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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황금 밸런스 트레이드 - 여자배구 정관장 FA 보상선수 표승주 지명

마셜 2024. 4. 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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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미지 출처: 정관장, 기업은행 배구단 인스타그램)

 
 이 정도면 '충격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KOVO 여자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이하 '정관장')가 FA로 팀을 떠난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표승주를 지명했다. 
 

 

'표승주 보호 선수 제외' 정관장, FA 이소영 보상 선수 지명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FA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대어를 낚았다. 정관장은 18일 "FA 자격을 취득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표승주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2024 한국배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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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노컷뉴스에서 실은 사진이 지금 표승주의 심경을 가장 잘 반영했다. 울상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착잡하다.. 정도를 잘 표현했는데, 사진 출처가 한국배구연맹인 걸 보면, 노컷뉴스에서 센스 있게 딱 맞는 사진을 찾아냈다고 칭찬해야 하겠다. 
 
 사진 칭찬은 여기까지 하고, 이 놀라운 두 선수의 이적이 양 팀에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자. 
 일단 이소영의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 FA이적은 간단히 말해서, 최고대우를 제시한 팀을 택했기에 놀라울 것이 없다. 연봉총액(연봉 4억 5천만 원, 옵션 2억 5천만 원, 계약기간 3년)이 놀라울 따름이지, 이소영이야 어느 팀에 가도 당연히 출전기회는 보장받을 테고, 이제 베테랑이 딱히 적응을 염려할 것도 아니니... 가장 좋은 대우로 이적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놀라운 건 기업은행이 표승주를 보상선수에서 제외했다는 거다. 물론 황민경과 포지션과 겹치기도 하고, 이제 다음 FA까지 1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억지로 이해 못 할 바도 없지만, 당장 지난 올림픽 4강 시절, 대표팀에서 더 활용도가 높았던 것은 표승주였다. 
 
 두 선수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자. 
 이소영은 1994년생 29살, 표승주는 1992년생 31살이다. 두 살 젊은 이소영의 가치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엄청난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 선수다 아직은 에이징커브 조짐이 없는 당장 시즌에 투입할 수 있는 즉전감인 걸 감안하면, 나이로는 기업은행이 보호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기량은 어떨까?
 두 선수 모두 작년 시즌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재작년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리그 최고 가성비 선수라는 평을 받았던 표승주, 그리고 작년 팀을 7년 만에 봄배구로 이끌었던 이소영 모두, 팀을 스텝업 시킬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준수한 공수능력을 갖춘 양수겸장으로, 괜찮은 외국인 선수를 만난다면 단번에 팀 운영을 안정시킬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능력치 비교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부상경력은?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다. 특히, 이소영은 FA로 정관장에 온 후, 단 한 시즌도 전 라운드를 소화하지 못했고, 든든히 수비와 간헐적 공격을 책임졌던 올해에도 끝내 플레이오프 꿈은 부상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 반면 표승주는 작년 재작년 모두 뭔가 원활하지 않았던 기업은행의 선두에 서서 공수에서 큰 역할을 했다. 국가대표에서도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컵대회와 리그에서 모두 활약하는 등 엄청난 내구성을 보여주었다. 인저리프론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이소영에 비하면, 내구성 면에서는 표승주의 압도적 승리. 
 
 연봉은?
 이소영의 기본연봉은 이제 4억 5천만 원이다. 이에 비해 표승주는 2억 5천만 원, 옵션도 훨씬 적은 걸 감안하지 않더라도, 연봉은 표승주가 훨씬 매력적이다. 결국 정관장은 연봉으로만 보면, 비슷한 롤 선수를 받으면서 샐러리캡도 2억 원 절약한 셈인데, 적어도 연봉에서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표승주가 낫다. 
 
 그렇다면 기업은행이 얻은 건 뭘까?
 다음 FA가 1년밖에 남지 않은 표승주를 내보낸 것에서는 위안삼을 수 있다. 어차피 1년 후면 팀을 떠나거나 샐캡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 상위호환 이소영을 영입한 김에 표승주를 놓아준 것일 수도.... 그리고 이소영과 이주아를 영입했기에 샐러리캡 정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가장 큰 위안거리는 샐러리캡 정리인데.... 이 정도를 위해 표승주를 내보냈다는 건 아무래도 입맛이 쓰다. 
 정관장 입장에서는 이런 괜찮은 보상선수 영입이 없다. 단순히 둘의 기량을 비교해도 딱히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황금밸런스인데, 완벽하게 포지션 공백을 메워주는, 거기다가 연봉도 2억 원 이상 낮은 선수가 오다니... 고희진 감독이 운이 좋은 건지... 어쨌든 다가오는 시즌에 더 큰 그림을 그려도 될만한 괜찮은 영입이 되었다. 참고로 배구에서 엄청난 메리트인 신장에 있어서도 표승주가 182cm로 7cm 더 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는 장사를 한 정관장. 고희진의 함박웃음이 눈에 선한 가운데, 이제 FA시즌은 끝났다. 아직 보상선수 지명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샐러리캡 정리를 위한 잔여트레이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팀은 이제 큰 약점을 보완한 꽤 강력한 우승후보가 되었다. 부상 때문에 봄배구에 앞장서지 못한 쏘캡이 기업은행에서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칠지, 든든한 OH 메가가 있기에 공격 부담이 덜한 정관장에서 표승주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 
 두 선수 모두 다음 시즌 좋은 모습으로 불꽃 튀는 FA라이벌리를 보여주길.. 그리고 무엇보다도 표승주 선수는 몸 관리 잘해서 국가대표에서도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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