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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연 감독이 꿈꾸는 AI 페퍼스의 배구는? - AI 페퍼스 장소연 감독 인터뷰

마셜 2024. 4.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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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출처: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인스타그램)

 

 한국 배구 레전드인 장소연 감독이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배구단(이하 '페퍼')의 배구를 프로답게 바꿀 수 있을까? 이제 막 FA시장이 개막한 시기, 아직 다음 시즌의 팀 모습을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엉망진창 꼴찌 팀 페퍼에서 가장 먼저 바라볼 사람은 당연히 감독이기에, 장 감독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관심과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장 감독과의 인터뷰 두 건이 기사화되어 정독해 보았다. 

 

 먼저 배구 전문지 'The SPIKE'와의 인터뷰를 살펴보자. 

 

두 번째 변신 나선 장소연 감독 “염어르헝, 훈련 이외 시간에도 많은 시간 함께할 것”

혁신의 지휘자가 된 장소연 감독이 염어르헝의 육성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계획을 간략히 전했 ...

thespike.co.kr

 

 전화통화로 진행된 인터뷰는 배구 전문지 답게 단순 기사보다는 내용이 디테일했다. 

 몇 가지 눈여겨볼 내용만 정리해보자. 

  1. 리시브를 보강해야 한다. 
  2. 디테일(2단 연결, 어택 커버, 네트플레이 등)을 보강해야 한다. 
  3. 블로킹을 보완해야 한다. FA 등도 고려하고 있지만, 염어르헝 선수와 훈련 외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겠다. 
  4. 컨디션 관리(부상 방지 차원)와 훈련에 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리베로는 여러 가지 확보 방안을 고민 중이다. 

 어찌보면 배구 기본에 해당하는 다 뻔한 이야기지만, 염어르헝, 훈련 열중, 리베로 세 가지 키워드가 눈에 띈다. 

 우선 다른 포지션과 달리 염어르헝 선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 다른 포지션도 모두 엉망인 건 마찬가지인데, 미들블로커에서 염 선수 이름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증거일 터, 특히, 레전드 미들블로커 출신이었던 장소연 감독이 따로 지도하겠다는 뉘앙스를 준 건, 연이은 부상으로 좌절을 맛본 어린 염 선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염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나아졌어도, 보기 드문 최장신 선수에 아직 어린 나이라는 것은 큰 단점.. 잊지 말자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정관장 정호영 선수도 인저리 프론에 불과했다. 올시즌 마지막 또한 부상이 재발하긴 했지만, 어쨌든 올해 정관장 봄배구에 코어였던 건 사실... 건강한 190cm 이상 선수는 팀에서도 배구계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장소연 감독이 직접 관리와 지도에 나선다는 건 페퍼에게도 한국배구계에게도 무엇보다도 염 선수 개인에게도 정말 환영할 일이다. 

 훈련 열중도 정말 당연한 얘기지만, 어처구니없는 팀 내 괴롭힘 사태와 그 과정에서 흘러나온 이런저런 한심한 풍문들을 생각하면, 아직은 팀 분위기를 파악 중일 장 감독이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진 것으로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괴롭힘 사태에 연루되었던 선수들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훈련에 임했다고 말하긴 어려울 거다. 수억의 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 팀에서 다시는 '훈련 열중'이라는 키워드가 인터뷰에서 언급되지 않도록, 정말 팀 체질이 개선되길 바란다. 

 리베로 부문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장 감독의 고뇌가 묻어 나온다. 미들블로커를 언급할 때와는 뉘앙스가 약간 다른데, 시즌 말미 급하게 투입된 채선아로는 내년을 기약하기 어려움과 동시에, 미래를 기약할만한 대형 유망주도 아직 발견 못한 듯하다. FA시장에 나갈 김해빈 선수가 있음에도 FA 영입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언급을 직접적으로 한 걸 보면, 김해빈을 주전으로 고려는 안 하고 있는 듯한데, 여러모로 선수 개인에 대한 판단은 빠른 듯해서, 내년 팀 구상이 오래 걸리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도 해본다. 

 

 두번째로, 9일 있었던 장 감독의 취임 인터뷰를 살펴보자.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제4대 사령탑 “우승? No! 탈꼴찌? Yes!”

“감독의 목표는 당연히 성적을 내는 거죠. 급하게 가려고 하다 넘어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겠습니다.”V-리그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 AI

www.jnilbo.com

 

 인터뷰는 전반적인 포부를 밝히는 쪽에 집중되었다.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1.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성실한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3. 6월까지는 체력훈련을 전체 비중의 60% 정도로 가져간다. 
  4. 리시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사의 내용보다는 이용희 수석코치의 설명을 듣는 굳은 표정의 장 감독 사진이 더 눈에 들어온다. 결국 키워드는 기본기, 성실성, 체력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역시나 프로팀 감독 답지 않게 '성실성'을 강조한 게 가장 눈에 띈다. 

 지난 인터뷰에 이어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 훈련과 시즌 준비에 제대로 임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인데, 장 감독 또한 기량도 기량이지만 그 이전의 것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느낀 모양이다. 

 체력훈련을 전체의 60%로 진행하겠다는 것도 이채롭지만, 그를 위해 산악훈련도 진행하겠다는 게 눈에 띈다. (전남매일 보도) 운동 특성상 무릎과 발목이 늘 문제인 배구 선수들에게 산악훈련을 시키겠다... 농구에서는 전 NBA리거인 하승진이 유튜브를 통해 산악 훈련을 구시대적이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맞춤형 체력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오랜 해설을 거친 장소연 감독이 이런 비판을 모르지 않을 텐데.... 굳이 이런 훈련 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이 필요하다 혹은... 선수단과의 기싸움 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물론 둘 다 일수도... 

 

 간헐적으로 나오는 인터뷰로는 감독의 시즌 플랜을 파악하기 어렵다. 작년 이 시점에도 팬들은 조 트린지 감독의 괜찮은 경력에 엄청난 기대를 했었다.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통역을 거쳐 존댓말로 지적을 하던, 젊은 미국인 조 트린지 감독과 달리 장소연 감독은 존재 그 자체로 여러 모로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준다는 점.. 그리고 산악훈련과 FA영입을 언급할 정도로 현재 선수단 상태를 불만스럽게 보고 있다는 점... 어쨌든 엉망진창 팀의 문제의 심각성 만은 제대로 보고 있는 듯하여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구단은 이런 장 감독에게 적극적 영입과 선수단 정리로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작년 거한 투자에도 엉망인 한 시즌이 돌아왔지만, 아직은 신생팀.. 프로 팀이 성공하려면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인 법. 아직 페퍼가 제대로 투자한 건 한 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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