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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의 리빌딩 Ep3 - 특히 페퍼에게 필요한 주전 경쟁

마셜 2024. 4. 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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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 배구단 홈페이지)

 

 

페퍼의 리빌딩 Ep1 - 어쩔 수 없는 선택, 새로운 외국인 선수

1. 페퍼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야스민, 터키 리그로 떠나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던 것처럼 기억되는 이 번 시즌 페퍼였지만, 사실 야스민은 외국인 선수 중 단연 으뜸이었다. 엄청난 높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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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의 리빌딩 Ep2 - 칼바람이 필요한 계절, 페퍼의 여름

시즌을 망친 프로스포츠 구단에게 비시즌은 평화로울 수 없다. 적절한 성과 보상과 떠나는 선수에 대한 안배와 같은 행복한 고민은 목표를 달성하거나 팬들에게 인정받을만한 실적을 낼만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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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시즌 내내 계속되었던 세터 전쟁, 출혈경쟁의 승자는 누구인가?

 시즌이 개막할 때만 해도 당연히 주전 세터는 이고은일 줄 알았다. 연봉 3억 원의 FA선수, 게다가 희대의 뻘짓으로 무려 최가은과 김세빈을 내주며 지켜낸 주전 세터. 이 정도 투자를 한 선수라면 당연히 정상적인 팀이라면 붙박이 주전으로 한 시즌을 책임져줘야 한다. 

 정상적인 팀에서는 당연한 주전 활용이, 이 꼴찌 팀에서는 안 되었다. 기나긴 연패 때문인지, 아니면 트린지 감독 눈에 뭔가 이고은의 아쉬움이 보였기 때문인지, 시즌 중반을 지나며 이고은은 박사랑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박사랑도 연패에 지쳐갈 즈음부터 둘은 사이좋게 돌아가며 날마다 지는 페퍼의 토스를 책임졌다. 시즌 후반부로 오면서 스타팅은 박사랑으로 완연히 기울어졌다. 20살, 178cm 젊고 좋은 신장을 가진 세터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29살 연봉 3억 원 FA영입 선수인 이고은 세터가 웜업존에 있는 건, 분명 팀 입장에선 난감한 일이요. 엄청난 비효율이다. 

스타팅 박사랑, 백업 이고은 출전은 그야말로 출혈경쟁이다. 

 한창 써먹어야할 고액 FA선수와 경험치가 필요한, 기본기가 부족한 유망주 간의 경쟁에서 유망주가 스타팅으로 나와서 패배를 예감하고, FA선수가 패배를 확정 짓는 것은 그야말로 출혈경쟁이다. 차라리 반대였다면 모를까 이 의도도 성과도 모호한 경쟁은 어쨌든 박사랑이 어렴풋이... 주전을 차지하면서 끝났다. 

 이렇게 된 이상 내년 주전은 박사랑이어야 한다. 일단 올해 FA에 관심을 가질만한 A등급 세터가 있지도 않다. 그리고 디그 등 전체적인 움직임 자체가 미숙했던 박사랑은 승리를 몇 번 더 경험하여 자신감이 올라간다면, 간헐적으로 보여주던 힘 있는 토스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리고 블로킹은 이고은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또다시 백업으로 전락한 이고은 선수는 속상하겠지만, 이게 바로 프로의 세계이고, 특히 젊은 팀의 숙명이다)

 


2. 한 시즌 내내 계속되었던 리베로 전쟁, 돌려막기의 승자는 누구인가?

 국가대표 오지영이 있었기에, 적어도 리베로만은 다른 팀에게 뒤지지 않는다 생각했었는데, 시즌 중반 터진 선수 괴롭힘 사태는 그야말로 한 방에 페퍼 리베로 진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오지영은 팀에서 방출되었고, (그리고 문슬기도 함께) 그 자리를 메우려 했던 김해빈은 아직은 프로팀 주전과는 실력차가 있음을 불안한 표정과 그만큼이나 불안한 리시브를 통해 잘 보여줬다. 결국 수비형 OH로 활약을 기대했던 채선아를 긴급 투입해서야 주전 혼란은 끝이 났지만, 채선아가 타 팀 리베로에 비해 뛰어난 활약을 보였느냐면 또 그렇지는 않다. 

 

오지영의 이탈로 시작된 페퍼의 리베로 인력난은 현재진행형이다.

 

  내년 시즌 리베로는 채선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채선아도 밀어내지 못했던 FA 김해빈은 아쉽지만 페퍼가 적극적으로 잔류시킬 이유가 없다. FA 시장에 한다혜, 노란이 나와있지만, 꽤 많은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면, 리베로가 가장 우선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자리인지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가장 시급한 미들블로커와 OH 자리 보강을 생각한다면, 물론 리베로 FA 영입도 욕심은 나지만 리베로는 채선아 선수를 믿어보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해보는 게 낫다. 

 


3. 한 시즌 내내 계속되었던 미들블로커 전쟁, 도토리 키재기의 승자는 누구인가?

 MJ필립스가 쏠쏠한 활약을 하며, 그나마 주전 걱정은 한 자리로 막아줬던 미들블로커 포지션. 최장신 유망주 염어르헝이 다시 수술대에 오르면서, 한 자리는 여전히 뭔가 자리가 어색해 보이는 하혜진이 차지하게 되었다. 간혹 서채원 생각이 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하혜진이 낫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다른 팀들의 미들블로커에 비하면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와 다름없었다. 

이주아 혹은 박은진 선수는 반드시 영입해야 한다. 

 

 물론 그나마 하혜진 선수라도 없었으면 그야말로 더한 악몽이 펼쳐졌겠지만, 내년에는 꼭 하혜진, 서채원 선수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모처럼 국대 미들블로커들이 FA나온 올 시즌, 꼭 한 명은 영입하여 미들블로커 진을 리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박사랑, 채선아, 이주아(혹은 박은진) 선수가 팀의 주전 라인업을 이룬다면, 두 외국인 드래프트가 모두 성공이라는 전제 하에 뭔가를 기대해볼만하다. 특히 이 라인업이 형성되면, 부담 없이 미들블로커와 백업으로 어린 선수를 테스트해 볼 수도 있고, 적어도 '계산이 서는' 게임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잊지 말자. 이 모든 것은 외국인 드래프트가 두 번 모두 성공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그래도 이제는 한국배구를 잘 이해하는 레전드 출신 감독도 있고, 명문 GS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코치도 있다. 사무국장도 감독대행 경험이 있으니, 작년처럼 FA 보상선수로 허를 찔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성적이 처참했고, 작년 FA영입도 성공이라 할 수는 없지만, 구단은 그래도 희망적인 면을 보고, 무엇보다도 의지를 가지고 FA영입과 과감한 선수단 정리를 병행해 주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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