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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AC 10. 리막 최종회 - 104년의 전통과 14년 패기의 만남, 부가티와 리막의 윈윈 전략

꿈꾸는 차고 2023. 3. 22.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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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AC 10. 리막 최종회 - 104년의 전통과 14년 패기의 만남, 부가티와 리막의 윈윈 전략 

 

앞편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리막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중에서 폭스바겐과의 협력이 가장 돋보입니다. 폭스바겐 산하 포르쉐는 리막의 지분을 24% 행사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 2021년 자동차 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습니다. 신생기업인 리막과 폭스바겐 산하 프랑스 수퍼카 브랜드인 부가티를 합작하여 회사를 세우게 된 것이죠. "부가티-리막"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우게 되면서 이제는 리막과 단순한 지분 투자 이상의 더욱 밀접한 협력 관계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부가티는 1909년도에 설립되었고 리막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정확하게 100년 차이가 나는 두 기업들끼리의 만남은 그 당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폭스바겐은 산하의 포르쉐를 통해 2018년부터 리막에 첫투자를 단행하면서 리막이 가지고 있는 커타란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럭셔리 스포츠카 포르쉐는 미래의 동향에 맞추어 자동차 모델들의 전동화를 추진하면서 그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할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부가티와 리막의 차량들이 함께 질주하는 모습 (출처 : bugatti.com)

 

 

새로운 브랜드 부가티- 리막의 지분은 리막그룹이 55%, 포르쉐가 45%를 나누어 가지게 된 구조로 리막의 마테에게 총괄 CEO를 맡겼습니다. 포르쉐의 모회사인 폭스바겐은 리막에게 부가티를 넘기고 대신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받고자 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제 리막은 당당한 하나의 파트너로서 폭스바겐 및 포르쉐의 인정을 받은 셈인데... 그러면 도대체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무엇을 믿고 14년차 신생 기업 리막에게 이렇듯 큰 기회를 선사해 준 것일까요?

 

 

 

포르쉐와 리막의 지분 구조 (출처 : newsroom.porsche.com)

 

 

 

먼저 폭스바겐의 상황을 한번 봅시다. 앞서 폭스바겐 관련 글들에서 알려드린 바와 같이 폭스바겐은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 1,2위권의 종합 자동차 그룹입니다. (VOLKSWAGEN 01. 포르쉐도 내꺼! 람보르기니도 내꺼! - 브랜드 부자 폭스바겐) 그리고 폭스바겐 산하의 부가티는 명품 중에 명품 수퍼카를 만들어내는 프랑스산 브랜드로 이름이 높죠. 하지만 그 대단한 명성과는 다르게 최근 폭스바겐 그룹 내부에서 유일한 적자를 기록하는 브랜드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이퍼카의 특성상 내놓는 차량들이 매우 높은 가격대라, 판매량이 경기 변동에 크게 좌우되기 쉽습니다. 또한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많이 들어가고, 제조 과정에 수작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현재의 연간 차량 판매량인 약 80대 정도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약 5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부가티 로고 (출처 : bugatti-broward.com)

 

 

이러한 상황은 20여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부가티는 차량 연구개발을 너무 비싼 차량들에만 집중한 나머지 기업의 경영이 크게 어려워져서 1998년 전격적으로 폭스바겐에 인수되었습니다. 폭스바겐은 당시 고급차 시장에서 벤츠나 BMW와 차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룹의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해에 이탈리아산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함께 인수했었죠. 그러나 이제 시간이 흘러 이러한 몸집 키우기 전략도 재미를 보는데는 한계가 찾아온 것입니다. 비대해진 그룹의 몸집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 등 무언가 그들도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죠. 

 

토요타가 숨고르기를 하던 때를 틈타 2010년대에 잠시 연간 차량 생산량 기준으로 전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던 폭스바겐이지만 곧이어 다시 그 1위의 자리를 토요타에게 내주었습니다. 토요타와 엎치락 뒷치락 세계 1위를 놓고 경쟁하는 폭스바겐은 이제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하는 확고한 미래 비젼을 가지고 다시 한번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2035년을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완전 중단하는 원년으로 삼았습니다.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폭스바겐은 미래에도 현재 이상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혁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VOLKSWAGEN 12. 폭스바겐 최종회 - 전기차로의 폭풍 질주!)  포르쉐와 리막을 협력시켜보니 괜찮은 결과들을 내자, 이를 이용해 그룹 내 골칫거리로 전락하여 경영이 어려워진 부가티를 살려보고자 한 것입니다. 리막의 도움으로 최신 기술로 무장한 전동화라는 날개를 부가티에 달아보자는 묘안을 내게 된 것이죠. 

