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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LG 트윈스도 내야수 수출국 - 김민성에 이어 손호영 롯데로 트레이드

마셜 2024. 3. 3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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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G 트윈스 인스타그램)

 
 몇 년 전 고질적인 내야문제에 시달리던 LG 트윈스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문보경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 작년 신민재가 신데렐라처럼 나타나기전까지 LG 내야는 그야말로 '불안' 그 자체였다. 무주공산이었던 내야 두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준 문보경, 신민재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이제는 내야수를 타 팀으로 트레이드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3월 30일 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롯데와 손호영-우강훈 1:1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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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자체생산은 꿈처럼 느껴졌던 첨단산업 제품을 이제는 수출하는 느낌이다. 팀의 뎁스가 두꺼워줬음을 실감할 수 있는 트레이드기에 뭔가 흐뭇하면서도, 정들었던 손호영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쉽다. 타 팀의 요청에 따라 유휴자원을 트레이드시키는 전형적인 강팀의 트레이드인데, 시즌 초기 급박하게 이루어진 이 트레이드가 LG 트윈스에 어떤 의미인지, 롯데보다 LG가 득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1. 둘 다 유망주라면, 일단 젊은 선수를 받은 팀이 득이다. 
 일단 나이를 비교하면, LG의 완승이다. 우강훈은 21살인데 비해, 손호영은 29살이고, 둘 다 군필이라고는 하지만 8살 차이라면, 그리고 둘 다 복권이라면 8년 더 긁어볼 수 있는 LG의 승리다. 
 
2. 강속구 투수와 공격형 내야수는 둘 다 가치가 있다. 
 150km를 넘게 던지는 우강훈과 준수한 장타력을 가지고 있는 손호영은 둘 다 가치 있는 자원이다. 우강훈은 제구력에 문제가 있고, 손호영은 세밀한 수비가 떨어지기에 둘 다 현재 한계가 분명하지만, 어쨌든 리그에서 귀한 자원임은 분명하다. 리그에서 귀한 자원은 어느 팀이나 탐내기에, 그 중 어떤 자원을 노리느냐는 팀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롯데는 바로 지금 내야수가 필요하고, LG는 구본혁이 안정적 내야 백업 역할을 해주고 있고, 곧 이영빈도 제대하기에 손호영이 아주 필요하지는 않다. 이 필요성의 차이가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가장 큰 원인은 아니었을까. 
 
3. 부상경력을 생각하면, 롯데의 선택은 위험하다. 
 지금 손호영의 몸 상태는 양호하고, 수비가 세밀하지 못하지만, 어깨도 좋고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긴 하다. 롯데의 선택이 다소 위험해 보이는 이유는 손호영이 가진 능력치 때문이 아니라, 부상경력 때문이다. 시즌 중 다친 적이 많았고, 햄스트링 상태도 좋지 않는 29살 선수는 한 두 번 부상이 재발한다면, 바로 에이징커브에 직면하게 된다. 
 우강훈 선수도 수술 경력이 있고, 긴 재활을 거치긴 했으나 프로 입문 후 4년 간은 부상 이력이 없고, LG에서 당장 선발로 쓸 이유도 없기에 갑자기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많이 던질 이유도 없다. 
 두 선수의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그리고 더하여 젊은 나이까지 감안하면, LG의 우강훈 선수 영입이 훨씬 기대해볼만한, 뒤집어 말하면 위험이 적은 선택이다. 트레이드는 요청한 쪽이 아쉬운 쪽이라는 당연한 격언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강속구를 던지는 우강훈 선수의 투구폼은 생각보다는 부드럽지 않아서, 유연성이 평범한 수준이라면 또다시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세밀한 투구수 조절과 유연성 강화는 필수 일듯... 아니면 그냥 정우영 선수처럼 원피치 투수로 키우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노장 김민성 선수를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보내면서 웃으며 결별한데 이어, 이번에는 손호영 선수를 (아마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롯데로 보내며, LG는 그야말로 디펜딩 챔피언 다운 교통정리 행보를 보여줬다. 
 
 마무리 고우석 선수가 팀을 떠나긴 했지만, 아직은 많은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는 LG 중간계투진이다. 당장 우강훈 선수가 설 자리는 없어보이지만, 그렇기에 편한 마음으로 천천히 제구력을 가다듬으며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여차하면 긴 호흡으로 오버핸드로 팔각도를 올리는 시도를 해보기에도 충분한 나이, 차근차근 노력해가길 기대한다. 
 
 손호영 선수도 LG에서 얻었던 우승반지의 짜릿함을 잊지 말고, 기회의 땅 롯데 내야에서 살아남길 기대해본다. 언젠가 LG 마무리 우강훈과 대결하는 롯데 중심타자로 만난다면, 이 트레이드는 길이길이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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