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소년 - 전쟁 덕후

태평양 전쟁의 이해 - 미드웨이(2019,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마셜 2023. 8. 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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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출처 : 다음 영화

 

1. 복습에 복습, '역전다방'과 영화 3회 관람

 여러모로 역사/전쟁 영화팬에게 '역전다방'은 프로그램 자체가 축복이다. 첫 번째 전쟁으로 태평양전쟁을 아주 밀도 있게 다뤘는데, 덕분에 승전으로 이름만 알고 있었던 '미드웨이 해전'의 승전 과정과 영향 등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의견으로 전투를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래도 역사는 특히 전쟁은 시각화된 영상자료를 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그런 의미에서 '역전다방'에서 부분 부분 인용되었던 영화 '미드웨이(2019)'는 좋은 교보재이자, 할리우드 영화의 특징까지도 잘 볼 수 있는 훌륭한 자료이다. 

 어쩌다 보니, 세 번이나 다른 OTT로 보게되었는데, 마지막으로 본 OTT에서는 아쉽게도 영어자막을 제공하지 않아서, 영어대사로 한 번 복습하고픈 바램은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보면 볼수록 보이는 게 많기는 했으니... 무더운 폭염... 폭탄과 대공포가 난무하는 잔혹한 전투지만, 사상 최대규모의 해상결전을 보고 싶다면, 한 번 OTT로 눈을 돌려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혹시 이미 관람하신 영화팬 중, 미드웨이 해전의 이면을 보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아래 역전다방 유튜브 방송을 한 번 클릭해보시길!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하다. 

 

2. 감독은 '롤랜드 에머리히'

 이제는 노장이 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늘 시원하게 때려부수는 영화로 기대를 충족시켜 준다. 이제는 외계인 침공 영화로는 고전이 된 '인디펜던스 데이' 때부터 이런 연출스타일은 아주 선명했는데, 미국의 빛나는 복수극을 다룬 이 영화에서도 해전에 대한 묘사는 시원시원하고, 일방향적이다. 

 다만, 당시 태평양 패권을 다투던 미일 두 나라가 해군력을 모두 긁어모아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리다보니, 감독 스타일 치고는 찬찬하게 준비과정을 묘사하는 것은 이채로웠다. 아마 감독 성격상 답답하다 느껴졌을 지도... ㅎㅎ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사실 국적이 미국도 아니지만, '팍스 아메리카나'를 제대로 부르짖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작품마다 거의 예외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미국 만세'를 부르짖는데, 사실 이 작품 '미드웨이'는 소재 자체가 미 해군의 절치부심 복수극이었으니.. 오히려 억지스러움은 덜 하다고 하겠다. 항공모함 히류함 갑판의 일장기에 폭탄을 명중시킨 베스트 대위의 활약도 고증을 걸친 것일 테니.. 눈에 띄지만 오히려 고증을 칭찬해야 할 것이다. 

 

 

3. 이제는 사라진, 미처 몰랐던 미해군 에이스 - 급강하폭격기

 아직은 전투기에 안전장치 의 개념이 없었던 시절, 전쟁이 확대되자 왠만한 자동차만큼 저렴하게 전투기 생산은 가속화되었고, 이미 항공모함으로 많은 수의 전투기를 실어 날라서 해상을 장악한다는 작전 개념이 완성되자, 당시 폭격기의 목적은 분명해졌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항공모함을 지키는 호위전투기와 대공포, 그리고 호위 구축함을 뚫고, 항공모함에 직접적인 타격을 줘야하는 것. 이 영화는 이러한 급강하폭격기의 작전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 포스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아래 버전인데, 80도 각도로 적선을 향해 강하하는 조종사의 시각을 잘 보여준다. 

출처 : 다음 영화

  적선을 향해 수직으로 낙하한 후, 폭탄을 떨어트리는 방식의 공격은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일본군이 미군 조종사의 자살공격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위험했고, 캐노피까지 열고 급강하를 해야 하는 조종사 입장에서는 살아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이제는 해전의 개념이 많이 바뀌어서, 항공모함에 이렇게 돌격형 공격이 먹힐리도 없고, 아예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방어체계가 강해졌기에.. 이제는 급강하폭격기를 볼 수 없지만, 어쨌든 엄청난 거대해전의 방향을 바꾼 것은 몇몇 급강하폭격기 조종사의 투지였다는 건 분명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 

 

4.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의 위상

 잘 알려져있지만, 이 영화는 그 당시 일본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일본은 대전 당시 이미 세계 5위권 경제대국이자 군사대국이었다. 전쟁의 목적 자체가 미국과 결전 없이 자원 수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고, 이미 일본은 산업화 단계가 무역/교역에 방해를 받으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는 단계였다. 

 진주만 기습이 성공하면서, 일본이 해군력을 압도하고 있었다. 

 미드웨이 해전 당시, 일본은 전력상 전쟁을 통틀어 가장 미국에 앞서 있었다. 

출처 : 유튜브 역전다방-8, 미드웨이해전1

 항공모함 수에서 앞섰을 뿐더러, 함재기 규모도 밀리지 않았고, 조종사들의 숙련도나 제로센 등 항공기 성능 또한 앞서 있었다. 유일한 약점이었다면, 암호 해독 등 정보전에서 현저히 밀려서.. 역으로 미 해군에게 기습적으로 공격당한 것... 하나 더하자면 (논란이 있지만) 구축함/순양함이 멀리 있어서 호위전력이 충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커보이지 않았던 약점을 비집고 들어가 뇌격기의 희생을 바탕으로 항공모함에 괴멸적 피해를 입힌 미 해군은 이 전투 이후로 양적으로도 서서히 일본을 압도하기 시작하고... 이후 이어지는 지루한 태평양 해전에서 일본은 미 해군을 상대로 다시는 양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5. 2차 세계대전 중 미드웨이 해전 - 태평양 전쟁을 흐름으로 이해해 보자. 

