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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동갑내기 천재 야구선수들과 LG 트윈스의 인연 - 서건창, 이형종, 정찬헌

마셜 2024. 4. 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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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출처: KBO 홈페이지)

 
서건창
직업
야구선수
소속
KIA 타이거즈
사이트
공식사이트

 

 정말 아깝게 홈런을 놓치고 2루타 판정을 받았지만, 서건창 선수의 어제 LG(4.10 광주)전 타격은 매서웠다. 8회 말 역전찬스에서 LG 마무리 유영찬의 직구를 통타한 타구는 그대로 라인드라이브로 담장을 넘어가는 듯 보였고, 비디오판독 끝에 2루타로 정정되었지만, 기아의 역전을 이끌어기에는 충분한 기폭제가 되었다.

(출처: 유튜브 채널 나호구 @nahogu_hi)

 

 작년 말, 서건창이 LG에 먼저 방출 요구를 하고 팀을 떠날때,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먼저 방출을 요구한 베테랑 선수 심정과 풀어준 LG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다시 적으로 만나 일격을 당하고 나니, 다시 한번 자신의 야구를 보여주기 위해 비시즌 절치부심했을 노력이 짐작도 되고... 에이징 커브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앞으로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커리어를 되돌아보면, 서건창은 LG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 선수다. 당연히 키움의 레전드이며, 200안타에 빛나는 최다안타 기록도 LG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고선수로 최초 입단했던 구단은 LG였고, 어찌보면 LG는 그야말로 원석이 빛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방출했다고, 빛이 바랬을쯤 다시 사들이고, 다시 방출한.... 정말 서건창과 엇갈린 인연이었다. 

 

 서건창이 타 팀 유니폼을 보고 활약하는 걸 보고 나니, 거의 15년 전, 우연히 봤던 고교야구 결승전이 떠올랐다. 눈물왕자 이형종의 역투와 패전으로 회자되는 영상이 떠올랐다. 자취방에서 이 결승전을 라이브로 보는 행운이 뒤따랐던 걸 보면, 나도 그 때 꽤나 야구를 좋아했고, 지금에 비해 볼 콘텐츠도 좀 적었던 것 같다. 

(출처: 유튜브 KBS 스포츠)

 

 짤막한 영상은 결승전 당시 9회말 2사 역전패 패전투수인 이형종의 역투와 눈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지금 이 시합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로운 것이, 당시 이 시합에는 이형종, 정찬헌, 서건창이 출전했었다. 형편없는 성적으로 늘 좋은 드래프트 순위를 받던 LG의 그 시절, 서울고의 에이스 이형종과 광주일고의 정찬헌을 지명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를 높였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기계처럼 친다고 평가를 받았던 서건창도 집안 사정 때문에 조용히 LG에 신고선수로 들어와 있었다. 

 (*물론 LG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허경민, 장민재도 당시 광주제일고였던 걸 보면, 참 대단한 유망주들이 모여있던 시합이었다)

 

 LG의 암흑기를 함께 했던 정찬헌은 내리막을 걷던 친구 서건창과 트레이드되어 키움으로 떠났고, 역투를 하던 이형종은 타자로 전향하여 '광토마'라는 애칭으로 외야에서 한몫을 한 후에 FA로 키움으로 떠났다. 그리고 정찬헌과 같은 팀에서 뛸 수 없음을 아쉬워했던, 서건창은 방출되는 끝에 고향팀 기아에 자리를 잡았다. 결국 이 동갑내기 베테랑 들은 모두 LG를 떠났고,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 이 세 천재 선수들의 기여는 없었다. 

 그나마 우승 후 다음 시즌에 돌아보고 있기에 속은 안 쓰리지만, 20년대 초반 기나긴 암흑기에 얼마나 LG에 수많은 유망주들이 스쳐지나갔고, 얼마나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떠올려보게 된다. 스토리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야구는 재미있는 법, 이 스쳐간 인연이 LG팬들의 야구 보는 재미를 더 올려줄 것이기에,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되는 세 베테랑 선수 모두 에이징커브 따위는 먼 얘기로 느껴지도록, 건강한 모습으로 활약해 주길 빈다. 단, LG와 만날 때는 좀 살살해주길... 어제 서건창의 동점 2루타도.. 대범한 척 하지만, 속이 많이 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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