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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26] 극강의 마케팅 효과를 원한다면? 3D가 답이지~!!

꿈꾸는 차고 2024. 4. 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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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26] 극강의 마케팅 효과를 원한다면? 3D가 답이지~!!
 
엘에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91번 고속도로. 엘에이 광역 도시권의 한 가운데 있어서 인근으로 이동하기도 쉽고 매우 편리하죠. 하지만 그만큼 유동인구도 많기에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난 교통체증으로도 유명합니다.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 그리고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는 평소보다 2~2.5배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서행이 필수입니다. 배고프면 햄버거 풀셋트를 너끈히 먹으면서 운전해도 될 정도로 거북이 걸음이 되니까요 ㅎㅎ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곳 고속도로변에는 대형 옥외광고판이 참 많습니다. 주제도 변호사, 보험, 영화 등등 다양한데요, 엘에이 지역에서 이런 옥외광고판의 가격은 한달에 2만불에서 5만불 사이라고 해요. 광고들은 자주 바뀌는 편인데 유동인구가 엄청난 만큼 광고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에 비싼 광고료임에도 수요가 많은 것 같네요 .

그런데 얼마전부터 신기한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Westcoast 갱스터 랩의 성지이자 낮에도 함부로 들어가면 약간~ 곤란한 무서운 동네 Compton을 아시나요?  그 지역을 관통하는 91번 고속도로의 한 길목에 서 있는 광고판입니다. 
 
 
 

 
 
 
윗 사진을 보면 뭔가 특이하죠? 광고가 살아움직여 보입니다 ㄷㄷㄷ 저도 처음에 봤을 땐 정말 깜작 놀랐습니다. 마치 사람이 광고판에 기어 올라가 있는 것 처럼 보여서요. 그런데 그게 절대 진짜 사람일 리가 없습니다. 사진상으로는 광고판이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크거든요. 무슨 거인도 아니고 ㅎㅎ 이 고속도로를 오가는 하루 수백만대 차량의 눈길을 단박에 끄는 이 광고판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가까이서 보면 알렌 박사라는 분이 본인의 모습을 동상 형태로 만들어 광고판 앞에 올려놓았습니다. 대충한 게 아니라 고퀄로 참 잘 만들었네요. 그리고 내용도 빨간색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글씨 덕분에 운전하다가도 안쳐다볼 수가 없지요 ㅎㅎ 정말 광고 효과가 대박입니다. 거기다가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버리는 대형 성조기까지!!!
 
 
 

 
 
 
 
그럼 도대체 광고의 주인공 알렌박사는 뭐하는 사람인 것일까요?  궁금해서 그의 웹사이트를 바로 찾아보니... 그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네요. 병원의 이름이 무려 Dusk to Dawn ! 황혼에서 새벽까지랍니다. 이름도 참 심오하지요? ㅎㅎ 재밌는 상상이 들어요. 병원으로 전화할 때, 거기 황혼에서 새벽까지 병원인가요? 하고 묻고 그럼 병원에서는 네~ 황혼에서 새벽까지 병원입니다 말씀하세요~ 이렇게 대답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배꼽잡네요 ㅎㅎ  

남녀노소 성별불문 모든 환자들이여... 24시간 열린 우리 병원으로 다 들어와라는 의미인가요? ㅎㅎ 병원 이름은 특이해도  그는 아시아계 부인 의사와 함께 엘에이 인근 지역에서 무려 5개의 병원 체인을 운영하는 매우 성공한 의사처럼 보입니다. 
 
 

 

알렌 박사 (출처 : dusktodawnurgentcare.com)

 
 
 
 
그런데 이분이 크게 유명세를 탔던 이유가~ 무려 위의 동상을 만들때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는 사실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는 지난 2022년, "인간을 3D프린팅으로 제일 크게 만들기" 부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ㅎㅎ 6미터의 높이에 68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엄청난 크기의 동상을 3D  프린팅 기능으로 약 12주동안 5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완성했다고 하네요.  2017년에 영국인이 세운 종전 기록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넘어서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https://www.guinnessworldrecords.com/news/commercial/2022/2/california-doctor-unveils-record-breaking-3d-printed-sculpture-during-black-histo

Californian doctor creates record-breaking 3D-printed sculpture

This February, Dr. Vinson Eugene Allen, a physician in Southern California, received a Guinness World Records title for the tallest 3D-printed sculpture of a human, unveiled during Black History Month.

www.guinnessworldrecords.com

2022년 기네스북의 기록 인증을 받고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는 알렌박사 (출처 : Saint Vinson Eugene Allen Organization)

 
 
 
 
그리고 이렇게 만든 거대한 동상에 색을 입혀서... 바로 고속도로의 대형 옥외광고판에 올려둔 것입니다. 아래는 기계를 동원해서 광고판으로 끌어올리는 장면인데요... 영상으로 보니 정말 큰 사이즈를 체감할 수 있네요. 이러한 유쾌하고도 재미난 발상을 할 수 있다니... 그는 성공한 의사이면서도 굉장히 비범한 인물처럼 보입니다. 일반인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파격적인광고로 매우 큰 마케팅 효과까지 누리는 사람이니까요. 
 
 
 
https://youtu.be/tZLkDHd4MQQ

 
 
 
 
 
그런데 이 분의 이야기는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알고보니 그는 20여년 전 Saint Vinson Eugene Allen Organization 이라는 자선단체를 시작하고 운영해오면서 그동안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웃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던 분이라고 하네요. 그는 "Dream big and you can be big. Let nothing stop you. (꿈을 크게가지면 당신도 위대해집니다. 아무 것도 당신을 막지 못하게 하세요)" 라는 구호를 내걸고서 불우한 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 중증 장애인,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이 자선단체의 사업내용을 보면 극빈층을 위한 긴급/무료 진료, 명절 때마다 불우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지원, 불우 이웃을 위한 각종 모금행사와 차량 및 기름값을 지원 등인데... 여러모로 참 대단한 분이네요.
 
알렌 박사는 원래 미국 남부 아주 가난한 동네에서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게 태어났고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는 등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의사의 꿈을 이룬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해요. 그리고 기사에 의하면 그의 세 자녀들 중 둘째가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 그는 이런 아픔에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이 아들의 이름으로 특별상을 제정해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수여하는 일도 한다고 하네요. 가족의 아픔마저 주위의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위해 승화한 것인데... 장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요.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사람들은 이 대형광고판 때문에 운전에 지장을 받는다고도 하고, 이런 광고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한 것이냐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이 20여년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내용을 안다면 "무작정 까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이분이 더 유명해지려하는 것도 극강의 광고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도 다 자기가 운영하는 자선단체의 확장과 홍보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광고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부디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되지 않고 "까도까도 미담만 나오는" 그런 분이길... 마음 속으로 바래봅니다.  여러분들도 만약 조만간 엘에이에서 91번 고속도로를 달릴 기회가 있으시다면 그냥 지나치지마시고 그의 광고판을 한번 꼭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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