 

이 새로운 합작회사는 잘만 운영되면 서로에게 큰 윈-윈이 될 것 같습니다. 윈-윈이 뭡니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줄수록 그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부가티가 가진 장점이라면 막강하고도 전통적인 브랜드 유산과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아이코닉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리막의 특장점인 전기 수퍼카 기술을 접목한다면? 어마...무시한 최신의 하이퍼카 괴물이 태어날 수 있겠죠? 리막에게도 이것은 정말 거부할 수 없는 큰 기회가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만약 설립 초기였던 2010년 대 초반에 중동 왕실의 투자 유혹에 넘어가서 기업을 중동지역으로 옮겼다면 어땠을까요? 당시에 리막의 리더 마테는 엄청난 투자자금의 유혹을 뒤로하고 결국 자신의 고향 크로아티아로 돌아왔습니다.  (RIMAC 06. 그래! 결심했어, 인생 극장이 따로 없네 – 리막의 초창기 (2))  그리고 지금까지 고군분투하며 착실히 실전 알짜 기술들을 개발해왔던 것이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서 어렵게~~ 간"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업을 설립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자체 브랜드 파워가 미미했던 리막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부가티와 리막의 막강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마치 폭스바겐이 리막에게 “자! 이제 형아가 큰 판을 깔아줄 테니 어디 한번 더 크게 멋지게 놀아봐!”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과 리막의 협력 (출처 : detroitnews.com)

 

 

일단 시장에서는 그들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부가티-리막의 설립 뒤에 리막은 2022년 6월 소프트뱅크와 골드만 삭스로 부터 5억유로 (약 6천8백억원)을 투자 유치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로서 회사를 설립한지 13년만에 기업가치가 20억유로 즉 한화로 약 2조6천6백억원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리막은 이 자본으로2억유로를 들여 크로아티아에 새로운 첨단 캠퍼스 공사를 완료하여 부가티-리막의 2500명의 R&D인력을 상주시키고 글로벌 전기 수퍼카 시장을 리드해 나갈 예정입니다.

 

 

리막의 미래 사옥 이미지 (출처 : rimac-automobili.com)

 

 

그들은 부가티-리막 본사를 크로아티아 내에 설립하여 전동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기존 부가티의 프랑스 몰샤임 공장에서 향후 부가티 브랜드로 순수 전기 수퍼카를 제작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104년의 전통과 14년의 패기"가 만나 앞으로 보여줄 공동 경영의 성과가 큰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전세계 수퍼카 시장이 이제 내연기관 수퍼카에서 전기 하이퍼카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부가티-리막이 람보르기니, 애스턴 마틴, 페라리, 맥라렌 등의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입지를 다지면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마치 독이 든 성배처럼 오히려 부가티가 리막의 성장을 저해하게 될까요?

 

 

부가티의 프랑스 몰샤임 공장 내부 (출처 : bugatti.com)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10편에 걸쳐서 전기 하이퍼카를 선도하는 신생기업 리막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리막을 소개하는 10편의 글들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자동차의 불모지 크로아티아에서 청년 마테 리막은 불과 10여년만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자동차 최대 기업 폭스바겐의 선택을 받은 "간지나는" 남자가 된 것이죠. 어린 시절 독일에서 거주한 경험 때문에 독일어가 유창한 마테에게 아무래도 폭스바겐 측에서는 더욱 신뢰감을 가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마테 리막이 세계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의 독주를 막아줄 적임자가 될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부가티를 손에 넣고 웃음을 짓는 마테 리막 (출처 : bugatti.com)

 

 

리막이 전격적으로 폭스바겐-포르쉐와 밀월관계를 형성하는 바람에, 그동안 리막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현대자동차가 살짝 어정쩡하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이제 현대자동차는 그 정도 가지고 흔들릴만한 기업은 전혀 아니죠. 아실지 모르겠지만 2022년에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3위로 도약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음 시간부터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브랜드 !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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