 

[ 진주만 공습(1941.12.07) -> 두리틀 작전(1942.04.18) -> 미드웨이 해전(1942.06.04) ]

 

 영화는 태평양전쟁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전세역전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일자를 정리해보니, 이 숨 가쁜 과정이 불과 7개월 만에 모두 이루어졌다. 특히, 수도 도쿄에 폭탄 몇 발이 떨어졌을 뿐 별 피해를 주지 못했던 '두리틀 작전'을 통해, 심리적으로 일본 해군의 태세 변환을 자극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극적인 흐름 변화를 잘 보여준다. 

 사실 두리틀 작전이 얼마나 무리한 것이었고, 그 당시 미국이 얼마나 절박하게 보복을 원했는지를 보려면 영화 '진주만(2001)'을 추천한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조금은 다른 마이클 베이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두리틀 작전의 절박한 준비과정을 잘 볼 수 있다. 

 

6. 니미츠에 그야말로 빙의한 우디 해럴슨

 어? 우디 해럴슨이다. 라는 생각도 잠시... 그야말로 니미츠 제독에 빙의한 우디 해럴슨의 연기는 놀랍다. 영화가 묘사한 모습도 정확하지만, 당시 태평양 전쟁에서 인내와 조화를 상징하는 니미츠 제독 이미지에도 잘 어울리는 우디 해럴슨은 외모 싱크로율을 감안하여 캐스팅한다는 할리우드 문화를 감안하더라도 참으로 훌륭한 캐스팅이었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출처 : 알라딘, 다음영화

 신기할 정도로 닮았다. ㅎㅎ

 또다른, 놀라운 닮은꼴 하나. 

출처 : 위키백과, 다음 영화

  태평양 전쟁 당시 3함대 사령관이자, 나중에 해군 원수에 오르는 윌리엄 홀시 또한 데니스 퀘이드가 놀라울 정도로 싸움닭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ㅎㅎ 극 중에서 갑자기 '더 많은 일본인을 죽여!'라고 외쳤어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 적절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는 가끔은 고증을 넘어서기도 한다. 

 

 

7. 왜 천재들은 지저분할까? - 암호해독전문가 조셉 로슈포르

 영화에서 외로이 옳은 말을 하는 정보장교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셉 로슈포르, 그를 만나본 후에야 니미츠는 일본군 공격위치가 미드웨이임을 확신한다.

 이 중요한 역할을 한 암호해독전문가가 바로 조셉 로슈포르인데, 재미있는 것은, 이 캐릭터는 고증에 의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암호해독을 하는 천재 캐릭터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외모와 복장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늘 불안해하며, 늘 조급해하지만, 누군가는 그를 믿어준다. 

 실제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본인이 해독한 미드웨이 위치를 상부에 확신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가짜정보까지 흘려보내며, 위치를 특정하기까지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으니, 세상 모든 일 승부는 정보에서 갈리는지도 모르겠다. 

 

 

8. 다음 대작은 누가 맡게 될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 스티븐 스필버그) -> 진주만(2001, 마이클 베이) -> 미드웨이(2019, 롤랜드 에머리히)]

 

 2차 세계대전을 다루는 영화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개별 전투를 리얼하게 재현한 블록버스터는 스필버그 감독이 98년 전쟁 블록버스터의 눈높이를 확 높여버린 이후, 기억에 남는 2차 대전 관련 대작은 위와 같다. 

 마치 영화 진주만 속편과도 같았던 '미드웨이'가 비교적 최근 개봉했는데.. 다음 대작은 무엇일지 많이 기대된다. 바램으로만 보자면, 태평양에서의 미드웨이 이후의 해전을 다뤄도 좋을 것 같고, 유럽에서의 아르덴 대공세를 다시 재해석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이 번 '미드웨이'가 너무나 망했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9. 흥행 : 127,420,861 달러 / 1억 달러

 흥행은 참패했다. 오프닝부터 뜬금없는 중국 투자사 정보가 불안했는데,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개봉했으니.. 중국 흥행은 그냥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을 것이다. 

 또한, 진주만 공습 과정은 영화 진주만보다 자세하지 못하고... 해전 자체는 복잡한 작전 과정과 기만전술, 뇌격기와 급강하폭격기의 구분... 항공모함 회피기동 등을 알아야 참 재미를 알 수 있으니.... 그저 스케일로만 관객을 상영관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조금은 어렵고.. 2시간 10분이 넘기에 조금은 긴 영화이긴 하다. 

 한국 흥행도 20만을 못 넘을 정도로 대실패... 중국투자가 낀 영향이 어디까지였는지는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를 수 있겠다. 

 

 

10. 순위 : 7.1, 5위/10위

 

1위 : '헌트' , 9.0  
2위 : '최종병기, 활', 8.0
3위 : '용의자' / '남한산성', 7.5
5위 : '미드웨이(2019)', 7.1
6위 : '퓨리', 7.0  
7위 : '안시성', 6.5
8위 : '그레이하운드', 6.4
9위 : '연평해전', 5.6
10위 : '강철비2: 정상회담' 5.5
11위 : '간첩', 5.0
12위 :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4.0

 

  흥행에 참패했고, 혹평도 쏟아진 데다... 여전한 팍스아메리카나 선전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시기에 피곤하게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어쨌든 태평양전쟁 분수령이었던 '미드웨이 해전'을 이 정도로 스크린에 옮긴 것은 박수받아 마땅한 일. 블록버스터 '해전' 영화는 늘 가산점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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