흥국 주전들보다 리시브가 별로다. 

 거기에 더해, 어제 경기에서는 관록의 리베로 오지영도 박정아를 커버해주느라 넓은 리시브 범위가 힘들었는지, 듀스에서 연달아 치명적인 리시브 실패를 기록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트린지 감독도 인정하는 것처럼, 어떻게든 리시브 라인을 정비하지 못한다면, 흥국처럼 앞서가는 팀을 잡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형적인 졌잘싸 경기였지만... 두고두고 아쉽다. 흥국을 잡을 수 있는, 아니 적어도 승점을 기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듀스 이후에 분위기 자체가 흔들리면서 와르르 무너지다니... 어쨌든 이제 강팀 상대로 셧아웃을 당하더라도 내용상으로는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전력임을 보여줬으니,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음 경기는 안정적 전력의 GS칼텍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승부처에서 잘 버티면서, 강팀 상대로도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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